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마을르네상스3-영통1동 신명한국아파트
진정한 이웃을 만들어낸 쌈지공원
청명산 지하수를 활용해 놀이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 탄생해
도심 속 아파트의 삶은 높은 층수만큼이나 이웃과 단절의 벽을 쌓아왔다. 소통과 참여를 거부하게 만들었던 그 거대한 벽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고 허물어져 내린 곳이 있다. 쌈지공원의 탄생으로 정다운 ‘이웃’을 돌려받은 ‘신명한국아파트’.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공사 전> <공사 후>
■쌈지공원 - 언제나 즐거움이어라
#아이들은 깔깔, 엄마들은 호호, 뜨거운 여름 낮이 좋아
한여름의 열기가 달아오른 7월의 오후, 아파트 뒤편 청명산에서 흘러내린 지하수를 이용해 조성된 쌈지공원은 들썩거린다. 입은 옷에 물놀이를 하거나, 커다란 물총으로 위용을 뽐내며 총싸움에 여념이 없는 개구쟁이들은 영락없는 개울가의 여름아이들이다.
이명숙 씨의 쌈지공원에 대한 예찬은 끝이 없다. “아이가 물놀이를 좋아해도 자주 갈 수 없었는데 바로 집 앞에서 놀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딸은 모르는 친구나 언니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고, 엄마들은 친목이 도모되니 옛날 개울가 빨래터가 연상된단다.
김태임 씨도 대만족이다. 주 2회 깨끗이 청소해, 다른 곳에 물놀이를 가면 눈병에 걸리곤 하던 아들이 걱정 없이 실컷 놀 수 있다. 그러다 곧장 집으로 달려가 씻으면 되는 이 특권, 즐겁기만 하다. 다만 분수도 함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동구 밖 개울가처럼 발 담그고 추억에 젖다
밤이 오면 쌈지공원은 추억과 재충전을 위한 온 가족의 나들이 장소가 된다. 나란히 앉아 발을 담그고 별을 보는 노부부의 시간은 젊은 날의 그 어딘가에서 멈춰진다. 자매인 듯, 친구인 듯, 두 할머니가 짓는 미소는 어린 시절 동무들과 놀던 때를 떠올리는 것 같다. 힘든 일상의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아빠들에게는 재충전소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아이와 손잡고 시원한 물에 발을 넣으면 피로는 싹 가시고, 힘이 절로 생겨난다.
“물이 흘러가는 공간이 생기니까 주변의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도 새롭게 보인다. 산과 물, 이 모든 것이 갖춰져 휴양림이 부럽지 않다”며 황의신 씨는 흐뭇해했다.
#전시 공간, 공연 공간으로도 변신 완료
쌈지공원의 변신은 무한하다. 지난 4월에는 아이들의 그림 전시회가 있었고, 음악회도 2차례 개최됐다.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진 전시와 공연의 호응은 대단했다. 앞으로 11월까지 문화프로그램과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쭉 이어질 예정. 이정숙 부녀회장은 ‘낙엽이 물든 가을밤에는 부부를 위한 콘서트를 열면 어떨까’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쌈지공원 - 행복한 공동체를 가져다 준 매개체
쌈지공원 자리는 원래 숲이 우거져 있던 평범한 화단. 그 화단이 쌈지공원으로 변모하면서 생긴 변화는 굉장했다. 이웃이 서로 알아가고 어울릴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소통과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아 갔다.
부녀회원들은 남다른 감회를 얘기한다. 신명한국아파트가 영통의 끝에 위치해 나무만 울창했지 주변 환경이 조금 열악했었다는 김은순 회원. “쌈지공원의 존재 유무에 따라 겨울과 봄으로 비유될 수 있다. 쌈지공원으로 인해 주변 아파트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이웃 어린이집에서 원정 올 정도로 활기를 띄는 ‘봄’이 됐다.” 임혜화 회원은 “전에 없이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과 자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통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최근의 변화를 전했다.
이런 아파트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은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함께 해서 신명나는 일들을 많이 기획하고 진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봄에 꽃밭 가꾸기, 봄과 가을 어르신들과 떠나는 여행, 청소년을 위한 체험학습 등도 활발히 진행된다. 사랑나눔 장학사업, 원어민영어수업, 불우이웃돕기 등은 다른 단지에서는 보기 힘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따뜻한 모습이다.
‘신명한국아파트는 아름다운 청명산과 쌈지공원을 흐르는 물이 함께해, 평수는 아담하지만 마음은 여유롭고 넉넉한 마을’임을 이 부녀회장은 강조했다.
■인터뷰- 송재일 회장(신명한국아파트 입주자대표)
Q쌈지공원을 조성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신명한국아파트는 건축당시 시공사의 사전조사가 미흡해 청명산의 지하수 물줄기를 막아버린 채 세워졌다. 입주 이후 지하수 때문에 지하주차장이 침수되고 추가적인 보수작업이 이뤄지는 등 지하수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그래서 하수도로 그냥 버려지는 지하수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다른 아파트의 폭포나 분수는 수도를 사용해 유지비용도 많이 들어 실제 가동시간은 적은 반면, 쌈지공원은 지하수를 이용해 추가 비용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탄생됐다.
Q쌈지공원 조성 후 무엇이 달라졌나
처음 마을르네상스 사업에 참여해 공원을 조성할 때 ‘시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보기 좋게 마을을 만들어 주민들이 즐기면 그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은 공간의 변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놀랍기만 하다. 단지 내 아스팔트 공사를 하는데 주민들이 아무런 불평 없이 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 줬다. 아파트의 발전을 위한 조금의 불편은 감수하자며 서로 다독이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일하는데 수고한다며 격려와 응원도 많이 보내준다. 따뜻하고 정 많은 이웃으로 바뀌어 가는 마을주민들의 모습에 감사함과 보람을 느낀다.
Q신명한국아파트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젊은 세대로 유아기의 자녀가 많은 아파트 주민의 특성을 고려해, 안전하고 쾌적한 휴게공간과 놀이공간을 지속적으로 꾸며갈 계획이다. 쌈지공원 활용해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하나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주민 편의를 위한 여러 활동은 더욱더 살기 좋은 아파트로 만들어 나갈 것임에 틀림없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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