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작가인 신경순(38) 씨는 강의와 행사 등의 일로 노상 바쁘다. 그래서 두 딸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놀 수 없을까?’를 생각하던 경순 씨. 관심을 쏟으면 보이는 법이라고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가족만화캠프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7월과 9월, 아이들과 함께 만화 프로그램 강사이면서 가족캠프 참가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석이조의 시간을 만들었다.
야인시대 캠핑장에서 1박~ 2일!
신경순 씨는 석수현(도당초 5), 석정현(도당초 3), 두 딸과 함께 이번 캠프에 참여했다.
9월 1일부터 2일까지 1박 2일 동안 부천 상동 야인시대 캠핑장에서 열린 가족만화캠프에는 부천은 물론 서울, 수원, 용인, 오산 등에서 찾아온 20가족 8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너나 없는 친구가 됐고, 다음 캠프도 예약할 만큼 ‘최근 했던 경험 중에 제일 재밌는 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즐거워했다.
캠프 일정은 만화작가로 구성된 야구팀 ‘마나스’, 신경순 작가, 그리고 한국만화박물관 담당자에 의해 꾸려졌다.
첫 날, 참가자들은 배정된 텐트에 만화문패를 만들어 달았다. 이어서 미니야구와 스피드건 게임, 카툰패밀리를 만들면서 서로 서로 친해졌다. 어두워진 저녁시간은 레크리에이션과 야영을 즐기는 자유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신 작가의 두 딸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빛났던 프로그램
“풀 뽑았어요.”
엉뚱한 답을 내놓은 수현이는 캠핑장에서 미스 캠프 걸로 불렸던 멋진 소녀이다. 그런데 웬 풀? 비가 왔던 캠핑장에 풀들이 높게 자라있었다. 게임 순서를 기다리며 풀을 뽑고 게임 하다가 다시 풀을 뽑았더니 한 아름. 동생과 잠깐 동안 농부로 변신했다.
“수건돌리기, 스피드 건 게임, 미니야구가 재밌었어요. 공부 안 하고 놀고만 살고 싶어라~!”
정현이는 언니가 야생소녀라고 부르는 귀여운 3학년. 하룻밤 자고 아침에 수건을 돌리는데 옆 텐트 가족들도 재밌어 해서 함께 놀았다.
작가 엄마가 진행한 ‘카툰패밀리 만들기’는 두 소녀에겐 익숙한 일. 그래서 다른 가족을 돕는 보조 강사 역할도 했다.
텐트까지 짐을 나르는 리어카도 타고 놀았다. 마나스 아저씨들과는 야구헬멧과 야구공을 들고 달리는 릴레이 게임도 했다.
신 씨는 “캠프를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아이들 노는 것이 게임 그 자체였으니까요. 일박이일 동안 참가한 가족들에겐 더할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되었다니까요.”
가족과 하나였던 즐거운 시간
“고짱(고우영 만화가의 아들로 마나스 코치 겸 선수)이 우리에게 물을 뿌려서 ‘아저씨~ 왜? 착!’ 게임도 했지요.”
물 세례를 받은 수현이는 복수를 결심했다. 아저씨, 하고 부르면 왜? 하면서 얼굴을 돌릴 때 착! 사이다를 뿌렸다. 그런데 고짱의 대답은... “물이 참~ 달다~.”
“어린 동생들은 야구 배트로 공을 잘 못 쳤어요. 그 때 개구쟁이 마나스 아저씨들이 손으로 공을 들고 와 배트에 댔지요. 그러면 동생들이 탁, 치고 1루, 2루를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이번 캠프에선 안타였지만 다음엔 홈런을 날릴 거라고 말하는 정현이. 게임에 진 가족들이 엉덩이로 이름을 쓰고,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 것을 구경하며 신나게 웃었다.
신 씨는 “만화캠프라고 하면 만화 그리기가 위주였지만, 이번엔 가족 단위로 캠핑을 즐기며 야구도 하고 만화캐릭터를 만든 것이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캠프 끝나면 다음 캠프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죠. 저는 앞으로 만화캠프용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부모님들은 오세요. 일박이일 캠프에서 신나게 놀아보자”고 말했다.
TIP 한국만화박물관 ‘가족만화캠프’
올 7월 야인시대 세트장이 캠핑장으로 변경된 뒤 처음 개최됐다. 자녀들과 주말을 보내고 싶은 가족이 대상이었는데 접수와 동시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8월에 열린 2차 캠프는 김만수 부천시장이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9월 1일과 2일엔 세 번째 캠프가 열렸으며 10월 6일과 7일은 네 번째 캠프가 진행된다.
선착순 20가족이 참여할 수 있고 참가비는 가족 당 4만원(임대텐트 포함)이다.
문의 032-310-3029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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