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진 실력보다 성적이 낮게 나오는 경험을 하는 학생들은 약 20% 정도 된다. 이 경우의 학생들이 보이는 공통적 특징들은 알고 있는 문제인데도 시험 때 실수를 자주하고, 매사에 흥미가 없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약간이라도 어려운 상황이 주어지거나 복잡하게 느껴지는 과제물은 피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공부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의욕과 목표가 없고 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 공부하라고 하면 짜증을 내기 일쑤이다.
이러한 현상은 두뇌에서 정서를 담당하는 변연계의 문제이다. 두뇌의 변연계는 정보를 분석하고, 계획하고, 추론하고, 실행하는 전두엽과는 달리 감정을 담당하기 때문에 공부와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일 수 있으나 ‘학습활동의 기반’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 두뇌로 들어오는 외부의 정보들(시지각, 청지각, 감각지각)은 두뇌의 CEO인 전두엽으로 보내지기 전에 변연계에서 1차적으로 정서적인 색깔을 입히게 된다. 이 활동은 전두엽이 정보를 통합하고 처리하는데 영향을 끼치게 되며 결과적으로 외부로 표출되는 인간의 행동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 정서적 색채가 부정적이고 짙다면 인간의 행동과 생각도 부정적이며 우울하게 나타난다. 정서를 담당하는 변연계의 기능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긍정적이 될 수도 부정적이 될 수도 있는 이유다.
정서불안 요소
변연계의 기능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무척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환경적 요인이다. 변연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이다.
주요사항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결과를 지나치게 강조한다
▲학습성취도에 대한 기대수준이 자녀의 능력보다 너무 높다
▲타인과 비교를 많이 한다
▲형제간에도 성적에 따라 대우가 다르다
▲좋지 않은 성적을 의지가 부족한 결과로 몰아세운다
▲남들보다 더 지원해주는데도 공부를 못한다고 비난한다
▲자녀가 공부를 못하는 것에 대해 부모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도록 유도한다
▲자녀의 학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부모의 태도는 자녀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항상 긴장되고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과도한 긴장으로 시험을 망칠 경우, 시험을 볼 때마다 실수를 반복하는 시험불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서불안으로 인해 나타는 현상
서두에서 기술한 성적이 낮은 이유는 대부분 정서불안에서 기인한다. 변연계에는 정서적 기억을 담당하는 ‘편도’라는 부위가 있다. 이 부위는 무의식의 영역으로 생각으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정서불안이 한 번 자리 잡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같은 상황을 만나면 다시 불안이 일어난다.
편도는 아주 강렬한 감정적 기억이나 지속적인 감정적 자극이 있을 때 그 기억을 간직하게 된다. 이렇게 새겨진 기억은 시험을 미리 두려워해서 시험기간 동안 배가 아프다든지, 머리가 아프다든지 하는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두뇌의 각성기능이 저하되어 아침에 일어나기가 더 힘들다. 공부를 해도 쉽게 피로하고 머리 속에 공부한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다. 정서불안이 지속되면 부모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고, 자기도 모르게 분노를 간직하기까지 한다.
정서불안 해결방법
정서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반복적인 인지학습법, 최면치료, 그리고 변연계를 안정화시켜 정상으로 회복하는 뇌기능 개선 훈련 등이 있다. 필자의 클리닉에서는 변연계의 안정화시키는 뇌기능개선 훈련을 주로 권장한다. 약물치료와 달리 스스로 자신의 뇌기능을 조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조절력이 강화되어 집중력과 기억력까지도 좋아지기도 한다.
더브레인`HB 두뇌학습클리닉 이호익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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