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말을 배워 매사에 종알거리며, 엄마에게 말을 거는 아이를 보면 엄마들은 그동안 고생스러웠던 기억들을 한 순간에 잊게 된다. 옹알이가 절반을 차지하고 발음 또한 엉망인 아이 말이지만 엄마는 신기하게도 모두 알아듣는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아기 말에 맞장구를 치고, 추임새를 넣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행복한 장면은 모든 가정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일부 아이들은 또래에 비교해 볼 때 언어발달이 늦거나 특이한 패턴으로 말을 하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나이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기 발음으로 말을 해서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또래에 비해 말이 늦으면 모두 언어발달장애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발음을 예로 들어본다면, 4세 아이가 발음이 나쁘다고 할 때, 아이의 어떤 발음이 나쁜지 면밀히 관찰해 보아야 한다. 알다시피 4세 아이가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그러나 4세에 이미 습득을 마쳤어야 되는 음소를 틀릴 경우에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이와는 달리 나중에 발달하는 음소 (예: /ㅅ/은 우리나라 음소 중 가장 늦게 완성되는 발음)를 못한다면 느긋이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발음 뿐 아니라, 언어의 발달도 이와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아이가 전반적으로 언어발달이 늦을 경우에는 왜 그런지 하나하나 살펴보아야 한다. 이때에는 내 아이의 귀가 잘 들리지 않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고 고막에도 문제가 없는 아동의 경우에도 달팽이관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 아이의 언어발달이 순조롭지 않다고 밝혀진다면, 어머니는 어떻게 아이를 도울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발달단계에 근거한 접근방법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과 같다. 아동의 발달 순서에 따라 아기는 서기가 되어야 걷기가 가능하고 그 다음에는 뛰기가 가능해 진다. 이와 같이 먼저 발달해야 할 언어요소를 지도한 후 이후의 단계를 지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도 방법은 또래 아동에 비해 발달이 약간 뒤처지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장애의 정도가 다소 심한 아이들의 경우에는 기능적 접근방법을 적용한다. 이 방법은 발달순서에 따라 아이를 가르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아이가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이다. 따라서 아이가 실생활에서 의사소통 하는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말 기술들을 지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플 때는 어떤 표현을 해야 하는지, 상대방에게 도움 요구하기는 어떤 말로 하는지, 상황에 따라 말의 내용이나 억양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아이에게 가장 절실한 것들을 지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아동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환경에서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가장 긴 어머니가 아이를 도울 최적의 인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내 아이를 도울 것인가? 먼저, 평소에 아이에게 다양한 대화 파트너를 만들어줘야 한다. 놀이터에서 매일 만나는 동네 친구들 뿐 아니라, 사촌들, 학원 친구들과의 만남도 자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 정확한 표현을 하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제스쳐도 훌륭한 언어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싫어하는 옷을 입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정확하게 표현을 할 때만 칭찬을 하는가? 아이가 찡그린 표정을 지으며, 손을 좌우로 흔든다면 지금 아이는 훌륭한 표현을 해낸 것이다. 이럴 때 엄마가 기쁜 표정을 지으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면 아이는 말의 위력(?)을 알게 되고, 더 자주 표현하려는 욕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언어적인 요소는 30% 이하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정확한 발음과 문장으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하는 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것보다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제스쳐, 억양, 목소리 톤 등 언어외적인 요소에서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낸다고 한다. 그러므로 내 아이가 비록 똑 소리나게 표현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만 있다면 초기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아이에게 새로운 낱말을 가르치려고 한다면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낱말과 문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 년에 고작해야 두어번 동물원 나들이 때나 표현할 기회가 생기는 ‘황금박쥐, 피그미하마‘라는 동물의 이름을 지도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는 ’싫어, 배 아파, 배고파, 과자 내꺼야, 하지 마...‘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혹시 내 자녀의 발달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는가? 그렇다면 조속히 전문가를 만나 그 걱정이 기우인지, 아닌지를 밝혀야 할 뿐 아니라 문제가 있다면 조언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한 어머니는 아이의 옆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질 높은 언어적 자극을 주어야 할 도움자로 우뚝 서야 한다. 참 엄마노릇하기 힘든 세상이다. !!!
Tip Ⅰ(아이와 놀면서 언어적 자극주기)
아이와 어떤 놀이를 할까?
*아동의 능력에 맞는 놀이
*쉽고 익숙한 놀이부터 시작
*또래 집단에서 자주 하는 놀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줄 수 있는 놀이
*아동이 특별히 재미있어하고 집중하는 놀이
*이미 아는 놀이와 새 놀이를 적절히 안배
*다양한 영역의 놀이(예: 병원놀이, 슈퍼놀이, 엄마놀이...)
Tip Ⅱ언어발달 지연 아동의 의사소통 스타일 3가지
1. 적극형 : 말을 하려는 의욕은 넘치지만 상황에 맞게 표현하지 못하고, 표현기술이 다소 부족해서 간혹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과 낱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이것을 실제 상황에서 표현해 보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임
2. 자기주장형 :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생각대로만 행동하고 말하려는 아동. 또래 아동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음.
상대방의 말에 반응해야 할 필요성을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하나의 이야기 주제로 되도록 긴 시간동안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함.
3. 무응답형 : 다른 사람과 말을 나누려고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지시나 자극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아동.
되도록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과 긴밀하게 접촉할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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