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교육현장-부산해운대고등학교 과학탐구 동아리
“창의적 체험에서 진로까지, 동아리가 일등공신”
토요일 3·4교시, 교실마다 학생들이 선생님이 된 양 분주한 모습이다. 열띤 토론을 하는가 하면 흥미로운 실험, 각자의 특기를 살린 문화활동 등 그 열기가 뜨겁다.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된 지 한참이 됐건만 토요일이면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학교가 있다. 바로 해운대고등학교가 오늘의 주인공. 첫째 셋째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 융합교육 등 변하는 교육정책에 따라 공교육 현장도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창의적 체험은 물론 입시에서 진로까지 찾아가는 실속파 학교들이 눈에 띈다.
해운대고 신정철 교장은 “학생들이 공부뿐만 아니라 비교과체험, 인성강의, 캠프,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창의성을 키워 융합인재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부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해운대고등학교 동아리 활동 현장을 찾아가봤다.
‘화학피크닉’&‘그린케미’
봉사·진로·체험·탐구를 한번에~
과학탐구반 중 ‘화학피크닉’&‘그린케미’는 봉사·진로·체험·탐구를 기본 틀로 하는 동아리다.
“지역 환경을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나가는 봉사활동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익히고 배우는 체험활동, 진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접목시킨 진로체험활동, 자유로운 주제에 대한 프로젝트식 연구활동 등으로 과학과 환경을 함께 즐기며 익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동아리죠”
해운대고 류수진 담당교사의 설명을 들으니 환경까지 생각하는 학생들의 봉사정신이 기특하기만 했다.
이 날 ‘화학피크닉’&‘그린케미’ 회원들은 생태체험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장산으로 향했다. 1학기 동안 삼락생태습지원, 대연수목원, 춘천 등에서 탐사활동과 봉사활동을 했으며 시민환경보존단체인 ‘생명그물’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린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진로체험활동은 부산시내 각 유관기관과 교육청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토대로 해운대고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직업과 진로에 대한 마인드를 키우고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또한 탐구실험활동은 과학실 내에서 교과와 연과된 각종 실험들을 직접 해봄으로써 과학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2학년 최보민 군은 “무엇보다 실험실을 활용할 수 있어 책으로 하는 공부보다 더욱 피부로 와닿아서 좋아요. 또한 과학정신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분야에 기여할 수 있고, 프로젝트 수업은 개인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어 동아리 활동 자체가 1석 4조의 효과를 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의학학술 토론 ‘명의’
의학관련 진로 위해 정보 공유
‘밝은 의사’라는 의미의 의학학술 토론동아리인 ‘명의’는 의대진학을 목표로 한 1학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비공식동아리로 출발해 지금은 공식동아리로 인정을 받았다.
동아리를 만든 강민성, 김한솔 군은 “진로를 의학 분야로 생각하고 있던 터에 서로 의학정보도 공유하고 의학관련 이슈로 토론을 해보는 것도 도움될 것 같아 뜻이 같은 친구들을 모으게 됐어요”라고 취지를 말한다.
선발기준은 각자 자신의 확실한 목표와 열정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인 인원이 9명. 명의 회원들은 매주 토론 주제를 정해 찬성·반대의 열띤 토론을 벌인다. 물론 사회자도 있다.
이 날의 토론은 ‘일반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허용’을 주제로 의사와 약사 그리고 시민의 입장에서 각자 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보안점 등도 나온 열띤 토론 끝에 사회자가 결론을 내리니 토론이 마무리 되었다.
‘대체의학 어디까지 사용돼야 하나?’, ‘줄기세포 연구의 올바른 방향은?’ 등 그동안 이뤄진 토론 주제를 보니 명의가 되기 위한 회원들의 뜨거운 열정이 전해오는 듯 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가장 열띤 토론 주제를 묻는 질문에 회원들이 만장일치로 답한 것은 ‘포경수술, 꼭 해야하나?’라는 주제였다.
또한 ‘명의’ 회원들은 활동내용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PPT로 발표하면서 진로에 대한 마인드를 정립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며, 나아가 의학토론대회에 나갈 준비도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생과학동아리연합 ‘CAFE''
자율적인 탐구와 멘토링 시스템
현미경으로 클로렐라를 관찰하는 팀, 쥐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팀. 학생과학동아리연합 ‘CAFE'' 동아리 회원들의 수업풍경이다.
각 학교에서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CAFE 동아리의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활동은 바로 자유주제 연구활동.
설혜주 담당교사는 “학생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정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연구를 해요. CAFE의 중요 의의 중 하나가 ‘자율적인 탐구’인 만큼 자기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해요”라고 말한다.
한편 ‘CAFE'' 동아리 회원들은 선·후배 간의 교류 확대를 위해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한다. 동아리 내의 선배와 후배 사이에 1:1로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해 서로 도움을 주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한 온라인으로도 질문게시판, 멘토링 게시판을 활용해 인터넷으로 얻을 수 없는 자료와 지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1학년 오영진 군은 “학생들이 서로 주제를 정해 탐구하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좋고 팀을 이뤄 실험함으로써 서로 자문을 구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선배들과의 교류가 많아 여러모로 도움 돼요”라고 CAFE 동아리의 장점을 말한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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