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더욱 풍성해진 인문학 읽기

동아리 탐방> 양천도서관 주부 독서토론 동아리 ‘글두레’

지역내일 2012-08-30

쌍둥이들 간에도 세대차를 느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 만큼 우리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자녀를 키우며 혹은 일 중독자로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인생의 중반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보다는 자녀나 남편이 우선 되었던 일상에서 비로소 자신을 뒤 돌아 보게 된다. 이 시기에 청년기에 가졌던 꿈과 감성과 좋은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열망이 적절히 어우러져 인문학 읽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이 되면 인문학 강좌나 클래식 연주회,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있어 오히려 문화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분주했던 여름 방학이 끝나면 그제야 주부들에게 방학이 찾아온다. 이 가을 더욱 풍성해진 인문학 강좌로 마음을 살찌워보는 것은 어떨까?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주부들이 있다. 양천도서관 개관과 함께 시작한 주부 독서토론 ‘글두레’. 취미를 넘어 이제는 인생 전부라고 말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동아리 탐방> 양천도서관 주부 독서토론 동아리 ‘글두레’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 양천도서관에 모이는 주부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1991년 오픈한 주부 독서토론반 ‘글두레’에서는 한 달 동안 읽은 도서에 대한 독후 감상문 발표와 함께 토론회가 있기 때문이다. 주부 독서토론 ‘글두레’는 처음 15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20년 이상 된 회원 5명을 포함해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21년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란(61세)주부는 “독서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알아가는 동아리”라고 ‘글두레’를 소개하고, “독서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장으로, 현재의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인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는 도서관에서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넷째 주에는 전시회관람과 영화 관람 등 다양한 문화행사에 참여한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전시회나 주제와 형식, 제작방식 면에서 일반영화와 차별화된 독립영화를 주로 관람한다. 이번 8월에는 덕수궁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근대미술전 ‘이인성 개인전’을 관람하고 왔다.


문화행사 참여 후에는 반드시 감상평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회원들 중 미술사나 음악사, 궁궐 길라잡이 등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회원들이 많아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하다. 이렇게 독서토론과 문화 관람을 통해 인문사회, 과학, 자연 생태계,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을 경험할 수 있어 알짜배기 인문학 동아리라고 할 수 있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현주(50세)주부는 “6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고 있지만 선배들의 유연하고 수용적인 의견수렴으로 새내기 회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어요”라며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므로 토론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책읽기 능력이 키워진다고 말한다. 또, 오랫동안 많은 책을 읽어왔지만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모임에 참석하게 된 그녀는 “혼자 책을 읽으면 자신의 관점만으로 내용을 이해하게 되지만,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이해하게 되어 생각하는 힘이 커져요”라며 혼자 책읽기의 한계를 독서토론을 통
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만, 책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면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 지 난감해진다. 그래서 베스트셀러를 찾게 되는데, ‘글두레’에서는 베스트셀러를 고집하지 않는다. 회원 모두가 책읽기의 달인이라고 인정하는 김이경(삼국유사 번역, ‘마녀의 연쇄독서’, ‘마녀의 독서처방’의 저자) 강사가 매 월 도서를 선정해 주기 때문이다. 김 강사는 1996년부터 16년간 ‘글두레’와 함께 해오면서, 선정 도서를 읽기 전 작품의 배경과 방향, 토론의 맥을 잡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 강사가 3~4권의 도서를 선정하면, 회원들이 다수결로 한권을 정해 한 달 동안 읽고, 독후감상문을 작성하여 발표한 후 토론을 하게 된다. 관심 있는 회원들은 관련도서를 여러 권 탐독한 후 토론에 참여한다고 하니 토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가사일로 바쁜 주부들에게 한 달 한 권의 책읽기와 문화 관람이 고급스러운 취미생활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김정란 회원은 이 모임을 취미로 가볍게 만나는 모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와 소통하고, 토론을 통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깊이 있는 생각을 끌어낼 수 있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게 됩니다.” 회원들 대부분이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2000년에는 철학박사를 초빙해 1년간 철학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읽기에 관심이 없던 초보자라도 다년간 책읽기를 한 회원들과 함께 2~3년 정도 토론을 하다보면, 자신의 수준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느끼게 되요”라며 누구나 관심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참여해 볼 것을 권한다.


회원들은 다음카페를 활용해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도움을 주고받는다. 카페에는 정회원이 되면 그동안 다루었던 도서들과 선배들의 독후감상문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새내기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듯하다.


