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잃어버린 식탐을 되찾기 위해 모처럼 음식이 ‘주’가 되는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강원도 속초. 강남에서 출발해 정확히 2시간 40분 만에 도착, 소문난 그 곳으로 먼저 달려가 봤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테마1. 별미를 맛보다
성개해삼모듬물회
속초 최고의 물 회집으로 손꼽히는 ‘봉포머구리집’은 성개알과 해삼, 멍게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통째로 들어간 성개해삼모듬물회로 유명하다. 얼음 동동 띄워진 매콤하고 새콤한 육수에 사장님이 직접 물질해서 따오는 싱싱한 해산물이 들어가 뼈 속까지 시원한 바다의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특히 곁들여 나오는 소면을 물 회에 넣어 먹으면 별미로 즐길 수 있다.
밑반찬도 정갈하다. 새콤하게 무친 겨자 콩나물무침이나 옥수수 팥 무침 등 평범한 재료를 비범한 요리로 만들어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매운 물 회 육수에 얼얼해진 입안을 다독일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짜지 않고 담백하게 간을 한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이곳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 대기자가 30~40명이면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하니, 속초 시내를 관광하기 전 일단 번호표부터 뽑아두는 것이 유리하다. 리포터의 경우 대기자 84명을 기다린 끝에 2시간 여 만에 물 회를 맛볼 수 있었다.
- 상호명 : 봉포머구리집
- 주소 : 속초시 영랑동 148-58번지(영랑호수공원 인근)
아바이순대
아바이마을 내에서도 함경남도 신포집 원조 2대 맛집으로 유명한 ‘유진이네 순대국’은 2대가 아바이순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아바이순대는 돼지의 대창 속에 찹쌀밥, 선지 등을 넣고 쪄낸 함경도식 순대로 속이 꽉 찬 순대 한 점에 구수한 강원도 옥수수 막걸리를 곁들이면 꿀떡처럼 잘도 넘어간다. 다른 집과는 달리 잘 삭힌 가자미식혜가 아바이순대와 곁들여져 나오는 것이 특징. 오징어순대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오징어 속에 갖가지 소를 넣고 계란을 입혀 튀겨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순대 특유의 강한 향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순대국은 서울사람들에게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팔팔 끓인 게 아니라 미지근하게 살짝 데워 나오는데다, 일반적인 순대국이 진한 사골육수 국물을 이용하는데 반해 이곳의 국물은 싱겁고 희멀건 편이다. 하지만 기호에 따라 새우젓과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속초의 별미 아바이순대국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상호명: 유진이네 순대국
- 주소: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길 21-1
Tip. 인근 볼거리
‘가을동화’ 촬영지와 영랑호
TV 프로그램 ‘1박 2일’로 유명세를 탄 ‘갯배’를 타고 2~3분 들어가면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바닷가에 터를 잡고 살면서 형성된 아바이마을이 있다. 쇠고리에 밧줄을 걸어 끌어당기면 배가 움직이며 승선한 손님이 직접 갯배를 끌어볼 수 있다. 1인 뱃삯은 왕복 4백 원이다. 갯배에서 내려 아바이순대 골목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귀여운 장승이 놓인 아기자기한 해변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다.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걸으면 앙증맞게 찍히는 발자국 때문에 더욱 운치가 느껴지는 곳이다.
‘영랑호’도 꼭 들러봐야 할 속초의 명소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구슬을 감춰둔 곳’이라 불릴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곳이다. 영랑호수공원 산책로 따라 걷다보면 유유자적 떠다니는 청둥오리와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백로 떼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테마2. 전통을 맛보다
항아리 감자옹심이
30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 받아 온 ‘감나무집 감자옹심이’. 부슬부슬 비오는 날 더 생각나는 감자옹심이는 생감자를 직접 갈아 만든 강원도 전통 음식이다. 서울사람들에겐 수제비를 떠올리게 하지만 갈아 놓은 감자를 동그랗게 새알심처럼 빚어내 감자떡처럼 쫄깃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진한 멸치육수에 감자 새알심과 칼국수를 넣고 버섯, 양파 등 갖가지 야채를 넣어 푹 끓여낸 감자옹심이는 작은 항아리에 담겨 손님상에 올라온다. 김 가루, 참깨가루 솔솔 뿌려 나오니 냄새부터 고소하다.
