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화) 경남 창녕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기온은 36도였지만 지열은 40도에 육박했다. 이날 김영철씨(42)와 그의 아들 김산(11)군은 ‘2012 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 장장 550㎞ 종주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35도를 넘는 폭염 속 강행군 =
김영철씨는 매일 자전거로 왕복 30㎞를 출·퇴근한다. 자전거로 단련된 그에게도 폭염 속 매일 90~100㎞를 이동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자전거 국토 종주에 대한 꿈을 늘 꾸고 있던 그였지만 막상 참가 계기는 “아들 혼자 보내기엔 마음이 안 놓여서”였다고. 하지만 김산 군은 그런 김씨의 걱정을 일소하며 티켓(버스를 타고 몇 코스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이용권) 한 번 쓰지 않은 최연소 완주 참가자로 기록을 작성했다. 김군도 참가자 모두에게 지옥의 코스로 기억되는 ‘박진고개’를 넘은 후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너만 힘든 게 아니다”라는 김씨의 따가운 격려 속에 식염정을 먹고 버티며 결국 완주에 성공했다.
자전거 국토순례단은 창원을 출발해 창녕 우포늪-김천-대전-천안-성남을 거쳐 30일(월) 임진각에 도착했다. 6박 7일간의 일정 중 참가자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연일 35도를 웃돈 살인적인 더위. 엉덩이에 땀띠가 나고 물집이 잡히는 상황에서도 라이딩은 계속됐고 밤에도 제대로 된 샤워시설과 쾌적한 잠자리는 생각할 수 없었다. 김군은 힘든 라이딩 후엔 집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곧 또래들과 어울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뒹굴고 놀며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여 김영철씨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됐다고.
자전거, 가장 평화적이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 =
김씨는 가장 인상적인 코스로 대전에서 세종시로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꼽았다. 8차선 도로 한 가운데를 자전거가 지나갈 수 있도록 포장해 놓은 이곳은 눈과 비를 피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용 지붕시설을 하고 있어 행사에 참가한 모든 라이더들의 환호를 받았다.
자동차 위주의 교통 문화가 지배적인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를 도로의 방해물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또 자전거를 이동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단순히 취미·레저용으로 취급하는 인식도 팽배하다. 이런 인식에 대해 김영철씨는 “걸어서 못 가는 길을 자기 힘으로 충분히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전거의 매력”이라며 “자전거 국토 종주는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쯤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행사”라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또, 의외로 허술한 장비 문제로 덜 수 있는 고생을 한 참가자들을 보면서 “자전거 국토 종주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정에 적합한 자전거와 복장, 썬크림 등 꼼꼼한 사전 준비도 완주의 관건임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문의 : 아산 YMCA 546-9877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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