인문학을 공부하면 자기 삶을 전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므로 자기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낼 수 있다. 이것은 어떻게 사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인가? 가치 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 등에 대한 질문들로 이어지게 된다. 올 가을 더욱 풍성해진 인문학 강좌로 나만의 해답을 찾아보자


우리 동네 인문학 강좌


양천도서관 2643-3806~7


후마니타스(Humanitas)인문학


9월4일~25일(매주 화요일) 오전10시~12시, 고명석(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교수)강사 진행


현대백화점(목동점)


인문학 콘서트


심리학> 오전11시40분~12시40분(1회1만원)


10월 5일(금) 상처주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법/ 10월12일(금) 긍정의 삶, 행복하기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문학> 오후4시~5시 2회 25천원(1회 15천원)


11월5일(월) 미워할 수 없는 마초, 헤밍웨이/ 11월12일(월) 현대 미국문학의 신화 헤밍웨이, 20세기를 이야기로 만들다


미학>


미술을 통한 힐링 시간 신화 속 그림들/ 9월(화) 오전10시10분~11시30분(10회 15만원)


뮤직비디오로 보는 현대미술/ 9월3일~24일(월) 오후2시~3시20분(4회 4만원)


철학>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네 삶의 주인 되어/ 10월8일~29일(월) 오후2시~3시20분(4회 4만원)


논어 읽기와 삶의 가치/ 8월24일~9월14일(금) 오전11시40분~1시(4회 4만원)


깨알같이 즐거운 생활밀착형 인문학 ‘얇고 넓은 지식의 세계- 아는척 매뉴얼’/ 9월7일(금) 오전11시~12시 6회 4만원(2회 개별등록 시 15천원)


화곡6동 자치회관


‘저자와 함께하는 인문학 여행’


9월21일~11월30일(매주 수요일) 오전10시~12시, 심리학·역사·문학·영화·다도(茶道) 등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을 초청하여 운영한다. 9월21일 1초에 가슴을 울려라/ 28일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10월5일 기대의 심리학/ 12일 인문학으로 떠나는 인도여행/ 19일 영화는 세상의 암호/ 11월2일 예수와 목자/16일 그린 빈의 보랏빛 땅, 테리로사/ 23일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30일 인상파, 파리를 그리다 로 진행된다. 수강료 1만원


2600-7646








(사)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2605-8455


‘9월 가을, 우리와 만나는 인문학’


9월(매주 목요일) 오전 10시~12시, 강서구 화곡 3동 주민센터 3층 다목적홀(5호선 화곡역 8번출구)


참가비 : 2만원(총4강)


<제1강> 9월6일 ‘문화와 우리’ 임종진 사진작가/<제2강> 9월13일 ‘정치와 우리’ 홍세화 정당인/ <제3강> 9월20일 ‘성과 우리’ 전희경 여성학자/ <제4강> 9월27일 ‘경제와 우리’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겸재정선기념관 2659-2206


2012 겸재 문화예술 아카데미-<새로운 세계, 동양미술사> 강좌


중국과 일본 미술의 중추 분야를 다루는 ‘새로운 세계, 동양미술사’ 인문학 강좌. 7월~11월 (매주 수요일) 오전10시~12시, 9월5일 미술의 시작과 불교미술/12일 일본의 회화1/19일 일본의 회화2를 겸재정선기념관 다목적실(3층)에서 일반성인 100명내 외를 대상으로 유순영 홍익대학교 강사가 진행한다. 수강료는 회당 3천원으로 수강 당일 예약 없이 참석이 가능하다.


영등포평생학습센터 6712-7542~4


테마가 있는 인문학 여행-[동양고전 함께 읽기]


‘느림과 비움의 미학’의 작가 장석주가 들려주는 장자이야기- ‘장자에게 삶의 길을 묻다’/ 9월5일~26일(매주 수요일) 오후7시~9시


현장인문학연구소[인문팩토리 길] 070-8616-9155(신길7동)


<우주와 인류의 기원을 찾아서> 세미나


9월3일(월) 오후7시 30분부터 격주로 한 권의 책을 2주간 읽고 자유롭게 토론.


첫 책은 리차드 리키, <인류의 기원>(황현숙 역), 사이언스북스, 2005이며 한 달 회비는 15천원이다.


성천문화재단 786-1754


동서인문고전강좌(추계)/ 8월 20일(월) 개강/ 오후2시~4시30분 각 과목당 14주 강의


월요일: <양명학의 정신과 그 전개>/ 화요일: <다산의 논어와 맹자 해석>/ 목요일: <『莊子』要會>/ 금요일: <고전 드라마의 세계: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의 주요 작품들을 중심으로>/ 회비 2과목까지: 20만원, 3과목이상: 30만원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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