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장마가 끝난 이후부터 계속되는 열대야 현상은 사람들을 쉽게 지치게 한다. 더위를 피해 거리 곳곳으로 몰려나온 사람들. 독특한 자신만의 더위 탈출법으로 열대야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돗자리를 깔아 놓고 문화공연을 보거나 시원한 물가을 찾아 산이나 계곡으로 나선 사람들을 만나 봤다.
더위엔 물놀이와 자연바람이 최고
지난 26일. 오후10시30분쯤 병목안시민공원에서 만난 정재민(41·안양3동)씨는 가족들과 함께 벽천분수 앞에 돗자리를 깔았다. 간단한 간식과 함께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며 2012 런던올림픽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B조 예선 경기를 관람하던 그는 “집에 있으니 너무 더워서 야외로 나왔는데 시원하고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더위를 잊어버릴 지경”이라고 했다. 이처럼 더위를 피해 인근 공원이나 계곡을 찾아 집을 나선 사람들을 무더운 여름밤에는 쉽게 만날 수 있다. 안양시에는 자연 친화적인 계곡이나 공원의 분수, 수경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이 많다.
안양시(녹지공원과 031-8045-5023)에 수경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곳은 중앙공원, 안양예술공원, 병목안 시민공원, 삼덕공원, 명학공원, 범계역 문화의 거리, 평촌역 광장 등이다. 이 가운데에서 중앙공원은 상징분수, 스크린분수, 우산분수, 바닥분수, 소폭포, 계류 등 다양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만안구에 위치한 병목안 시민공원은 수리산의 자연바람이 불어와 시원할 뿐만 아니라 인공폭포와 벽천분수가 시민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80년도까지 경부선 및 수인선 철도에 부설할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의 흉물스런 절개지를 공원으로 조성한 이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범계역 문화의 거리나 평촌역 광장은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뛰어나 낮과 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분수 가동시간은 평일과 공휴일을 구분해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되고 매 시 45분간 가동, 15분간 정지된다.
군포중심상가는 군포역을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으로 산본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새로 조성되어 문화와 상권이 잘 어우러진 곳이기도 하다. 무더운 저녁 가족들과 함께 산책도 하고 쇼핑을 즐기거나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고, 공연이 있는 날에는 무료로 즐거운 문화체험도 할 수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시민 체육광장에서 불어 내리는 바람이 연중 이곳을 통과하고 있어 아무리 더운 여름철에도 이 지역만큼은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바람통이라는 것이 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맑은 물과 계곡이 아름다운 안양예술공원은 안양유원지의 새로운 명칭으로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울창한 숲이 시원한 자연바람을 내보낸다. 공원 입구 공영주차장부터 서울대 수목원까지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고, 계곡에서 물놀이하기에도 그만이다. 특히 물이 깨끗한 것이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인데 유원지 상류에 소형 댐을 만들어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였다. 인공폭포, 야외무대, 전시관, 광장, 산책로, 조명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고 곳곳에 예술작품이 산재해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군포시 대야미에 위치한 반월호수 또한 저녁이면 무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가운데 하나이다. 산책을 하거나 호수 주변 벤취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호수를 끼고 드라이브를 해도 좋고 산본8단지를 통해 용진사를 지나 속달리로 접어드는 길을 산책하며 반월호수로 향하는 것도 나름 좋다. 특히 울창한 숲 속으로 시원하게 뚫린 임도를 걸으며 소나무향도 맡아보고 그대로 산을 내려와 속달리와 당숲으로 접어드는 길로 가도 좋다.
문화공연 관람하고 더위 날린다
더운 여름밤 집안에 있기에 갑갑하고 무료하다면 기관에서 진행하는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군포시(031-392-4511) ‘한 여름밤 별빛 영화산책’은 8월 한 달 동안 초막골과 철쭉동산에서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영화상영을 한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라푼젤, 삼총사, 맨발의 꿈, 파퍼씨네 펭귄들 등 10회에 걸쳐 영화를 소개한다.
과천시(과천예총 02-3679-3900)는 열대야를 피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바로 ‘2012 열대야 페스티벌 음악과 영화의 만남’. 8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매일 저녁 8시에 과천시민회관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시작된다. 1부 가수공연과 2부 영화상영으로 이루어지는 이 행사는 이용, 이범학, 조정현 등 기성가수의 노래공연과 2012년도 최고의 흥행작인 건축학개론을 시작으로 써니, 엑스맨 퍼스크클래스, 트랜스포머3, 언리미티드, 김종욱 찾기와 내 아내의 모든 것까지 엄선된 영화가 9일간 계속 상영된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TIP-열대야 견디려면 낮잠이 효과적!
열대야는 일일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인 한 여름의 밤 동안에도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열대지방의 밤처럼 잠을 청하기 힘든 여름밤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장마 후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했을 때 나타난다. 기온이 높아지면 낮 동안 지면의 물기가 태양열에 의해 달궈져 수증기로 변하고 밤 시간대에도 그대로 남아 고온 다습한 날씨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 지표면은 낮에 태양열을 받아 더워졌다가 밤이 되면 복사열을 방출하는데 낮에 생긴 대기 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복사열을 흡수, 이를 지상으로 되돌려보냄으로써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열대야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수면부족과 무력감에 시달리게 된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칼 등 지중해 남부지역과 독일에서는 전통적으로 시에스타라고 하여 오후에 낮잠을 자는 것이 관습처럼 되어 있다. 실제로 낮잠을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는 연구보고가 있고, 노동부에서도 폭염대비 사업장 행동요령을 통해 폭염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지면 직원들에게 낮잠시간을 주는 것을 적극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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