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잡월드 생생 체험기

직업 고민? 잡월드에서 꽉 잡았다!

지역내일 2012-09-03 (수정 2012-09-03 오후 4:38:26)

지난 5월 문을 연 국내 유일의 국립직업체험관 한국잡월드. 유아부터 만18세까지 다양한 직업 체험이 가능해 진로 탐색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진로 고민이 한창인 리포터의 중학생 아들이 직접 체험한 생생 후기와 어린이체험관 및 잡월드 이용 정보들을 소개해본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강남 중학생의 현실적인 진로 탐색
중학생이 된 아들이 요즘 들어 부쩍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눈치다. 매주 1시간씩 학교 정규 과목인 진로 수업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뜸 “엄마, 전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요? 아니, 뭘 하길 원하세요?”라고 묻는 횟수가 늘었다.
장난인가 싶어 얼굴을 살피니 제법 진지한 표정. 그런 아들을 보니 ‘엄친아’나 ‘엄친딸’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준비된 삶을 사는데 내 아이만 아직도 갈피를 못 잡나’ 싶어 더 일찍 재능을 발굴해주지 못한 무능력한 부모라며 자책도 했다. 더군다나 여긴 학구열 높은 강남이니 입학사정관제와 연계된 진로 탐색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너무 늦은 건 아닌지 내심 불안해졌다. 진로 탐색에 애를 먹고 있는 아들을 위해, 좀 더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만나게 해줄 요량으로 분당에 있는 한국잡월드로 향했다.
청소년프로그램은 크게 네 개 분야로 분류, 공공서비스의 거리(항공사, 119안전센터, 소방서, 법원, 종합병원, 경호회사, 한의원, 여행사, 군 훈련 캠프, 과학수사센터, 사회복지관), 경영금융의 거리(광고회사, 무역회사, 헤드헌트회사, 인터넷쇼핑몰, 증권회사, 리서치연구소), 문화예술의 거리(패션쇼장, 레스토랑, 뷰티 숍, 공예방, 방송국, 의상실, 그래픽디자인회사, 신문사, 문화재과학연구소), 과학기술의 거리(우주센터, 건축현장, 로봇공학연구소, 환경연구소, 자동차회사, 그린에너지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건축사사무소)로 나뉘어 총 43개의 직업 체험이 가능하다.
이 중 아들이 선택한 직업군은 총 4개. 광고회사, 그린에너지연구소, 환경연구소, 문화재과학연구소에 대한 체험담을 중1 아들의 생생한 후기로 덧붙여본다.

이용 TIP
청소년체험관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만11세~18세) 예약이 가능하며, 가급적 사전 예약(현장 신청의 경우 당일 잔여석이 남아있는 경우에만 가능)을 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용시간은 1부(9:30~10:30), 2부(10:50~11:50), 3부(13:00~14:00), 4부(14:20~15:20), 5부(15:40~16:40)로 나뉘어 각 1시간 씩 진행된다.
예약자는 안내데스크에서 조이태그를 받은 뒤 등록 데스크에서 회원 등록을 한다. 이후 각 체험실 입구에서 조이태그를 통해 출석체크를 하면 된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관련된 참가확인서는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출력할 수 있다. 

