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진안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캠핑장이 어우러져 편안한 쉼터로 각광받는 운일암반일암
여름엔 피서, 가을엔 드라이브 길로 인기
한낮의 더위는 여전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스치는 바람에는 가을 냄새가 묻어난다. 잠시 잊었던 세월을 각인시키듯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살포시 풀잎에 내려앉는데. 도시이긴 하지만 아파트 곳곳에 널린 빨간 고추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케 하고, 더불어 유난히도 뜨거웠던 올 여름의 끝자락이 저만치 보인다. 때는 처서를 지난 8월 말, 운일암반일암으로 떠나는 조금 늦은감 있는 나들이길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계곡 좋기로 소문난 운일암반일암
한낮 더위가 아직도 30도를 웃도는 주말, 전주역에서 50분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진안 주천면에 있는 운일암반일암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이름의 계곡이라 불리는 운일암반일암은 이름만큼이나 계곡도 길고 깊다.
원래 ‘이 곳’이 편안해야 세상이 편안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는 ‘진안’에 위치한 운일암반일암은 명덕봉과 명도봉 사이의 5km의 협곡을 말하는데,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어울려 장관을 연출한다.
본디 운일암반일암은 뻗어내린 산줄기가 큰 협곡을 이루면서 생긴 계곡으로, 중간중간 움푹 파인 소가 푸르다 못해 검은 물빛을 띤다.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수영 경계선이 간간이 눈에 띄나 성수기가 지난 지금도 뜨거운 태양을 피해 나온 피서인파로 쉴만한 곳엔 제법 사람들이 모였다.
옛부터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 길이 없어 하늘과 돌, 나무만 있을 뿐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다는 뜻에서 운일암(雲日巖), 하루 중 햇빛을 반나절밖에 볼 수 없다 하여 반일암(半日巖)이라 명명해 ‘운일암반일암’이라 불리어져 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타지에서도 운일암반일암을 기꺼이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엔 계곡, 가을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반겨주는 기쁨을 그들도 알기 때문이리라.
* 여름철 다리밑은 지상천국, 운일암 반일암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운일암반일암, 사계절 오토캠핑장으로도 인기
계곡을 끼고 있는 운일암반일암 캠핑장은 타 캠핑장에 비해 피서 캠핑지로 적격인 곳이다. 한여름이면 주차할 곳이 없어 캠핑장에 발을 디디기 어려울 정도인데, 리포터의 의견을 말하자면 “주차만 가능하다면 캠핑할 곳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운일암반일암을 찾은 사람들은 도착 즈음 길 양쪽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주차된 차량들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진다. 물이 흐르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주위 도로 가장자리들은 말 그대로 주차전쟁이다.
캠핑장은 하류와 상류 2곳이 있는데 상류는 캠핑장에 차가 들어갈 수 있어 편리하여 캠핑족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하류는 사이트 옆 차량 출입이 불가해 손수 짐을 운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두 곳 다 화장실과 개수대도 준비되어 있어 비교적 편안한 캠핑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하류 사이트에 따라 그늘이 있긴 하지만 타프를 챙기는 것이 좋다.
운일암반일암은 물놀이하기 좋은 여름도 제격이지만 단풍 든 가을밤도 추억 만들기엔 손색이 없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엔 꼭 머물지 않더라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스쳐지나가는 드라이브 길로도 인기가 좋다.
운일암반일암 캠프장은 예약제가 아니라 선착순이며, 여름철 성수기(주차비 2,000원 이용료 성인 800원)를 제외하고는 이용요금 없이 무료로 운영된다.
* 해먹을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
“캠핑은 가족 모두가 함께해야 즐거워요!”
계곡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이다. 아이들과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동심으로 돌아간 아버지의 모습도, 어린나이임에도 ‘물개’ 못지않은 잠수실력을 뽐내는 아이도, 또 해먹을 타고 노는 아이들과 담소를 나누는 다정한 엄마의 모습에도 제대로 된 피서와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 역력하다.
5살 · 7살 남매와 함께 대구에서 온 김정미(주부)씨는 “아이들에게 어린시절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 캠핑을 자주 다닙니다. 운일암반일암은 처음인데 나무 그늘이 있어 좋고 무엇보다 계곡을 끼고 있어 아이들과 물놀이 하며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아요”라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 “주변의 애기엄마들은 옛날의 그 텐트시절을 추억하며 ‘캠핑은 불편한 것이다’라고 여겨 자연으로 나오길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요즘은 잠자리도, 주변 시설도 내 집 못지않게 편해 바깥 잠이 전혀 불편하지 않답니다. 그리고 옛날처럼 밖에 나오면 남자가 텐트치고 밥하고 여자는 가만히 앉아 주는 밥 받아 먹을려고만 하면 서로 힘들구요. 남편이 텐트 치면 아내가 캠핑용품 세팅 하고 아이들도 옆에서 거들어 주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누구나 즐거운 휴가, 훌륭한 캠핑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낭만여행을 즐기려면 나의 희생은 물론 가족간의 팀웍도 중요!
콸콸거리며 흐르는 계곡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작은 애기단풍이 붉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돌아오는 차창 밖으로 농가 담벼락에 익어가는 감이 어서 오라는 듯 가을을 유혹한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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