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사] ‘삼류를 일류로’ 융합인재사관학교 김영록 한양대 특임교수

길 잃은 청춘들 ‘폭풍 성장’ 시키다

지역내일 2012-08-21

‘어설픈 일류 보다 하겠다는 삼류를 일류로 키우고 일류는 초일류로 키운다’ 공격적인 슬로건을 내건 융합인재사관학교. 대기업 입사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있는 대학생들,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서 스스로를 ‘루저’ 취급하는 나약한 20대들에게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사는 법을 알려주는 곳이다.


 융합인재 ‘성실과 유능, 지식과 지혜’ 필수
 2년 전 학교도 전공도 개성도 제각각인 대학생 12명이 사관학교에 입학했다. 2주에 1번씩 1년 동안 총 24회의 교육이 진행되었다. 학비는 전액 무료. 끝없는 독서와 토론,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각 분야 전문가 8명으로 이루어진 빡빡한 강의가 이어졌다. 사관학교답게 규율도 엄격해 어기는 사람은 바로 탈락. 1년이 흘러 12명 중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단 4명. 하지만 이들의 ‘폭풍 성장’은 눈부셨다.
 대기업 입사가 목표였던 서울대 출신 여학생은 ‘중국 트렌드 전문가’라는 새로운 인생좌표를 설정했고 보잘 것 없는 스펙 때문에 기가 죽었던 한 대학생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청와대 인턴의 문을 두드렸다. 이처럼 다들 스스로 설계한 길을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인재사관학교의 중심에 ‘김영록’이 있다. 올해 한양대 특임교수가 되기 전까지 그의 인생사는 변화무쌍했고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고생스럽지만 우직하게 실천하며 살았다.

 잘나가는 건축사무소 대표, 인생을 리셋
 포항 출신의 그는 원래 건축사무소 대표였다. “위로 형, 누가가 수재였어요. 전국 상위 1%였던 형, 누나 때문에 열등감이 많았죠. 은연중에 난 부족한 구석이 많으니까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살았어요.”
 가난한 건축공학도였던 그는 대학시절 내내 신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자가발전했다. 설계사사무소 실습생으로 입사해 대리, 과장으로 고속승진을 거듭하며 ‘건축 설계의 실력자’가 되었다. 건축사무소를 차린 뒤에는 각종 공모전에서 대상을 타고 관급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돈도 꽤 벌었다.
 “건축설계사로서 10년간 죽을 만큼 달렸어요. 어느새 포항의 유지가 되어 있었고 재산, 명예, 인맥 뭐든 남부러울 게 없었죠. 떵떵거리며 살만큼 기반을 닦았을 즈음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포항에 지식협회를 만들어 포럼을 열고 전국의 지식세미나를 찾아다니며 ‘신지식’에 늘 갈증을 느꼈던 그다.
 ‘가난하고 평범한 사람의 롤모델’을 꿈꾸었던 그는 포항에서 누렸던 ‘기득권’을 포기하고 혼자 서울로 상경했다. 서른두 살, 세 아이를 둔 가장의 ‘독한 결정’이었다. “벼랑 끝 전술이 내 주특기입니다. 교육이라는 화두를 붙들고 서울이라는 메이저리그에 나를 세우고 싶었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때 아내만은 지지해 주었죠. 그 믿음이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고시촌에 둥지를 튼 그는 ‘건축의 창조성, 비즈니스 경영마인드, 가치’가 어우러진 교육 콘텐츠를 차근차근 준비했다. 세 곳의 회사를 다니며 교육, 마케팅 현장 경험을 쌓았고 시간을 쪼개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도 다녔다. “삼류가 일류가 되려면 2배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새벽 5시면 일어나 영어, 중국어 공부하고 각종 책을 탐독하며 강의 자료를 만들었어요. 노력이 쌓일수록 신기하게도 귀인들이 나타나고 새로운 길이 열렸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전문위원, 중기청 시니어창업 전문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평가위원, 융합인재개발연구소 소장, 한양대 특임교수. 그의 지난 6년을 말해주는 다양한 이력들이다. 평범이 비범을 이기기 위한 치열한 공부, 밑바닥에서 CEO까지 올라온 독특한 경험이 녹아든 그의 강의는 인기가 높았고 특히 대학생들이 열광했다.

 give, give and forget!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 인재는 성실과 유능,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 사람입니다.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대학생들에게 인생의 비전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일본 마쓰시다 정경숙을 벤치마킹해 만든 융합인재사관학교(
www.convergence.or.kr). 출신대학, 전공 상관없이 선발기준은 오로지 ‘배움 의지’였다. 경제적인 형편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사비를 털어 학생들을 교육시킬 만큼 그는 배짱이 두둑했다.
 “give, give and forget. 내 인생 철학입니다. 학생들을 교육할 때도 나눔, 봉사, 배려를 특히 강조합니다.” 김 교수는 청춘들의 성장스토리를 담은 <융합인재, 우리는 함께 간다>는 책을 펴냈다. 현재 2기생이 ‘열공’ 중이며 10월에 3기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특히 여러 대학에서 이곳의 커리큘럼에 관심을 가지며 도입을 검토 중이다.
 “처음 사관학교를 열었을 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로지 ‘진정성 있는 교육자’라는 ‘가치’만 갖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이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새로운 일들이 계속 가지치기 하고 있습니다. 내 꿈이 전국 8곳에 사관학교를 내는 건데 몇 년 안에 실현될 듯싶습니다.” 꿈을 쫓아 살다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김영록 교수.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해맑게 웃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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