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궤양은 헬리코박터균 때문이다?
위궤양은 흔하게 발생하는 위장 질환의 하나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위의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에 결손이 생겨
점막근층 이상까지 손상이 진행된 것을 말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위궤양 환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높고, 남녀 모두 직장인이 비직장인 보다 위궤양 진료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위궤양의 원인은 무엇일까?
▶ 먼저 헬리코박터균을 꼽는다. 위궤양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구강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감염된 물이나 야채, 어패류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과거보다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감염률이 감소하고 있다. 감염방지를 위해선 철저한 개인위생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아스피린 등의 약물도 위궤양의 원인이 된다. 소염진통제나 아스피린 등의 약물 때문에 직접적인 점막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위 점막 방어 물질이 억제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약물이 궤양유발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약물복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 흡연과 음주도 원인이 된다. 흡연은 여러 연구에서 궤양의 유발인자로 돼 있다. 또한 지나친 음주도 위산분비를 자극하고, 직접적으로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궤양의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 스트레스도 궤양의 원인 중 하나며 스트레스는 궤양 환자들 사이에서 궤양 합병증 발생률도 증가시킨다. 최근 20~30대 직장 여성들의 위궤양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위궤양 증상과 합병증은?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상복부 불쾌감, 상복부 통증, 식욕부진, 속쓰림 등이 나타난다. 식후 속쓰림은 일반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고 나서 악화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전형적인 증상은 아니다. 그러나 증상 자체가 질환에 특징적이지 않고, 질환의 심한 정도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복통이나 속쓰림 등이 평소와 다를 경우, 스트레스 등에 인한 것으로 자가진단하고 쉽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위궤양 합병증으로는 위궤양 출혈, 천공 등이 있다. 위궤양 출혈 증상으로는 토혈, 검은색 변(흑색 변) 등이 있다. 천공 시 심한 복통, 발열 등이 있으므로 이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야 한다.
위궤양 진단은?
위궤양의 진단은 상부위장관내시경 및 상부위장관조영술이 있다. 과거에는 위장관조영술이 많이 이용됐으나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된 이후에는 위장관조영술의 역할은 축소됐다. 진단 정확도가 위장관조영술이 상부위장관내시경보다 상당히 떨어진다. 또한 궤양은 양성과 악성 감별을 위한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없어 위장관조영술을 일차적인 진단방법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검사 시 궤양이 발견되면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감염 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 좋다.
위궤양 치료 후, 완치 확인은 필수!!
궤양이 진단되면 항궤양성 제제를 4~8주 복용해야 한다. 증상은 약물 복용 후 1~2주가 지나면 소실되나 궤양이 완전히 치유되는 데는 4~8주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충분한 기간 동안 의사의?지시대로 투약하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된 경우 1~2주간 제균치료를 받아야 한다. 헬리코박터 치료가 끝나고 위궤양 치료가 끝난 뒤에는 증상이 없어도 꼭 추적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헬리코박터 제균 성공 여부를 확인하고, 제균이 실패한 경우 2차 제균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위궤양 치료 후에는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위궤양은 악성 위궤양 감별이 필요한데 치료 후 꼭 다시 조직검사를 해서 확인해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해 금연은 필수이며,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한다. 위궤양은 흔한 질병이며 비교적 약물로 쉽게 치료가 되고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의 감소 등의 이유로 과거보다 발생률이 많이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스트레스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 소염진통제의 무분별한 복용 등으로 여전히 위궤양과 그 합병증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운동과 여가활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없애고 금연 및 적절한 음주 습관을 가지는 것이 위궤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헬리코박터 균이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이란 위의 유문(파이로리)부위에 사는 나선(헬리코)모양의 균(박터)을 말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하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전 국민의 46.6%, 성인에서는 69.4%의 감염률을 보인다. 위궤양, 만성위염, 위암의 원인균으로 지목받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우리 몸에 사는 일종의 세균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으면 치료가 된다. 특이하게도 헬리코박터균은 위산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균이기 때문에 위산억제제를 같이 먹으면 치료 효과가 더욱 크다. 보통 항생제 2종류와 위산억제제 1종류를 포함해 모두 3종류의 약을 1~2주 정도 먹으면 약 80%의 제균률을 보인다. 최근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면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아도 균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러한 경우 2차 치료를 통해 균을 없앨 수 있다. 재발 우려에 대해 걱정 하는 사람이 많은데, 성인은 균을 없애고 나면 1년 안에 재발할 우려가 2~3%로 낮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헬리코박터균을 확실한 발암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 아동기에 주로 감염되며, 감염경로는 가족 내 감염, 특히 어머니로부터의 감염이 주된 경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으로 감염이 일어나는 것이 거의 확실하며 키스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단 한 번의 키스만으로 감염이 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국내 전문의들은 위암 예방 차원에서 헬리코박터 균을 치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서구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상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을 하기 전에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흔하고, 위암이 많은 상황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을 먼저해 정확한 원인을 살핀 다음 의사와 상의하여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하고 있다. 다만 만성위염이 있거나 위십이지장 궤양 등을 앓은 경험이 있는 경우,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암 수술 후 등에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닥터칼럼 내과3과 이상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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