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 / 음악국수집

장난감 피규어가 노래하는 후루룩 멸치국수 이야기

지역내일 2012-08-27

어쩌다 한 번 가는 강남역 뒷골목에서 맛집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현란하지만 실속 없는 음식점이 널린 강남역, 블로그를 검색하다 이름도 독특하고 분위기도 왠지 심상치 않아 점찍어 놓은 국수집,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토요일, 국수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강남역 인근에 자리한 음악국수집을 찾아 나섰다.


음악과 피규어로 꾸민 추억의 보물창고
날 궂은 날이면 더 당기는 후루룩 국수. 음악국수집은 강남역 1번 출구 인근, 테헤란로 초입에서 시티은행을 끼고 들어간 골목 안 대우디오빌플러스 오피스텔 지하상가 1층에 오도카니 자리하고 있다. 조용한 오피스텔 지하상가에 있어 눈에 띄지도 않고 아는 사람이 아니면 쉽게 찾아올 것 같지 않은 이 음악국수집은 지난 2009년에 오픈해 3년째를 맞고 있다.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 맛집에 들어서면 일반적인 평범한 음식점과는 확연히 다른 실내 분위기에 눈이 확 트인다. 선술집 같기도 한 이 작은 공간에는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독특한 피규어 소품들과 아이유, 원더걸스 등의 브로마이드, 음악 CD들, 마이클 잭슨 사인을 받은 티셔츠 등 추억의 보물창고가 퍼레이드로 펼쳐지는 느낌이다. 특히 평소 열심히 보지 않는 만화 캐릭터 피규어들이 훌륭한 소품들로 장식돼 오고 가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유명 매장 음악 선곡하던 주인장이 차린 국수집
왜 이름을 음악국수집이라고 했을까? 한쪽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2천장이 넘는 CD들이 음악국수집을 대변하는 듯하다. 알고 보니 이집 주인장인 이승원(37세)씨가 전직 KT유통관련사업부에서 음악선곡 등 음악 사이트 관련 일을 해온 음악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롯데, 맥도날드, 아디다스 등 알만한 매장들의 음악선곡을 해주는 일을 10여 년 동안 했습니다. 그동안 모은 음반 CD가 1만 5천여 장이 될 정도로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그러다 ‘국수를 먹는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면!’등등의 생각을 하다 음악국수집이란 이름이 탄생하게 된 거죠.”
주로 음악국수집에는 주인장이 좋아하는 올드 팝에서 R&B, 빌보드 차트에 오른 최신 히트곡과 인디밴드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흐른다. 그렇다면 바쁜 밥집에서도 손님들이 원하는 곡을 틀어주기도 할까. 이 대표는 워낙 바쁜 시간이 아니면 손님이 원하는 곡을 최대한 들려주려고 애쓴다고 한다. 매장 면적이 15평, 테이블이 9개에 불과한 작은 식당이지만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근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저렴해서 더 맛있는 국수와 보쌈 듀엣
요즘 장기적인 불황이 걷힐 줄 모르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고 직장인들의 주머니는 가볍기만 하다. 그래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국수집이 성황을 이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음악국수집의 멸치국수 한 그릇이 4천 원, 여기에 양이 더 많은 특 멸치국수도 5천 원인 걸 보면 부담 없이 먹기에 그만이다. 직접 먹어본 멸치국수는 무엇보다 인공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육수 맛이 깔끔하다는 게 특징. 이집의 소문난 멸치 육수 맛은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다.
“국내산 남해 멸치만을 사용하고 모든 스태프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내장을 제거합니다. 한 박스 따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육수에는 멸치 외에 완도산 다시마, 각종 야채 등 천연재료만 넣고 3시간 30분 동안 푹 끊입니다.”
이 대표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우려내었기 때문에 멸치 고유의 영양은 최대한 지키고 쓴맛이 없고, 깔끔하며 숙취제거 및 다스려지지 않는 속을 진정시키는 데 멸치육수만한 게 없다”고 귀띔한다.
음악국수집에는 국수만으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국수와 보쌈이 함께 나오는 국수정식(7,000원)이 대표 메뉴이다. 가격이 저렴한데 보쌈은 시늉만 낸 게 아닐까? 직접 보니 보쌈 자체만 놓고 봐도 맛이나 양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8피스나 되는 보쌈은 백김치 위에 무채를 얹어 먹어보니, 부드럽고 촉촉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 보쌈(보통, 22,000원)은 단품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이외에 인기 메뉴로는 오징어와 제육볶음이 나오는 오제발정식(5,000원)과, 해물파전(13,000원), 여름철 별미인 냉김치말이국수(5,000원) 등이 있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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