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성적표’ 모든 학생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공부 과잉시대’ 아이러니하게도 공부의 기초 체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많아졌고 ‘공부 기술’에 목말라 하고 있다. 그동안 초중고생 수천 명의 공부 고민을 상담해온 강동구자기주도학습센터 전문가에게 1등 공부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아울러 ‘빛날인’ 코너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각 학교 공신들의 알토란같은 공부 비법도 총정리 해보았다.
▶1000명 공부 도와준 학습전문가의 ‘공부 기술’◀
강동구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장광원 주무관. 건국대 입학사정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위원을 지낸 그는 자기주도학습 분야의 실력 있는 ‘공부 조력자’다. 센터 개관 이후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을 1:1 상담했고 매월 자기주도학습 캠프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상당수 학생들이 공부의 기초 체력이 허약해요. 공부는 누군가 무조건 도와주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요.” 쓴 소리를 던지는 장 주무관은 공부 방법론 보다는 우선 공부의 필요성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기 부여의 시간부터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다음은 성적 향상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기. 보통 25% 향상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공부 효율을 위해 책상 정리는 필수. 1년 이상 방치된 책과 문제집은 과감하게 정리한다. 책상 위에는 수시로 볼 수 있도록 연간 학습 계획표, 희망 대학의 모집요강을 붙여놓는다. 탁상용 달력을 활용해 주간?일일 계획표를 기록하며 공부 스케줄을 관리한다. 계획표 활용이 서툴고 의지가 약한 학생들은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공부 플랜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실제 활용하는 학생은 한 반에서 10명 남짓입니다. 센터를 찾는 학생들은 모의고사, 학생부 성적표를 보면서 현 수준을 객관적으로 살핀 후 시간관리 계획표를 쓰게 합니다. 그런 다음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만나 트레이닝 받다보면 점차 시간관리 기술이 길러집니다.” 장 주무관의 설명이다.
내신 대비를 위해서는 자습서, 문제집을 100% 활용할 것을 강조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자습서가 없고 수업시간에 필기를 안 하는 학생이 꽤 많습니다. 주요 과목별로 선생님이 사용하는 자습서를 준비해 주말 마다 꼭 예습하도록 합니다. 한 주간 배울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 한 과목당 30분 정도면 되요. 그런 다음 수업 시간에 집중해 들으며 주요 사항을 메모하죠. 기초 체력을 기른 뒤 문제집을 집중적으로 풀면 95점 이상은 나옵니다.”
특히 시험 치른 후에는 문제 유형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지와 교과서, 자습서, 문제집을 맞춰보며 어느 부분에서 나왔는지 체크하면 출제경향을 확인할 수 있고 다음 시험의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그동안 장 주무관과 만난 뒤 전교 석차 100등 이상 올린 학생들이 꽤 많다. “광문고에 다니던 2학년 여학생은 2~3등급 수준이었어요. 꼭 만점을 받고 싶다며 센터를 찾아왔지요. 의지가 강한 학생이라 공부 플랜대로 실천하더니 방학 끝난 뒤 1과목 빼고 모두 100점을 받았어요. 또 다른 학생은 2주에 1번꼴로 1년간 공부 코칭을 받더니 4~5등급 수준이었던 성적이 수능 시험에서 3등급으로 올랐어요. 사실 ‘공부 기술’은 별 것 없어요. 의지와 끈기만 있다면 성적은 오릅니다. 그동안의 상담 결과가 입증합니다.”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장광원의 ‘전교 석차 100등 올리기’
-책상에 연간 계획표, 원하는 대학의 모집 요강 붙인다.
-선생님이 쓰는 자습서로 주말에 일주일 분량을 예습하자.
-쉬는 시간마다 수학 두 문제씩 풀자.
-시험 한 번에 한 등급씩 올리자. 다섯 문제만 더 맞으면 한 등급 올라간다.
-시험 끝나면 시험 유형을 분석해 본다.
▶고교 공신들의 공부 비법◀
우리 학교 전교 1등의 공부법은?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관심사다. 리포터가 그동안 인터뷰한 각 학교 공신들은 크게 두 부류. 초등학교 때부터 최상위 성적을 줄곧 유지하고 있는 ‘우월한 DNA의 소유자들’, 다른 한 부류는 중상위권 성적을 맴돌다 드라마틱하게 전교 등수를 올린 ‘의지의 한국인들’. 후자에 속하는 학생들은 제일 먼저 ‘공부 몸 만들기’부터 시작했다. 책상 앞에 무조건 앉아 있는 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길렀고 공부 습관을 다잡았다. 한영고 김태현 군은 방학동안 도서관에 하루 8시간씩 앉아있었다고 털어 놓는다. “처음엔 고작 1시간 공부하고 나머지 시간엔 공상하거나 소설책을 보더라도 꾹 참았어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녔더니 공부에 점점 탄력이 붙었지요.”
이런 훈련을 통해 학교, 학원 수업 외에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또한 1일 단위 학습 플랜을 꼼꼼히 작성해 공부 진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대원외고 김서라양은 “매일 공부 스케줄 표를 짜서 목표만큼 하지 못하면 잠을 줄였어요. 이런 노력 이 쌓이면서 성적이 점차 올랐습니다.”라며 계획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목별 선택과 집중 전략도 적절히 활용한다. 동북고 출신 신동주군은 “올림피아드대회 준비할 때는 오로지 화학만 공부했어요. 대회에서 상을 탄 뒤 자신감이 붙으니까 수학 등 다른 과목에 동기 부여가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한 과목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얻어 자신감이 붙으면 ‘성적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취약 과목을 극복하기 위해 본인만의 공부노트가 필요하다. 고전문학 분야에 약한 동북고 이건희군은 “교과서, 노트필기, 참고서, 문제집을 샅샅이 훑으며 나만의 교과서를 만들었어요. 그걸 반복해서 보니까 공부의 맥이 잡히고 예상문제가 보이더군요.”라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최상위권 학생들도 수학은 힘든 과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과서 개념을 이해한 뒤 문제집의 틀린 문제는 풀이 과정을 외울 만큼 반복해서 풀며 시간을 투자한다. “한 문제집을 세 번씩, 틀린 문제는 다섯 번 반복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인터넷 강의를 찾아 반복해서 들었죠. 달달 외우는 수준까지 되자 수학의 맥이 잡히고 성적이 오르더군요.” 김태현군의 경험담이다.
이처럼 최상위권 학생들은 공부 계획표에 따른 철저한 자기 관리, 긍정적인 마인드와 성적이 오를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근성, 삼박자를 갖추고 있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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