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해도 캠핑은 소수 마니아들의 취미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야영에 관한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자연과 어우러진 바캉스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정말 캠핑이 ‘대세’가 된 듯하다. 아이가 있으니 이런 시대의 흐름을 피해갈 수는 없는 법. 우리도 캠핑가자며 성화인 아이들 덕분에 캠핑에 ‘캠’자도 모르는 초보 4인 가족, 처음 캠핑에 도전해봤다. 이름 주소 연락처 홈페이지 이지캠핑 청평프라자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회곡리 247 0505-466-3626 www.ezcamping.co.kr 둥지오토캠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묵안리 305 031-584-2036 cafe.daum.net/D-CAMP 캠핑라운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650-5 010-4761-1145 www.campinglounge.com 캠핑락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277번지 010-6689-6559 www.campingrock.co.kr 반디캠프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 517-1 010-6280-6635 cafe.naver.com/ksm8558k 알리만오토캠핑장 강원도 춘천시 남면 관천리 383번지 031-275-2012 www.allymancamping.co.kr 솔섬오토캠핑장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유포3리 227-1 033-333-1001 solsum.com
낯선 캠핑, 떠나는 날 아침까지도 걱정에 걱정
얼마 전까지 우리에게 캠핑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아파트의 편리한 생활에 40년 가까이 길들여진 엄마 아빠에게 캠핑은 그저 불편한 여행일 뿐. 콘도나 호텔이 아닌 숙박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1박2일 애청자인 아이들, “우리도 승기오빠처럼 텐트에서 자보자. 우리도 저렇게 바비큐 해먹고 싶다.” TV를 볼 때마다 노래를 불렀고, “친구 누구 누구네는 이번 주 캠핑 간대. 우리도 같이 가면 안 돼?” 하는 애원까지…. 그래서 큰 맘 먹고 결심했다. 한 번 가보자고! 죽기야 하겠어!
막상 캠핑에 도전하려니 어디로, 뭘, 어떻게 가지고 가야하는지 초보자에겐 막막하다. 처음 떠나는 건데, 한 번 가고 말지, 아니면 계속 다닐지 알 수가 없는데 고가에 덩치도 큰 장비들을 덜컥 구입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낸 곳. 캠핑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구비되어 있어서 먹을 것과 이불만 가져가면 되는 캠핑장이 곳곳에 꽤 있다(자세한 장비대여 캠핑장 정보는 <표>참조). 그 중 비교적 가까운 곳을 선택해 입금 완료.
그럼, 이제 캠핑 가서 먹을 메뉴 선정 및 자잘한 준비물을 준비할 차례. 일반 여행과는 달리 뭔가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또 인터넷을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다양한 캠핑 후기들이 나온다. 또 ‘캠핑퍼스트(cafe.naver.com/campingfirst)’, ‘캠핑 & 바베큐(cafe.naver.com/campingnbbq)’ 같은 캠핑 동호회 카페에 후기와 다양한 레시피가 올라와 있어 하나하나 읽다 보니 메뉴와 준비물의 윤곽이 잡힌다. 우리가 가는 캠핑장에는 텐트, 테이블, 의자, 코펠, 버너 등은 물론 매점도 있어 바비큐 소품과 무거운 물 등은 그 곳에서 구입하기로 했다.
날씨 확인도 필수. 주말 캠핑을 앞두고 비가 제법 내린다. 토요일엔 비가 그치고 갠다는 일기예보를 확인했음에도 마음이 심란하다. 걱정되는 마음에 캠핑장에 전화를 걸었더니 돌아오는 고수의 답변, “걱정하지 말고 오세요. 와서 하나하나 해보다보면 다 됩니다.” 마음에 걸려있던 무거운 걱정주머니를 확 날려주는 말이다. 산 속으로 우리만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뭐 어려운 일 생기면 도와주시겠지.
아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자연 체험
막상 짐을 꾸려놓고 보니 마치 한 달 배낭여행 떠나는 규모다. “먹을 것과 이불만 들고 가는 데도 이정도면 도대체 텐트니 코펠이니 다 챙겨서 가려면 트럭 한 대는 있어야 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짐을 실었다. 아이들도 열심히 짐을 옮기며 돕는다고 나선다. 자기들이 그토록 원하던 캠핑을 떠나니 하늘이라도 날 기세다.
