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에 뒤통수 맞은 충남도

분원 위치변경에 충남도·황해경제청 발끈 … 병원 “생존위해 불가피”

지역내일 2012-08-28
충남대병원이 제2병원(분원) 위치를 충남 당진시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에서 세종시로 변경하자 당진 제2병원을 추진하던 충남도 황해경제자유구역청 당진시 등이 반발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제2병원 위치를 당초 충남 서북부지역 당진시 송악지구에서 세종시로 변경했다. 당진시 송악지구는 세종시 병원 건립 이후로 미뤘다. 충남대병원은 충남도와 지난해 7월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6만6116㎡ 부지에 500병상 규모의 ‘서해안 제2병원’을 건립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미 교육과학기술부에 건립계획을 승인받았고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상태다.
충남대병원이 제2병원 위치를 세종시로 변경하자 이를 추진하던 충남도 등은 발끈하고 나섰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등의 단어가 쏟아졌다.
충남도와 황해경제청 등에 따르면 충남대병원은 수년간 제2병원을 추진했지만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충남도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직접 만나 당진 제2병원 등을 건의했고 당진시장이 제2병원 승인을 받기 위해 수차례 정부를 방문했다. 결국 지난 7월 4일 충남대병원 제2병원이 교과부 승인을 받고 기획재정부로 넘어가 일단락되는 듯 했는데 갑자기 충남대병원이 이사회를 열어 제2병원 위치를 세종시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황해경제청 관계자는 “지난 3일 지식경제부도 재고시를 통해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에 충남대병원이 입주한다고 못을 박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위치를 일방적으로 세종시로 변경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제2병원은 종합병원이 없는 충남 서북부지역에 대한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됐던 것”이라며 “황해경제자유구역 기업유치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충남대병원 제2병원 개원을 전제로 입주를 추진하던 10여개 기업들이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충남대병원은 “죄송하다”면서도 “수도권 종합병원에 앞서 세종시 진출을 서둘러야하는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당진 송악지구 병원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세종시 이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대병원은 현재 세종시 제2병원 완료시점을 2018년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황해경제청 관계자는 “전국 어느 곳도 국립대병원 제3병원이 있는 곳은 없다”며 “충남대병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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