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 / ''미래소년''

도심 속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이색 공간

지역내일 2012-08-20

올 여름은 유난히 심심하고 지루하다. 무엇보다 살인적인 더위 탓에 운신의 폭이 좁았던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폭염 속을 뚫고 어디론가 떠난다는 게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서서히 폭염도 수그러들고 기온도 떨어져 제법 살만해졌다. 이젠 어디론가 나서도 되지 않을까. 늦은 오후 잠자던 일상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 만한 신사동 키덜트 다이닝 레스토랑 ‘''미래소년''’을 찾아가 보았다.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을 위한 청춘식당
신사역 사거리에서 가로수길 맞은편 첫 번째 골목을 따라 들어가 막다른 길에 이르자 해바라기로 단장한 아담한 카페 하나가 오롯이 앉아 있다.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와 허를 찌르는 독특한 발상의 소품들로 꾸며진 이곳, 자신도 모르는 새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을 위한 청춘식당 ‘''미래소년''’이다.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먼저 인사를 전하는 이는 다름 아닌 선한 눈망울의 당나귀 미코와 럭키. 유난히 여름을 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샤워를 즐긴다는 이 당나귀들은 이미 가로수길이 명물이 된 지 오래다.
미니 화단의 앙증맞은 소품들을 구경하며 매장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영원히 늙지 않는 ‘''미래소년''’이 살 것만 같은 개성 넘치는 공간이 자리한다. 무엇보다 여느 교실의 교훈을 연상시키는 한쪽 벽면에 걸린 액자가 나이든 청춘들을 위로한다. ‘몸이 그러면 어때요. 마음만 소년이면 되지’. 이곳을 찾는 ''미래소년''들은 아마도 이 청춘식당의 모토에 진심으로 위로받고 힘을 얻는지도 모를 일이다. 레스토랑 안을 둘러보면 때로는 장난기 넘치는 발상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소품들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발상의 전환을 꾀하고자 하는 이들의 휴식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광고대행사 출신인 심재진 대표의 야심작
‘''미래소년''’의 심재진 대표는 광고대행사 출신이다. 10여년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3년 동안 치밀한 준비 끝에 지난해 말 문을 열었다. 
“히피문화, 찢어진 옷, 기성문화에 대한 조롱 등이 연상되는 B급 문화지향의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었어요. 기존의 다이닝이란 정형화된 이미지를 타파하고 싶기도 했고요. 제 방에 모아놓았던 소품들이 큰 역할을 했지요.”
삼청동 카페 분위기가 나는 것도 그가 연출한 흔적이다. 그는 ‘''미래소년''’을 열고 후미지고 어두운 신사동 골목을 살아있는 벽화골목으로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성인동화 콘셉트로 이어지는 이색 골목그림에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하나같이 참신한 발상이라고 말한다. 야심찬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앞으로 ''미래소년''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한여름 밤, 도심 옥상 방갈로에서 별을 헤다
리포터를 놀라게 한 것은 12석 정도밖에 안 되는 아담한 ''미래소년'' 레스토랑에 방갈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옥상 위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이름하여 옥상 위의 방갈로. 콘크리트 바닥에 잔디를 깔고, 여름철 가족들의 쉼터였던 평상을 이용한 세련된 분위기의 방갈로는 도심의 지친 영혼들이 쉬어가기엔 더없이 좋은 곳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별이 총총 뜬 한여름 밤, 이곳에서 맥주 한잔 하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만 같다. 이미 소문이 났는지 이곳은 저녁이면 대개 만석이 된다. 방갈로는 사전 예약은 필수, ''미래소년''의 주 고객층은 20대~50대 사이의 여성들이 많으며, 주말엔 가족단위 손님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내 분위기처럼 음식 맛도 신선
‘''미래소년''’에서는 요리도 창작요리가 주를 이룬다. 오너 셰프인 심 대표가 오랜 시간 숙고 끝에 개발한 창작요리들이다. 그 대표적인 메뉴가 한우완전정복 미니철판(150g, 34000원)과 흑맥주오븐족발. 한우완전정복 미니철판은 한우의 생등심, 생살치살, 부채살 등 한우의 귀한 부위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메뉴이다. 특히 고기를 숯불 등에 구워먹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미래소년''에서 실용실안등록 출원한 12mm 두께의 미니철판에 아주 천천히 구워먹는 게 포인트다. 철판은 이미 가스불에 400℃로 달궈 나와 고기를 올려놓으면 천천히 익는다. 
또한 ''미래소년''의 최고 인기 메뉴인 흑맥주오픈족발은 기존의 평범한 족발과는 모양새부터 다르다. 기존 족발과 달리 이곳에선 족발이 통째로 자체 개발한 기구에 꽂혀서 나온다. 직접 썰어 먹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요리이다. 24시간 흑맥주와 14가지 향채에 냉장숙성한 생족발을 고열의 오븐에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런치메뉴로는 키조개 관자와 블루치즈가 어우러진 키조개 크림파스타(10,000원), 생 코코넛의 과육과 커리를 조합한 이국적인 맛이 일품인 코코넛 커리라이스(9,000원) 등이 있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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