광고회사 - 광고기획가 및 카피라이터
MBC ‘무한도전’ 프로그램을 통해 유재석, 박명수 등이 한국홍보전문가 1호인 서경덕 교수와 뉴욕타임스에 실을 비빔밥 광고 촬영 현장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때 한국을 알리는 광고나 공익광고 캠페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광고회사를 선택했다.
1시간 동안 2~3명이 팀을 짜서 아이디어 회의를 한 뒤 인터넷 자료를 검색해 직접 ‘광고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각자 광고 카피를 만들어보고 아이디어를 내 최종적으로 한 사람의 의견을 채택해 스토리보드를 완성했다. 내가 생각했던 카피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물만 먹어도 살이 빠진다?’였지만, 다른 친구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체험을 하고 나니 광고가 내 적성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광고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합동 작업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린에너지연구소 - 연료전지개발원
지난 여름방학 과학탐구 과제를 고민하다 ‘태양광 전지의 각도에 따른 전압의 차이’를 주제로 결정했다. 그때 자료를 찾아보면서 대체에너지에 관심을 가졌고 막연하지만 그린에너지연구소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선택했다.
2명이 팀을 이뤄 수소연료전지를 직접 조립해보고, 연료전지가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배웠다. 하지만 수소연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연료전지 조립도 너무나 쉽고 간단한 과정이라 중1인 나조차 시시하게 느껴졌다. 만 18세까지 체험이 가능하다지만 조립 난이도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같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미래 그린에너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환경연구소 - 환경연구원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환경에 관심이 많았다. 또한 얼마 전 한강에도 녹조현상이 생겼다는 뉴스를 본 터라, 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해보며 이곳을 선택했다.
환경연구원이 하는 일은 굉장히 많겠지만 내가 체험한 내용은 ‘층간 소음’에 관한 주제였다. 흡음제를 설치하기 전과 후의 데시벨(dB)을 측정해보니, 그 차이가 무려 24.11 데시벨이 나왔다. 우리 집도 아파트 위층 소음으로 불쾌한 적이 많아서 관심 있게 설명을 들었다. 솔직히 더 거창한 환경 실험을 기대했었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문화재과학연구소 - 문화재보존원
역삼청소년수련관 ‘문화재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문화재보존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어 문화재과학연구소를 선택했다.
각자 주어진 빗살무늬 토기를 들고 제일 먼저 이물질 제거 작업을 했다. 파라로이드 용액을 거즈에 묻혀 닦는 작업이 끝나면 용액을 뿌려 강화 처리를 하고, 틀에 10개의 조각을 조립하는 가접합 과정을 거쳤다. 접합 과정은 원래 본드나 인공 물질로 붙여야 하지만 우리는 안전문제 때문에 고무찰흙으로 대신했다. 작년에 화재사건으로 유실된 남대문 복원 현장을 다녀왔었다.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문화재과학연구소 체험을 하고 나니, 문화재 복원 과정이 매우 심오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체험 후기>

송치민(역삼중학교 1학년 5반)
“제 친구들은 진로 수업 때 정형외과 의사, 국선 변호사 등 자신이 갖고 싶은 직업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해 늘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잡월드에서 직업 체험을 하고나니 제가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4개의 프로그램만 체험했는데, 앞으로는 제 관심 밖의 다른 직업들도 체험해보고 싶습니다.
프로그램 중에 수술실 체험도 있던데, 사실 전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나면 정말 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닌지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흥미가 없더라도 그 직업을 경험해보면 새로운 관심사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 프로그램에서 정확히 어떤 체험을 하는지 짧게라도 커리큘럼이나 소개 내용이 있었으면 해요. 직업 이름만 나와 있어서 예약할 때 좀 막막하더라고요. 또 각 체험 프로그램의 내용이 주기적으로 바뀌는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체험한 환경연구소에서는 층간 소음에 대한 실험을 했는데, 환경연구소에서 꼭 소음 연구만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체험 내용에 변화를 준다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업무를 더 다양하게 체험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린이체험관, 다양한 직업체험 및 직업 간 공조 이루어져
잡월드 내의 어린이체험관은 4~11세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만들어진 직업마을로 놀이를 통하여 사회의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하며 자신의 꿈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직업테마놀이공간이다. 집 가까이에 키자니아가 있지만 높은 입장료와 기다리는 시간 등이 부담스러워 자주 찾기는 힘들었기에,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잡월드의 개관 소식이 반가웠다.
어린이체험관은 1일 2부로 나뉘어 진행되며, 이용시간은 1부(9:30~13:30), 2부(14:30~18:30)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안내데스크에서 확인하면 화폐와 전자팔찌를 받는다. 전자팔찌를 안내 왼쪽에 위치한 기계에 로그인하고 등록하면 입장준비 완료. 각 체험실마다 전자팔찌를 이용해 체험기록이 남고 추후 방문해도 기존체험 리스트 확인이 가능하다. 단, 어린이체험관만 이용할 경우에는 등록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린이체험관은 복층으로 이루어져 아래층은 내로마을, 위층은 미로마을이다. 내로는 ‘내일로’, 미로는 ‘미래로’를 뜻하는 어린이 체험관의 마스코트 이름이다. 내로마을은 27개 체험실이 자리 잡고 있는데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공룡센터, 우주센터, 소방서, 피자가게 등이 있다. 미로마을엔 병원, 신문사 등 10개의 체험실과 수유실, 유아 놀이방 등이 있어 어린 동생과 보호자의 휴식처가 잘 마련되어 있다.
4시간 동안 전체 시설을 다 둘러볼 수 있지만, 체험에 참여하는 어린이가 많기 때문에 실제 체험은 보통 4~5가지 정도 할 수 있다. 한 체험 당 4~8명 정도의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으며 시간은 보통 30분 정도 소요된다. 여자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미용실, 패션쇼장, 병원신생아실 등이고, 남자어린이들은 자동차정비소, 택배회사, 소방서 등으로 많이 가는 편이다. 남녀 성별에 따라 관심 있는 분야가 확연히 드러나니 함께 가는 경우 서로 조정하여 체험 순서를 짜는 것도 필요하다.
각 체험실은 부스 내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공조가 이루어진다. 택배사 직원은 전 체험장을 누비며 택배를 배달하고, 신문사 기자는 경찰의 수사현장에 동행해 사건 기사를 신문으로 만든다. 경찰은 은행을 방문해 안전을 책임지고, 전력회사 직원은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긴 장소를 찾아가 고쳐주는 식이다. 이는 실제 사회생활의 축소판과도 같아 아이들이 직업체험 뿐 아니라 사회가 서로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 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체험하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는 불평도 있다. 1회 이용객 수를 577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한번 직업체험을 하려면 최소 20~30분씩 대기해야 한다. 아이들이 대기 의자에 앉아 마냥 기다리느라 지루해하고 부모들은 옆에 서 있느라 힘들어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띠었다. 9세, 7세 남매와 체험장을 찾은 김연수(개포동)씨는 “홈피를 찾아보고 왔지만 시간이 나와 있지 않아 여기서 계획을 짜야해 아쉽다. 게다가 소방서, 우주센터 같이 인기 있는 체험을 하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해서 힘들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공간을 늘여 체험인원수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 TIP

