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막말, 욕설 등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비어(卑語)의 사전적 의미는 ‘점잖지 못하고 천한 말’, ‘대상을 낮추거나 얕잡는 말’이다. 비어를 사용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또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지만 이미 일상생활에서 비어 사용은 보편화 되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의 8.1%, 성인이 업무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3.5%, 여가시간에 사용하는 단어의 12.5%가 비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한양대 연구팀이 국립국어원에 제출한 ''청소년 언어실태 언어의식 전국 조사''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고교생의 80.3%, 초등생의 60.7%가 욕설, 비어, 조롱 등의 공격적 언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비어는 ‘통속적으로 쓰이는 저속한 말’을 뜻하는 속어(俗語)보다도 더 비천한 느낌을 듣는 이에게 주기 때문에 말하는 이가 의식하지 못하고 무심코 던진 비어 한마디가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생각해 보시라 경찰인 당신은 짭새라 불리고 싶은가, 당신의 머리는 대가리인가? 소중한 내 현장 직업을 노가다, 공돌이라 칭하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사실 비어의 사용빈도가 일상생활 속에서 커진 것은 컴퓨터의 보급과 PC통신이 탄생하면서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PC통신이 인터넷으로 발전했던 것처럼 비어 또한 ‘막말’로 변모되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일상 속에 자리한 것이다. 최근에는 영상 미디어를 통해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일부 방송인들의 막말 사용이 늘어남과 동시에 이를 여과 없이 송출하는 방송사들의 무통제, 심지어 일부 국회의원과 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에서 조차 막말이 난무하며 대중들의 언어생활을 오염시키고 있다. 욕설은 비어보다 더 큰 해악을 끼친다. 욕설은 ‘자신의 정서적인 흥분을 발산하는 것’이 그 목적이기에, 상대방의 반응을 예기하지 않게 되고, 이에 따라 화자의 품위와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청자는 위축감, 불쾌함, 나아가 모욕까지 느끼게 된다. 앞서 언급했지만, ‘말’은 곧 그 사람의 ‘행동’이자 ‘세계관’이며 ‘인격’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대화에 임해야 한다. 하물며 부모가 자녀에게 사용하는 말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열마디 훌륭한 가르침이 적절치 못한 비어 사용으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서해원박사 (쏘올최면심리연구원 일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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