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화서2동에 위치한 꽃뫼버들마을이 일을 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식물이 자라는 아파트로 기록 도전한 결과, 지난 7월 한국기록원측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았다. 꽃뫼버들마을은 현재 초본류 227종, 야생초 50종, 목본류 91종 등 400여 종에 이르는 많은 식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봉사단체인 꽃뫼버들마을나누며가꾸기회 조안나 회장은 꽃을 가꾸며 농담처럼 시작된 얘기가 이렇게 인증서 도전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줄은 몰랐다고 회고한다.
“이곳에 이사 와서 10년 동안 취미삼아 1층 화단에 꽃을 심게 됐죠. 그걸 보던 아파트 주민들이 하나둘씩 자신의 1층 화단에도 꽃을 심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5년 전 쯤엔 150여 개의 꽃과 묘목들이 심겨져 있더라고요.” 대한민국에 이렇게 꽃을 많이 심은 아파트는 여기밖에 없을 거라는 누군가의 얘기에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나 싶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국기록원측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전달을 받고, 3개월 간 마을식물종류를 조사하고, 국립원예특작과, 푸른녹지사업소, 식물분류학 박사 등 5명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전문가도 모르는 꽃 한두 가지는 이름을 붙이지 못한 것도 있다. 각자 친정이나 시댁에서 가져오기도 하고, 야생화 판매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등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모이다 보니 종류수가 다양해진 것 같다고 조 회장은 설명한다.
“기록인증 도전은 지난번 한평퇴비팀(본보 917호 게재)으로 2012수원시민창안대회에서 수상한 상금도 계기가 됐어요. 마을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곳에 쓰자는 생각도 있었고, 더 나아가선 다른 아파트들도 우리의 이런 사례를 보고 단지 내 꽃심기를 활발히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조 회장의 이런 작은 노력들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 달에 한번 정도 꽃시장에 가서 꽃을 구입하고 심고 가꾸는 과정을 반복하며 어떤 꽃들이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 연구한다. 2012 하반기 마을르네상스 공모사업에도 참여, 단지 내 꽃들을 이용해 달력을 만들 계획도 있다. 스토리 밑 작업도 병행해 내년쯤에는 야생화도감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시의 지원도 약속받았다.
겨울이면 자발적으로 집 앞 눈을 쓸고, ‘어울림방’이란 커뮤니티공간에서 서로의 재능기부로 더불어 사는 행복을 전하는 주민들, 꽃뫼버들마을의 선구자적인 행보가 앞으로도 어떤 놀라운 결과들을 보여줄지 또 기대가 된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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