- 홈페이지(
www.koreajobworld.or.kr)에서 사전예약 필수(당일 현장판매는 잔여석에 한함)
- 어린이 체험관 공식화폐 ‘조이(job+money)’
직업 체험 시 조이를 받거나 지불하게 된다. 체험을 마치고 남은 조이를 모아 조이숍에서 물건을 살 수도 있고 다음 체험을 기약하며 어린이체험관 내의 은행에 저축할 수도 있다.
- 체험실 스케줄 현장에서 확인
각 체험실 앞에 체험 시간표와 소요시간, 인원 등이 안내 돼 있다. 이는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할 수 없고 현장에서만 알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아이가 체험에 참여하는 동안 둘러보며 미리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 간단한 간식 준비
체험관 안에는 음료 자판기만 준비되어 있고, 아이들은 흥분해서 이것저것 체험하느라 바쁘므로 중간에 나가 간식을 먹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한 입에 쏙 넣을 수 있는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가서 기다리는 중간 중간 먹이는 것도 좋다.
특히, 2부(오후 타임)에 체험한 경우, 체험을 마치고 나오면 아이나 어른이나 힘도 들고 배도 고픈데 잡월드 내 편의점은 이미 문을 닫았고 식당 외에는 마땅히 요기할 곳이 없다는 점 기억해두자.

직업세계관과 진로설계관
직업세계관은 직업의 변화상과 다양한 직업의 모습, 직업의 가치 등을 이해하여 직업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고 공유하는 공간이다. ‘꿈의 세상 속으로’, ‘다양한 꿈의 발견’, ‘변화하는 꿈의 세상’, ‘변하지 않는 소중한 꿈’ 등 4개 존(zone)에 14개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진로설계관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알아보고 직업정보 탐색 및 진로상담을 통해 진로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너이다. ‘자기검사존’, ‘상담설계존’, ‘직업정보존’의 3개 존에서 18개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놀이형 검사로 나의 직업적성을 알아보고 내 안의 흥미와 적성을 찾아보며 친구와 함께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직업세계관과 진로설계관의 이용시간은 9시~18시이며, 사전 예약이 불가하다. 따라서 홈페이지에서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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