밑반찬은 딱 두 가지. 투박하게 썬 깍두기와 열무김치뿐이지만 감자옹심이에 이만한 음식궁합이 또 있으랴. 항아리 1개가 2인분이라 ‘양이 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막상 항아리 속을 ‘파면 팔수록’ 감자옹심이가 끝도 없이 나온다. 웬만한 성인 두 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일류 식당처럼 극진한 서비스는 없어도 먹고 나면 고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맛 집이다. 1인 기준 감자옹심이는 7천 원, 버섯감자옹심이 1만 원.
- 상호명 : 감나무집 감자옹심이
- 주소 : 강원 속초시 중앙동 472-23(속초관광수산시장 내)
닭강정, 꿀빵, 호떡
속초관광수산시장 내 닭강정과 찹쌀씨앗호떡, 꿀빵은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만석닭강정’은 생강과 마늘 향 위에 땅콩가루가 뿌려진 고소하고 매콤한 양념이 일품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 실제로 리포터가 직접 세 곳의 닭강정을 시식하며 만석닭강정과 비교해본 결과, 다른 집 닭강정들은 지나치게 달거나 살이 눅눅하고 양념이 싱거웠음을 직접 ‘입’으로 확인했다. 식어야 더 맛있다는 만석닭강정은 1박스에 1만 6천 원이다.
‘속초오복꿀빵’은 33년 전통을 자랑한다. 팥앙금을 넣고 튀겨냈지만 겉은 부드럽고 쫀득하며 속은 달콤한, 그야말로 꿀맛이다. 쫄깃쫄깃한 오복꿀빵은 6개 6천 원, 10개에 1만 원이다.
‘남포동 찹쌀씨앗호떡’은 속에 해바라기씨 등 씨앗과 견과류가 들어 있으며, 기름이 아닌 마가린에 튀겨내 더욱 고소하다.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맛볼 수 있지만 기다린 만큼 후회는 없다. 달콤한 중독성을 지닌 찹쌀씨앗호떡은 1개에 9백 원이다.
Tip. 인근 볼거리
속초관광수산시장(구 속초중앙시장)
이곳에 가면 건어물, 농수산물 외 각종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황태, 오징어, 쥐포, 가오리 등 싱싱한 건어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찹쌀가루와 찰수수가루로 만든 수수부꾸미 등 길거리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해 현대식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그 속에는 흥정의 재미가 여전히 공존하는 옛 시골장터의 모습 그대로다.
참고로 속초관광수산시장 앞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30분에 300원의 주차료가 부가된다. 인근 로데오 1,2주차장의 경우 상시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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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테마1. 별미를 맛보다
성개해삼모듬물회
속초 최고의 물 회집으로 손꼽히는 ‘봉포머구리집’은 성개알과 해삼, 멍게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통째로 들어간 성개해삼모듬물회로 유명하다. 얼음 동동 띄워진 매콤하고 새콤한 육수에 사장님이 직접 물질해서 따오는 싱싱한 해산물이 들어가 뼈 속까지 시원한 바다의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특히 곁들여 나오는 소면을 물 회에 넣어 먹으면 별미로 즐길 수 있다.
밑반찬도 정갈하다. 새콤하게 무친 겨자 콩나물무침이나 옥수수 팥 무침 등 평범한 재료를 비범한 요리로 만들어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매운 물 회 육수에 얼얼해진 입안을 다독일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짜지 않고 담백하게 간을 한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이곳은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 대기자가 30~40명이면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하니, 속초 시내를 관광하기 전 일단 번호표부터 뽑아두는 것이 유리하다. 리포터의 경우 대기자 84명을 기다린 끝에 2시간 여 만에 물 회를 맛볼 수 있었다.
- 상호명 : 봉포머구리집
- 주소 : 속초시 영랑동 148-58번지(영랑호수공원 인근)
아바이순대
아바이마을 내에서도 함경남도 신포집 원조 2대 맛집으로 유명한 ‘유진이네 순대국’은 2대가 아바이순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아바이순대는 돼지의 대창 속에 찹쌀밥, 선지 등을 넣고 쪄낸 함경도식 순대로 속이 꽉 찬 순대 한 점에 구수한 강원도 옥수수 막걸리를 곁들이면 꿀떡처럼 잘도 넘어간다. 다른 집과는 달리 잘 삭힌 가자미식혜가 아바이순대와 곁들여져 나오는 것이 특징. 오징어순대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오징어 속에 갖가지 소를 넣고 계란을 입혀 튀겨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순대 특유의 강한 향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순대국은 서울사람들에게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팔팔 끓인 게 아니라 미지근하게 살짝 데워 나오는데다, 일반적인 순대국이 진한 사골육수 국물을 이용하는데 반해 이곳의 국물은 싱겁고 희멀건 편이다. 하지만 기호에 따라 새우젓과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속초의 별미 아바이순대국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상호명: 유진이네 순대국
- 주소: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길 21-1
Tip. 인근 볼거리
‘가을동화’ 촬영지와 영랑호
TV 프로그램 ‘1박 2일’로 유명세를 탄 ‘갯배’를 타고 2~3분 들어가면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바닷가에 터를 잡고 살면서 형성된 아바이마을이 있다. 쇠고리에 밧줄을 걸어 끌어당기면 배가 움직이며 승선한 손님이 직접 갯배를 끌어볼 수 있다. 1인 뱃삯은 왕복 4백 원이다. 갯배에서 내려 아바이순대 골목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귀여운 장승이 놓인 아기자기한 해변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다.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걸으면 앙증맞게 찍히는 발자국 때문에 더욱 운치가 느껴지는 곳이다.
