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직거래 장터

무심코 담은 장바구니…우리 농산물은?

소비자 좋은 물건 구매, 생산자 유통과정 없이 판매

지역내일 2012-09-05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외국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오늘 먹었던 음식 중 과연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은 얼마나 될까. 무심코 담은 장바구니 속에 저렴한 중국산, 기타 외국 농산물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우리 농산물이 잊혀져가고 있다. 여기에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약 2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사실이다. 쌀을 제외한 옥수수, 콩, 밀 등의 자급률은 5%에 미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식량자원 무기화’가 화두가 되는 시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농촌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마트에 익숙한 주부들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농촌도 살리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찾아가 보자.


직접 재배한 농산물 부스마다 가득, 먹거리도 인기
지난 수요일,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 ‘바로마켓’이 과천 경마 공원에서 열렸다. 이른 오전 시간인데도 벌써부터 장을 보기위해 몰려든 주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자리에서 쌀을 도정해 주기도 하고 신선한 아오리 사과 2kg를 5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비싸다는 고추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마늘, 고구나, 감자, 각종 나물류들도 가득했다.
때문에 각 부스에 진열 된 농산물들은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신선한 느타리버섯이 한 바구니에 5000원, 유정난도 한 판에 7000원으로 일반 마트보다 저렴한 편이다. 친환경 무농약 송산 포도 부스에는 포도따기 체험과 택배 주문이 가능해 한 번 맛본 고객들은 단골이 되기 일쑤. 부스 끝 쪽에는 한우 직거래장터가 열리는데 늦게 오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인기다. 한우 1++ 치마살, 안심 7500원, 채끝, 부채살 6666원, 국거리, 불고기, 장조림, 홍두깨, 사태는 2000원(100g)에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직거래장터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먹거리로 각종 토속음식인 메밀전병, 오징어 순대, 잔치국수, 모시떡, 수제어묵, 떡갈비가 유혹한다. 무엇보다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눈에 띈다. 무거운 짐을 싣을 수 있도록 쇼핑카트가 구비돼 있고 먹을거리 셀프 존에서는 신선한 한우와 삼겹살을 바로 구워먹을 수 있도록 식판과 불판을 대여하고 있다. 매주 이곳을 방문한다는 김문숙(44?안양 평촌동)주부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어 소비자는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유통과정 없이 판매할 수 있다”면서 “현금 뿐 아니라 카드결제도 가능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가격보다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 가져야
이처럼 바로마켓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일관된 유통경로를 구축, 상품성은 높이고 유통비용은 절감해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고 원산지표시와 관리, 친환경농산물, G마크 등 인증농산물을 우선 취급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직거래장터에서 저렴한 가격만 고집하는 고객들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고 농민들은 얘기한다.
임실치즈 부스에서 만난 농식품마케팅 박만훈 대표는 “전라북도 임실에서 직접 치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사실, 시중에서 파는 치즈와 요구르트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최대한 유통기한에  가깝게 생산하고 있다”면서 “일반 치즈와 달리 염분을 최소화해 만들고 플레인요구르트는 국내산 원유 88%로 정직하게 만들어 고객들이 다시 찾아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임실치즈에서 판매하는 백년초요구르트 1000ml 9000원, 스트링치즈 6000원. 매주 이곳에서 백년초요구르트를 구매하는 안소라(38?과천 문원동) 주부는 “아이들 먹거리에 항상 신경을 쓰는 편이라 좋은 제품을 먹이려고 노력한다”면서 “얼핏 보면 비싸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원유함량에서 다른 제품과 다르고 한번 먹어 보면 가격 이상의 제품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사이버장터, 카페 직거래 장터도 눈여겨 볼 만해
장터로 나오기 힘든 고객들을 위해 경기도에서는 사이버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사이버장터(http://KGFarm.gg.go.kr)는 엄선된 신선한 고품질 농?특산물을 제공하는 맞춤형 직거래 쇼핑몰로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철저한 사후관리와 품질에 대한 모니터링까지 진행한다. 화요?목요특가와 OK 캐쉬백 적립, 기획전, 농가 이벤트 등이 마련돼 있어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있는 게 특징.
지역 카페에서도 직거래 장터가 운영된다. 군포 산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산사모’에서는 가입한 회원들이 올린 제품을 보고 공동구매할 수 있다. 한 회원은 외갓집에서 우리 농산물로 농사지은 참깨와 들깨를 판매하고 해남 황토햇밤고구마, 백도 복숭아 등도 산지에서 직접 거래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산사모 카페 회원 덕만공주(닉네임)은 “사이버 직거래 장터는 직접 거래가 아닌 문자나 쪽지, 댓글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불이나 교환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보고 거래하고 구매하기 이전에 다른 구매자의 상품평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인해 논이 잠기고 떨어진 배와 사과가 둥둥 떠다니는 뉴스를 보고 농민들에게 힘이 되어주려는 트위터리안들이 앞장서고 있다. 판매 경로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농민들을 위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를 돕고 있는 것. 하지만 혹시 모를 사기에 주의를 요하고 입금하기 전에 전화 연락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민경 리포터 mk4961@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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