사람은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근심이나 고민 등의 심리적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전혀 다른 질환의 통증으로 잠 못 들기도 한다. 특히 우울증, 갱년기 장애가 원인이 되지만 외국을 드나들 때의 시차나 야간근무 등으로 수면리듬이 깨져 일시적으로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학전문가들은 이처럼 수 없이 많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불면증에 대해 질병이라기 보다 두통과 같은 하나의 증상으로 본다.
불면증은 우울증, 불안증, 화병과 같은 신경증 관련 신체증상의 하나
수면은 낮 동안 바쁜 생활로 인한 두뇌와 신체의 피로를 해소하고 재정비해 다음날 생활에 대비하는 일종의 재적응 과정이자 무의식적인 휴식이다. 인간의 일생 가운데 1/3을 침대에서 보낼 만큼 잠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척 중요하다. 얼마나 자는 것이 적절한가는 개인마다 다르고, 연령, 시기, 직업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연령에 따른 적정수면시간은 생후 1년까지는 16∼20시간, 청소년기에는 9시간 정도, 성인의 경우 대략 7∼8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불면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 간 불면증 진료원인 분석에 따르면 2007년 20만7000명에서 2011년 38만3000명으로 5년 간 약 17만6000명이 증가 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6.7%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1.7배 이상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그만큼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폐경기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불면증에 더 시달린다는 결과이다.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산본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강형원 교수는 “불면증은 수면의 시작이나 유지가 어려워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수면을 취한 후에도 원기 회복이 안된 상태를 말한다”며 “일반인 중에서도 불면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신경정신과 외래 환자 중 약 70%가 불면증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의 말에 의하면 다수의 연구에서 불면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신체증상, 강박증상, 우울 및 불안증상 등의 신경증적인 원인에 의한 경우가 높고, 화병의 관련 신체증상 중 하나로 화병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면리듬 잡아주는 한방치료
수면은 리듬이다. 밤과 낮의 리듬이 깨지면 불면증이 생긴다. 한방에서는 불면증의 치료에 있어서 수면리듬을 잡아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 치료는 음양오장육부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신체적인 리듬과 일주기 리듬을 일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침과 한약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즉각적인 수면유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오장육부의 안정과 수면 리듬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 불면은 내 마음 속 불만족의 표현이기도 하다. 상담치료는 이런 불만족과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도록 꼭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잠을 자야지하는 강박적인 생각이 더 잠을 못 자게 할 수 있고 혼란스럽고 정돈되지 않는 맘의 불편함이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면인지와 심신안정을 위한 인지치료와 이정변기요법(한방정신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불면증 환자 가운데는 수면제를 안 먹고도 자고 싶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불면증 치료의 근본은 자연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수면제는 단기간 지속되는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지만 임의로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과용하는 것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 교수는 충고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수면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침실환경을 조용하고 편안하게 하고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 담배, 커피, 과식 등은 피하고 취침 전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하거나 카모마일, 라벤다 등의 아로마향을 은은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불면증에 유효한 혈자리 대부분이 목뒤부분에 집중되어 있어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압, 마사지하면 편안하게 잠을 유도할 수 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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