‘영랑호’도 꼭 들러봐야 할 속초의 명소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구슬을 감춰둔 곳’이라 불릴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곳이다. 영랑호수공원 산책로 따라 걷다보면 유유자적 떠다니는 청둥오리와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백로 떼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테마2. 전통을 맛보다
항아리 감자옹심이
30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 받아 온 ‘감나무집 감자옹심이’. 부슬부슬 비오는 날 더 생각나는 감자옹심이는 생감자를 직접 갈아 만든 강원도 전통 음식이다. 서울사람들에겐 수제비를 떠올리게 하지만 갈아 놓은 감자를 동그랗게 새알심처럼 빚어내 감자떡처럼 쫄깃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진한 멸치육수에 감자 새알심과 칼국수를 넣고 버섯, 양파 등 갖가지 야채를 넣어 푹 끓여낸 감자옹심이는 작은 항아리에 담겨 손님상에 올라온다. 김 가루, 참깨가루 솔솔 뿌려 나오니 냄새부터 고소하다.
밑반찬은 딱 두 가지. 투박하게 썬 깍두기와 열무김치뿐이지만 감자옹심이에 이만한 음식궁합이 또 있으랴. 항아리 1개가 2인분이라 ‘양이 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막상 항아리 속을 ‘파면 팔수록’ 감자옹심이가 끝도 없이 나온다. 웬만한 성인 두 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일류 식당처럼 극진한 서비스는 없어도 먹고 나면 고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맛 집이다. 1인 기준 감자옹심이는 7천 원, 버섯감자옹심이 1만 원.
- 상호명 : 감나무집 감자옹심이
- 주소 : 강원 속초시 중앙동 472-23(속초관광수산시장 내)
닭강정, 꿀빵, 호떡
속초관광수산시장 내 닭강정과 찹쌀씨앗호떡, 꿀빵은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만석닭강정’은 생강과 마늘 향 위에 땅콩가루가 뿌려진 고소하고 매콤한 양념이 일품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 실제로 리포터가 직접 세 곳의 닭강정을 시식하며 만석닭강정과 비교해본 결과, 다른 집 닭강정들은 지나치게 달거나 살이 눅눅하고 양념이 싱거웠음을 직접 ‘입’으로 확인했다. 식어야 더 맛있다는 만석닭강정은 1박스에 1만 6천 원이다.
‘속초오복꿀빵’은 33년 전통을 자랑한다. 팥앙금을 넣고 튀겨냈지만 겉은 부드럽고 쫀득하며 속은 달콤한, 그야말로 꿀맛이다. 쫄깃쫄깃한 오복꿀빵은 6개 6천 원, 10개에 1만 원이다.
‘남포동 찹쌀씨앗호떡’은 속에 해바라기씨 등 씨앗과 견과류가 들어 있으며, 기름이 아닌 마가린에 튀겨내 더욱 고소하다.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맛볼 수 있지만 기다린 만큼 후회는 없다. 달콤한 중독성을 지닌 찹쌀씨앗호떡은 1개에 9백 원이다.
Tip. 인근 볼거리
속초관광수산시장(구 속초중앙시장)
이곳에 가면 건어물, 농수산물 외 각종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황태, 오징어, 쥐포, 가오리 등 싱싱한 건어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찹쌀가루와 찰수수가루로 만든 수수부꾸미 등 길거리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해 현대식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그 속에는 흥정의 재미가 여전히 공존하는 옛 시골장터의 모습 그대로다.
참고로 속초관광수산시장 앞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30분에 300원의 주차료가 부가된다. 인근 로데오 1,2주차장의 경우 상시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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