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우수성 홍보 스피치로 오바마상 수상했어요
한미친선을 위한 한미학생예능교류에서 한국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학생이 있다. 바로 분당 낙생고등학교 3학년 안소영 양. 지난 2월 대한민국 예능단 미주 공연을 통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미국에 알리는 한미학생예능교대회가 있었다. 안 양은 이 대회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스피치발표를 했고, 공연단 대표 인사말과 함께 대회 진행까지 맡아 현지 언론으로부터 집중을 받았다. 안 양이 오바마상과 더불어 미국 LA교육감상까지 동시에 수상 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활동해 왔던 나눔과 배려의 정신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하나의 결과물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학생 영어말하기 대회 대상 수상으로 미국행
“미주 공연은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값진 도전이었고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어요. 협동심과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로 29회째 진행되는 한미학생예능교류 공연은 LA교육감님을 비롯해 주변 학교의 교장 선생님들, 한인회장님 등이 참석할 만큼 큰 행사거든요. 그런 대회를 진행하려니 너무 떨려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날 지경인데 좋은 결과가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안 양이 한미학생예능교류 대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11년 대한민국 학생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 덕분이다. 이 대회 수상자들에겐 한미 학생 친선교류의 명목으로 미국행 티켓이 주어졌다.
“대한민국 학생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저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발표했어요. 한글이 세계 어느 나라의 언어보다 과학적인 언어임을 강조했죠. 모음과 자음의 창제원리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한글을 우리 몸에서 나오는 소리와 자연음 사이에서 조화를 이룬 세계 최고의 언어라고 결론지었답니다.”
영어말하기 대회의 수상자 자격으로 한미친선 예능단에 합류. 한국무용, 부채춤, 발레, 문화홍보 스피치 등 여러 영역에 특기를 가진 학생들과 함께 미국 LA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많은 현지 친구들과 교감하면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는 안 양이다.
한글과 영어 2개 언어로 온라인 카페 만들어 한국알림이 나서
이를 계기로 안 양은 평소 함께 활동해 오던 봉사동아리 ‘나누미’ 회원들과 함께 좀 더 적극적인 한류전파에 나섰다. 그 첫 번째 활동이 바로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번역하는 일. 우리가 외국동화를 많이 알고 있는 것에 비해 정작 우리의 전래동화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국가와 국가가 가까워지는데 무엇보다 문화의 힘이 크다는 사실을 미국 공연을 통해 직접 체험하게 되었어요. 우리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우리의 문학을 세계에 알리자는 것이었죠. 마침 한류의 바람을 타고 어느 때보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나누미’는 안 양이 직접 만들어 현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봉사동아리다. 현재 60여 명의 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에 카페를 만들어 활동내용을 올리고 한글과 영문 2개 언어로 홍보물을 올려 해외친구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안 양은 카페를 통해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에 대한 내용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매주 보육원 ‘혜심원’과 위안부 할머니의 집 ‘나눔의 집’ 봉사
“위안부 할머니들이 계시는‘나눔의 집’은 제가 2학년 때부터 매주 방문하던 곳이에요. 친구들과 함께 나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니들의 말벗도 해드리면서 청소도 하죠. 역사적 비극으로 슬픔을 안고 계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혹시 말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처음에는 무척 조심스러웠는데, 오히려 그분들께서 우리들을 친손녀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신답니다.”
청소년들은 물론 좀 더 많은 세대들이 우리 역사의 아픔을 인식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안 양의 바람이다.
교내 봉사상을 휩쓸 만큼 봉사정신을 인정받은 안 양.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방문해 온 곳이 아동보육기관인 ‘혜심원’이다.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다니던 혜심원은 안 양에게는 집처럼 편안한 곳이라고.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안 양은 혜심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습지도를 시작했다. 그 외 급식지도, 각종 행사 보조요원의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부모님이 다니시던 곳이라 무심코 따라갔는데 그 곳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깨닫게 되었어요. 가진 것이 많음에도 불평하는 저에 비해 혜심원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이나 표정이 그렇게 밝고 맑을 수가 없어요. 그 곳에 가면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우고 오게 됩니다.”
봉사시간 520시간 넘는 자타공인 봉사왕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친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나누미’ 동아리를 결성, ‘나눔의 집’과 ‘혜심원’의 후원계획도 체계적으로 세우게 됐다.
“그동안의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나눔의 집 홍보대사로 위촉됐어요. 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홍보와 활동이 필요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나누미 동아리도 만들게 된 것입니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수록 나눔의 힘은 커지는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친구들이 호응해주어 분당 AK백화점 1층에서 ‘찾아가는 일본 위안부 역사관’ 전시회도 개최할 수 있었답니다.”
봉사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조금 주고 더 많은 것을 받는 것이라고 안 양은 생각한다. 나눌수록 더 자신으로부터 더 많은 긍정적 에너지가 생겨나고 주변을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를 더 따듯하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안 양이 지금까지 쌓아 온 봉사시간은 무려 500시간이 넘는다. 2010년, 2011년 교내 표창장(봉사활동부문), 2011 성남시 자원봉사활동 수기 공모전 우수상, 제3회 전국 청소년 봉사할동 후기 작품전 대상, 한국 청소년신문사장상(선행부문), 대한청소년 충효단연맹 총재상(봉사상) 안 양의 그간의 수상내역이다.
기업운영 수익 통해 자족적 복지기관 운영하고파
안 양이 봉사와 나눔의 삶을 살고 싶다는 진로를 결정하게 된 것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구체화된 것이다. 장차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특별한 방식의 복지기관을 운영하는 것이 안 양의 꿈이다.
“부모님께 봉사에 관심이 많으시고 실제로도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덕분에 저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봉사의 기회를 많이 갖게 되었죠. 봉사를 하면 할수록 어떻게 하면 소외계층에게 좀 더 많은 사랑을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죠. 그러다가 조금 특별한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기업을 운영해 수익을 내고 그 이익금으로 복지기관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안 양의 포부다.
“기부를 받아 운영되는 복지기관보다는 경제활동을 통해 복지기관의 운영자금을 창출해 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른바 착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죠. 나눔 기업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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