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화정고 정승윤 학생

지역내일 2012-08-16

제3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화정고 정승윤 학생
“지퍼사이에 천이 끼는 불편함, 이너지퍼로 해결하세요”


지퍼를 올리다가 지퍼사이에 천이 끼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가방이나 점퍼 등 지퍼가 달린 물건을 사용하면 으레 겪는 불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에 무감하다. 하지만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저런 고심을 한 결과,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발명왕이 있으니 바로 화정고등학교(김재민 교장) 2학년 정승윤 학생이다. 정승윤 군은 ‘옷이 끼지 않는 지퍼-이너지퍼’라는 작품으로 299편의 전국대회 출품작 중 영광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너지퍼(Inner-Zipper)는 과학적 원리에 기초하면서 당장 실생활에 활용해도 될 만큼 실용성이 높은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생활의 불편함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세상은 발전한다. 정승윤 학생의 이너지퍼 덕분에 점퍼에 지퍼가 끼어 고생하는 일은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 같다.



불편은 발명의 어머니
정 군은 가방 지퍼에 끈이 끼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끙끙 거리며 간신히 끈을 빼낸 불편함이 발명의 시작이었다. 지퍼는 의류나 가방 등 우리 생활에 쓰임이 많다. 하지만 지퍼 사이에 무언가 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었다. 어머니의 스카프가 가방 지퍼에 끼인 적도 떠올랐다. 정 군은 불편함이 있으면 이를 개선해보려고 노력하는 성격으로 처음 도전한 발명에서 이너지퍼를 세상에 선보였다. 일반적인 지퍼는 잠기는 부분, 즉 이빨이 안쪽에 위치하며 잠그는 장치인 슬라이더가 바깥쪽에 있다. 그래서 슬라이더의 안쪽과 이빨의 바깥쪽 사이에 약간의 틈이 생기고, 이 틈 사이에 천이 끼게 된다. 이너지퍼는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 위치를 바꿨다. 잠그는 장치인 슬라이더를 이빨의 안쪽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해 슬라이더와 이빨의 틈이 없어 천이 끼지 않도록 했다. 지퍼의 외형도 기존의 것에 비해 한결 보기 좋아졌다. 정 군은 “평소 불편한 것이 있으면 관심을 갖고, 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힘들고 어려운 제작과정을 잘 극복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끊임없는 시도,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그러나 이너지퍼가 처음 생각대로 뚝딱 만들어 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지퍼의 원리를 파악해 이너지퍼를 설계했지만 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1,2차 지퍼를 제작했을 때는 손으로 가공하기 쉬운 우드락을 재료로 했다. 우드락은 재질 특성상 마찰력이 강해 결합력은 좋았으나, 강도가 약해 잘 부서졌다. 또 슬라이더의 각도를 완만하게 세공하기 어려워 지퍼를 잠글 때 의도한대로 잘 잠기지 않았다. 3차에는 지퍼를 아크릴로 제작했다. 아크릴로 제작할 초기에는 이빨의 무게가 많이 나가, 지퍼가 달린 천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어지고 잘 잠기지 않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4차 작품 제작 시에는 이빨의 양옆을 유연성이 좋고 튼튼한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이빨의 무게를 버틸 수 있게 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활용하기 위한 산고의 과정을 겪은 셈이다. 정 군은 “발명의 과정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깨달았다”고 전했다.


휴대폰 배터리의 수명 연장하는 기술 개발하고파
정승윤 군은 대회 준비를 하면서 잠시 소홀했던 학업으로 돌아왔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그는 열심히 공부해 전기전자공학 분야로 진학하기를 희망한다.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이나 신소재 공학을 공부한 후 휴대폰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는 연구를 해 수명이 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정 군의 과학에 대한 흥미는 책에서 시작했다. 어릴 때 어린이용으로 나온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읽고 그는 과학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원본을 다시 읽으며, 과학을 기초로 한 공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발명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다음 같이 조언했다.
“요즘은 융합과학 시대로 여러 과학 지식이 같이 필요한 시대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읽기보다 흥미 분야의 책과 비흥미 분야의 과학책을 함께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또한 발명이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불편했던 점을 잘 포착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유가 있을 때 이를 자주, 조금씩 생각하다보면 아이디어가 딱 떠오르는 순간이 있는데 이것을 캐치하는 것이 바로 포인트입니다. 아이디어를 잘 떠올리려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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