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스마트폰 비켜!
함께 하면 더욱 즐거운 ''추억의 놀이''
오랜만에 친구 가족들과 여행을 간 주부 이민영(38. 재송동)는 사뭇 달라진 여행의 모습에 많이 놀랐다. “예전에 아이들이 어릴때엔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밖에 나가 뛰어놀고 어른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각자 방에서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게임을 하고 어른들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라며 스마트폰 없이 놀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가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밖에서 다같이 뛰어 놀고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을 했는데 예전에 하던 놀이들을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다.
기계와 혼자 노는 것이 아닌 아이들과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전 놀이들을 다시 꺼내어 재미도 느껴보고 추억도 더듬어보자.
다이아몬드 게임으로 머리 좀 써볼까?
초등학교 때부터 다이아몬드 게임을 즐겨 해왔다는 이혜정(용호동·41) 씨. 몇 달 전에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게임판을 샀단다. “요즘 아이들은 틈만 나면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살더라고요. 서로간의 소통 없이 모니터나 액정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던 차에 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다이아몬드 게임이 생각났어요.”
게임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 나름의 전략도 필요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2~3명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라 좋았어요. 아빠에게 내리 세 번을 지고 난 뒤 승부욕에 불타더라고요. 반드시 설욕전을 펼치겠다나?”
어차피 전자기기에 익숙해진 세대. 컴퓨터를 못하게 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놀거리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이 씨의 경우 여럿이 어울릴 수 있는 보드게임을 강력 추천한단다.
추억의 부르마블 게임
“초등학교 때, 어느 날 밤에 친정아버지 친구분이 어렵사리 구해왔던 부루마블 게임. 그 날은 12시를 넘겨 가며 놀았더랬죠. 요즘도 추억의 보드 게임들이 여전히 팔리고 있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놀기에 제격이다 싶어서 얼른 샀죠.” 정말 기대하고 기다렸던 게임이라 뛸 듯이 기뻤던 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김지현(광안동·40) 씨다.
부르마블 게임은 주사위를 굴려 나오는 대로 행하면 되는 놀이라 초등학교 저학년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건물을 사고팔며 계산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저절로 경제 개념이 생기는 놀이다. “어떤 나라를 사고 어떤 건물을 지을지 나름 고민을 하죠. 중간중간 행운의 열쇠로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기도 하고요. 모조 지폐를 사용해 저절로 더하기 빼기를 배울 수 있어 참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요즘도 삼삼오오 모여앉아 주사위를 굴리는 재미에 흠뻑 빠진다는 김 씨네 가족이다.
“바둑이 게임보다 더 재밌어요”
초등 1년, 3년생 두 아들을 둔 박현정(39·용호동)씨는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 중 바둑을 1년째 보내고 있다.
“게임이 재밌니? 바둑이 재밌니?”
박씨의 질문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바둑이 재밌어요”라고 대답한다.
“왜?”
“게임을 하면 눈이 나빠지지만 바둑을 하면 머리가 좋아져요”
“집중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고 수학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의 세뇌교육(?)에 의한 교과적인 답변이겠지만 아이들이 좋아라 하는 건 사실이란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이라 가끔 학년 높은 형들을 바둑 대국에서 이기기도 하니까 신나하는 것 같아요. 특히 개구쟁이 남자 아이들을 좀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데 도움도 되는 것 같구요. 큰 아이는 승급 심사도 두 번 받았는데 목표의식도 생기고 집중력과 수학적인 창의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생각이 깊어지는 “장군이요~ 멍군이요~”
얼마 전 마트에서 6살 아들이 우연히 산 장기판이 요즘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주부 김진경(좌동·40)씨.
“장기가 뭔지도 모르고 장기판을 사겠다는 아들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산 장기지만 요즘 온 가족이 장기 재미에 빠졌어요. 어린 시절 몇 번 했던 기억으로 별 기대 없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는데 초등 4학년 딸이 아주 흥미롭게 배우더라구요. 며칠만에 실력이 저랑 거의 같아졌어요.”
장기는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면서도 경기가 흥미롭게 진행된다고 김씨는 말한다. 덤으로 한자 공부까지 돼 더 좋다. 6살 아들이 차, 포, 마 등 한자를 읽고 경기 방식까지 이해하기 시작해 김씨는 솔직히 횡재한 기분이다.
전통 놀이를 요즘 아이들이 접하지 못 해서 그렇지 막상 시작하면 아주 재미있어 하고 교육적 효과도 높다는 걸 김씨는 이번 기회로 알았다. 끝까지 가야 승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기의 묘미를 안 딸 아이, 요즘 표정이 범상치 않다고 한다.
수개념은 물론 대근육, 소근육 발달에도 그만인 “공기”
어린 시절 돌멩이를 주워 친구들이랑 공기놀이를 했다는 강은진(재송동·42)씨 집에는 문방구에서 파는 공기가 백개쯤 있다. 조금씩 사 모은 것이 어느덧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다른 장난감에 비해 저렴하잖아요. 첫째 아들이 어릴 때부터 모으기 시작했는데 둘째 아들이 합세해 그렇게 됐죠. 예전에는 남자 아이들은 공기놀이를 안 했잖아요. 그런데 아이들과 우연히 공기놀이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십진법 개념이 훌륭하게 발달하더라구요.”
공기를 자주 헤어리다보니 수를 빨리 헤아리고 큰 수 개념도 쉽게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손가락 끝으로 잡고 허공으로 던져 받는 등 민첩한 손동작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단순한 모양이라 위험하지도 않고 색깔도 다양해 놀이감으로 쓸모가 있다는 강씨. 아이들 유치원 가고 나면 가끔 혼자 앉아 예전에 친구들과 하던 공기 실력을 확인해 본다. 묘기에 가까운 이런 동작을 웬만한 아이들이 다 했던 예전의 우리 놀이가 참 훌륭하다고 강씨는 말한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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