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부모가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방법
학교폭력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피해학생의 고통을 넘어 청소년 자살, 범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의 심리적 고통이 상당한 반면 가해학생의 무감각, 목격 학생의 방관 등 폭력의 일상화 문제 등으로 단순히 학교 내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율이 2006년 17.3%, 2007년 16.2%, 2008년 10.5%, 2009년 9.4%, 2010년 11.8%, 2011년 18.3%로 나타나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0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가해율 또한 2011년 최근 6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감소보다는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생 학부모라면 아이 행동 잘 관찰해야
학교폭력과 관련해 학교 안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문상담사가 배정되어 폭력과 왕따 문제 등 어려움에 노출된 학생들에게 다양한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경우 학교폭력을 눈치 챌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해학생의 경우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 자신의 상황을 밖으로 알리기 어렵다. 또 자신이 피해자는 사실이 창피해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거나 부모님이 속상하실까봐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가정의 부모는 아이의 감정 상태와 행동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왕따나 학교폭력의 경험이 아이에게 심각한 트라우마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한다. 아이들의 최고 보호자는 부모다. 아이의 징후를 살피고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을 때 부모의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가 달라졌다면, 적극적 대화 시도해야
평소보다 짜증이 늘었다거나 우울해하는 경우, 눈물이 많아 진 경우 아이와 대화를 시도한다.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식욕부진과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화를 하는 경우 무조건 아이의 편이 되어야 한다. 자녀에게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하고 동시에 해결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따돌림을 당하는 원인이 아이에게 있다는 생각이나 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 오히려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자존감을 저하시킨다. 아이는 자신이 피해자이면서도 얘기를 하면 혼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는다. 아이에게 피해사실이나 상황을 추궁하고 다그치기 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린다.
학교폭력 알았다면 부모의 적극적 대처로 해결 의지 보여줘야
아이가 학교폭력에 노출되었다면 부모가 적극적 해결을 시도한다. 부모는 감정을 조절하여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중학교 3학년 정인권(15·가명)군의 어머니 이진아(가명)씨는 지난 1학기 아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들에게 학교폭력 징후가 없었던 건 아니다. 바쁜 직장 생활로 폭력 징후를 늦게 발견한 것이 속상하다. 이씨는 아들의 상황을 학교 측에 알리고 가해학생의 전학을 요구했다. 가해학생과 아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게 할 수 없었다. 가해학생이 전학을 가면서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친구들의 수군거림에 힘들었다는 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히 안정감을 찾고 있다. 이씨는 아들의 안정과 치유를 위해 심리상담도 병행 중이다. 학교폭력이 있을 경우 관계 차단이 필요하다.
현직에서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희정(가명)교사는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생기는 왕따나 은따 등의 문제는 남자아이들 사이의 폭력의 문제보다 상처가 크다고 말한다.
김교사는 수업 시간 우연히 원형탈모 증상을 보이고 있는 학생을 발견했다. 평소 잘 웃고 착해 별다른 문제가 없는 줄로 알았던 김교사는 아이와 상담 후 바로 부모에게도 상담을 요청했다.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던 아이의 스트레스가 심각했다. 김교사는 따돌림을 한 학생들과 면담을 통해 오해를 풀도록 했다. 부모는 가해학생 부모를 불러 재발방지 약속을 받고 아이에게 부모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음을 느끼도록 했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해 집에서 이야기 할 때 부모님이 소극적으로 반응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다시는 얘기를 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그때부터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듭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아이들을 학교폭력에 그대로 방치될 경우 심리적 위압감으로 매사에 무기력해진다. 또는 조금만 버티면 괜찮겠지 라는 패배주의로 전락한다.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을 때는 부모의 현명한 태도가 요구된다. 아이가 자존감을 찾고 긍정적 마인드를 갖도록 하는데 부모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께 아이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부모와 선생님의 절대적 지지와 관심을 받는 아이는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아이들은 꾸준한 관심과 보호 속에 자라야 한다. 해결 능력이 미숙한 아이들에게 너무 큰 짐을 맡겨서는 안 된다. 사회와 학교의 관심은 당연하고 아이가 위기상황에 놓여있을 때 미리 알고 손을 내밀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광주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김희국 팀장은 아이의 폭력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가 분노조절을 해야한다. 그리고 아이의 안전 확보가 우선이다. 아이의 안전이 답보되었다면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학교폭력 관련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무엇보다 문제를 해결할 때 아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용 리포터samgi123@naver.com
tip. 학교폭력 징후 부모 체크 리스트
늦잠을 자고 몸이 아프다고 자주 호소하며 학교 가기를 꺼려한다.
성적이 갑자기 혹은 서서히 떨어진다.
안색이 안 좋고 평소보다 기운이 없다.
옷이 지저분하거나 단추가 떨어지고 구겨져 있다.
멍하게 있고 무엇인가에 열중하지 못한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새로 사달라고 한다.
용돈을 평소보다 많이 달라고 한다.
갑자기 급식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진다.
밖에 나가는 것을 꺼려하고 집에만 있다.
tip. 자녀 학교폭력 피해 사례 발견 시 학부모 대처
1. 자녀와 대화를 통해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한다.
2. 따돌림을 당하는 자녀에게도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3. 감정을 잘 조절하여 자녀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차분히 대화한다.
4. 피해 사실을 명확히 하고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한다.
5. 담임교사에게 학교에게 학교폭력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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