토요일 경춘선이라 제법 막혀서 계획 급변경. 점심은 도착해서 해먹으려 했으나 가던 길에 국수와 파전으로 해결하고 다시 열심히 달려 도착하니 오후 3시. 우리가 하룻밤 머물 텐트와 장비들이 가지런히 세팅되어 있다. 이글이글 작렬하는 햇살아래 짐 나르고 나니 벌써 바닥난 체력. 만약 지금부터 텐트까지 치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며 몸이 저절로 텐트에 들어 눕게 된다. 이런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재빨리 수영복 챙겨 입고 개울가로 풍덩! 마냥 신이 났다. 송사리도 잡고 물방개도 보고…. 아이들은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스스로 놀 거리를 찾아낸다. 맨 손으로 잡았다며 조심스레 내미는 물통엔 송사리가 열 마리나 들어있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이제 캠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바비큐와 캠프파이어 시간. 우선 아이들과 함께 쌀을 씻고, 야채도 다듬고, 꼬치도 끼우면서 식사 준비를 했다. 집에선 “방에 가서 책 읽고 있어. 저녁 다 되면 부를게”하던 일상이었지만 이곳에선 가족 모두 주방장이고 조리사다. 또 “빨리 먹어야지. 두 숟갈만 더 먹자” 등등 식사 때마다 벌어지는 실랑이는 어디 갔는지, 고기가 익기 바쁘게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 모습이 참 예쁘다. 또 처음엔 옷자락에 붙어 있는 벌레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곧 적응해서 툭툭 털어내며 싱긋 웃는 모습도 대견하고.
준비해온 고기며 꼬치며 밥까지 싹싹 비워내고 모닥불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캠핑에 와보니 느낌이 어떤지, 학교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들, 특히 평일엔 아이들과 거의 얘기할 시간이 없는 아빠에게 이 시간은 더 없이 소중하다.
바쁜 일상에서 한 걸음 떨어진 꿀맛 같은 휴식
알람시계는 필요 없다. 환한 햇살과 옆 텐트 가족의 두런거리는 이야기 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산 속이라 추울까봐 긴 옷에 담요까지 준비했지만 웬걸, 오히려 텐트 속은 덥기까지 하다. 평소 같으면 늘어지게 늦잠자고 느지막이 시작하는 일요일 아침, 그러나 이곳에서는 예외다. 아이들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 이슬과 햇살, 새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가 어우러진 산 속의 아침을 활기차게 맞는다. 낯설고 불편한 잠자리라서 자다가 깨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웬걸 내 방처럼 편안히 데굴데굴 굴러가며 잘도 잤다. 엄마 아빠는 어째 몸이 좀 찌뿌둥하지만.
아침 먹기 바쁘게 어제는 개울에서 놀았으니 오늘은 캠핑장 내의 수영장에서 놀고 싶다는 아이들. 지하수를 끌어올린 수영장에서 아이들은 신났고, 엄마 아빠들은 파라솔 아래에서 휴식을 취한다.
원래 이곳의 체크아웃은 11시이지만 이렇게 캠핑의 맛만 보고 가려니 너무 아쉬워서 이곳 주인께 좀 더 놀다가도 되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점심도 해먹고 천천히 놀다 가라며 넉넉한 웃음을 보낸다.
수영장의 물이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까지 물놀이를 한 아이들은 뜨끈하게 몸을 녹여주는 칼국수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 그리고 개울가에서 한참을 더 놀고 나니 하나 둘 떠나고 몇 가족 안 남았다.
마지막으로 나무 그늘에 걸려있는 해먹에 누워 흔들흔들 몸을 흔들며 떠올려보니 어제오늘 일이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흘러간다. 비록 시작도 힘들었고 ‘처음’이라는 것 앞에선 마흔 먹은 엄마 아빠나 여덟 살 아이나 똑같이 서툴렀지만 좌충우돌, 우왕좌왕 함께 한 산 속의 캠핑 1박 2일은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래서 또 캠핑을 가겠느냐고? 당연하지!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표> 캠핑장비 구비 및 대여가능한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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