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이면 2012년 한국중학생화학대회가 실시된다. 2010년부터 정식 명칭이 화학올림피아드(중학생부)에서 중학생화학대회로 변경되었고 올해가 명칭 변경 후 세 번째 해이다. 시험 출제 범위는 고등학교 화학 1, 2 수준을 넘는 내용까지도 다뤄지는 상황이라 아직 어린 중학생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시험이다. 명칭이 바뀐 이후로 수상 실적을 반영할 수 있는 곳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도전하고 있으며 심지어 수상실적을 사용할 곳이 없어진 2010년도에 지원자 수가 절반으로 떨어진 후 다시금 해마다 지원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에도 전국에서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응시 지원을 한 상태인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많은 학생들이 힘들여 준비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떤 아이들이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1. 준비 목적
대한 화학회에서 한국중학생화학대회를 실시하는 목적은 다수의 과학 영재들에게 수준 높은 화학을 공부할 동기를 부여하여 화학영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말 그대로 화학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발굴된 인재들을 국제화학올림피아드(IChO)에 출전시키겠다는 것인데, 2003년 이전에는 주로 과학고 학생을 대상으로 추천받은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통해 국가대표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2003년부터는 중학생들에게까지 그 영역을 넓히면서 동기 부여 차원에서 시험 방식의 변화(서술형 → 선다형(객관식)) 및 수상 범위 확대 등이 적용되었다.
영재고나 과학고 입시를 위해 주로 활용되었던 수상 실적이 2010년부터 공식적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없게 되면서 화학올림피아드 중학생부 응시자 수가 6000명에서 2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응시 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당장에 아무런 혜택을 얻을 수 없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2010년 응시 인원이 급감한 이후 올해까지 응시인원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공식 명칭이 바뀌면서 시험 자체도 더 어려워졌고, 수상 실적 반영이라는 ‘당근’이 없어졌음에도 말이다. 현재 중학교 과정에서 접하는 화학 개념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고등학교 과정을 선행하겠다는 목적으로 중학생이 접하기에는 내용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 따라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지치게 되고 실질적으로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공부를 하기 십상이다. 아무런 동기 부여 없이 중학교 내신 관리 및 수학, 영어 공부를 하면서 이러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겨서 공부할 ‘엄친아’같은 학생은 없다.
그런데 여러 해 학생들과 함께 화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며 확인한 것은 입시 반영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노력이 구체적인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큰 동기 유발이 된다는 것이다. 즉, 아이들은 학부모입장에서 하는 것처럼 이 공부가 스펙에 도움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가 아닌, 당장 놀고 싶고 자고 싶은 것 참아가면서 노력한 결과를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확인하는 즐거움이 동력이다. 게다가 노력이 결실을 맺어 수상을 한 학생의 경우는 상당한 자부심과 건전한 경쟁의식 그리고 공부에 대한 자신감 및 뚜렷한 목표를 갖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화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것은 어른들과 아이들의 계산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 결과로 충분한 동기 유발, 선의의 경쟁, 심화된 수준의 학습에 대한 경험, 재능 발견 등을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힘든 과정을 감수할 만한 충분한 목적이 된다.
※ 참고 - 화학 올림피아드 응시 대상 및 시험 명칭
2. 어떻게
그렇다면 이 시험을 통해 목적했던 바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하면 될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험 범위에 대한 충분한 개념 이해와 문제 응용 연습을 해야 한다. 이것이 잘 되지 않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경우이다.
첫째는 꿈만 꾸며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주어진 목표가 당장에는 너무 벅차서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일단은 좀 더 낮은 목표를 설정해서 단계적으로 목표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개념 이해와 문제 연습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방황하는 경우이다. 이때는 필요한 수준보다 준비를 덜 해서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너무 과하게 준비하다가 지쳐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중학생 화학대회의 시험 범위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의 화학 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에 해당하는 것은 대학교 1학년 수준에서 다루는 주제들인데 2010년을 전후로 의 비중이 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이전에는 전체 60문항 중 1~2 문항 정도가 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는데 2010년 이후부터는 10문항 전후로 출제되고 있다. 따라서 일단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먼저 정리한 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일반화학 내용까지도 부분적이나마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다행인 점은 고등학교 화학의 내용이 일반화학에서 다루는 내용의 80% 정도는 다루고 있으므로 여러 단원에 흩어져 있는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부분만 살펴보면 된다.
일차적으로 개념 학습을 마무리한 후엔 실제 중학생화학대회에서 어떤 개념의 문제가 출제되고 어떤 형태로 질문이 주어지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기존의 기출 문제들이 이 경향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화학올림피아드 기출문제는 대한화학회에서 책으로 출간하고 있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문제들을 살펴보고 나면 다루는 개념은 제한되어 있지만 문제로 출제되는 소재는 매우 넓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화학이 물질을 다루는 과목이라 소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 이전에 충분한 문제 연습을 통해서 다양한 소재들을 접해봐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학생에 따라서 개인차는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1000~2000문제 정도를 연습했을 때 서로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던 소재들이 하나의 화학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체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생소한 소재와 형태의 변형 문제도 출제 의도를 올바로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중학생화학대회 준비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문제 연습이 어느 수준까지 된 학생들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화학 수준의 개념까지만 정리가 된 학생이라도 기말고사 이후 방학이라는 기간을 적극 활용하면 충분히 필요한 수준까지 실력을 끌어올려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내년에 있을 화학대회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이번 여름부터 개념 정리를 시작해서 내년 봄부터 문제 연습을 시작한다면 여유는 충분하다.
시리우스학원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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