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색까페 - 볼거리가 많아 더 맛있는 커피

지역내일 2012-08-13 (수정 2012-08-13 오전 10:30:34)

우리동네 이색까페
볼거리가 많아 더 맛있는 커피


다방커피에서 시작된 커피생활 10년. 어느 날 프림 빠진 달콤한 아이스커피를 알게 되었다. 그러다 또 어느 날 문득 블랙커피의 깊이를 만났다. 그래도 때때로 달달한 커피를 잊지 못했건만 이제는 진짜 안다. 커피 속에 숨은 재미있는 맛. 커피 마시는 재미를 한껏 살리는 우리 동네 이색적인 까페를 찾아보자. 나의 새로운 커피인생이 시작된다.      


하나, 정성으로 로스팅한 빈 - 버니빈




송정 버스정류장에서 울산방향 한적한 길가. 원두커피 볶는 집 ‘버니빈’ 앞에 차를 세웠다. 여름 햇살이 칼날처럼 쏟아지는 정오. 차문을 열자 더운 열기가 훅 덮친다. 그 뒤를 따르는 커피향. ‘커피 볶는 향인가?’ 버니빈의 문을 열기까지 오로지 진한 커피 한 잔 생각뿐이다.분주하게 커피 볶는 바리스타 몇 명과 테이블 두 개(?). 일반 까페와는 확실히 다르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원두커피, 또 다른 벽면에는 더치커피 기구가 줄을 섰다. 40여 종류의 원두를 볶아 판매하는 그야말로 커피공장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원두를 보유하고 판매한다.


박청희 사장의 딸 안소영(20) 바리스타가 뽑아주는 아이스 아메리카 한잔을 마셨다. 커피 속에 살아있는 신맛 쓴맛 단맛의 밸런스가 정말 좋다. 좋은 커피를 마셔야 그제야 커피 맛을 알게 되나 보다.
대를 이어 버니빈을 이어갈 안소영 바리스타는 미국·유럽 등 11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람사르총회에 커피를 납품하고 2012년 해운대구 특색식품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인터넷과 매장에서 3일 이내 원두만 판매해 맛이 신선한 건 당연하다. 특히 찬물을 이용해 기다림과 정성으로 내린 무첨가·무가공 100% 순수 더치커피가 눈길을 끈다. 안 바리스타가 추천한 순~진한 더치커피를 구입했다. 원액에 물을 희석시켜 마시는 간편한 커피다. 하지만 맛은 단순하지 않다. 풍부한 바디감에 살짝 취할 듯 유혹적이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여러 생각이 스친다.
커피 볶는 향과 다양한 커피를 실컷 누리고 싶다면 버니빈을 강추한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둘, 꿈꾸는 달팽이 마을 - 공방 카페 ‘꿈달’




부경대 정문 맞은편 2층에 자리한 카페 ‘꿈달’에 들어서니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반겨주는 전시작품들. 은공예, 천연염색, 퀼트공예 등 갤러리에 온 기분이다. 전시작품들이 그대로 인테리어가 되어 카페 ‘꿈달’의 색을 더하고 있다.
‘꿈꾸는 달팽이 마을’의 줄임말인 ‘꿈달’은 사회적기업 ‘솔라피데’가 운영하는 공방형 카페로 문화체험에서 전시까지 복합문화콘텐츠 공간이다.
카페 ‘꿈달’ 이정숙 실장은 “이곳에서 판매되는 쿠키와 머핀은 재활센터에서 훈련받은 지적장애인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전시된 작품들도 재능기부에 의한 작가들의 솜씨”라고 소개한다.

카페 ‘꿈달’은 공예수업한 학생작품과 지도한 공예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인 작품 전시 및 바자회를 기획하고 있다. 또한 교습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바이올린, 오카리나, 첼로, 벨플레이트 등의 활동에 참여한 학생과 강사들이 함께 마련하는 ‘작은이들의 음악회’ 정기공연도 준비 중이다.
카페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방이 있다. 이곳에서 도자기공예, 도자기핸드페인팅, 천연염색, 비즈, 칠보, 은, 퀼트, 한지공예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1회에서 장기 체험으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토요프로그램은 한 팀당 6~10명의 인원제한이 있다.
카페 ‘꿈달’ 이강수 대표는 “꿈달에서는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재능기부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 될 것이다”며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함으로써 나눔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셋, 인문학 북카페 - 백년어서원




부산의 원도심인 중구 동광동에서는 벽을 바다삼아 유유히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인상적인 ‘백년어서원’을 만날 수 있다. ‘百年魚’는 앞으로 백 년을 헤엄쳐갈 백 마리의 나무물고기를 말한다. 백년어서원은 유행처럼 인문학을 얘기할 때 2009년부터 조용히 인문학을 준비하고 노력하고 실천해온 카페이기도 하다. 인문학 북카페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문학 강좌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뜨거운 여름의 한 모퉁이를 돌아 카페에 들어서면 나지막한 음악 속에서 책 읽는 길손들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보인다.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커피는 물론 다양한 음료와 맛난 간식까지 즐길 수 있어 더욱 감미롭다.

얼마 전에는 부산에 거주하는 14세~19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제1회 백년어 인문상’을 공모, 당선자를 발표했다. 청소년의 꿈과 자유가 인류의 미래라는 사명 아래 독서와 사유와 글쓰기가 되는 청소년의 모험을 반겼다. 중2처럼 무서운 아이들이 없다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진지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는 친구들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8월 31일까지 ‘백년서평’을 공모하고 있다. 서평 대상 도서는 ▷린 마굴리스의 ''공생자 행성'' ▷플라톤의 ''국가론'' ▷홍대용의 ''을병연행록 1, 2''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등 4권이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 30~40장이다. 오는 9월 6일부터 총8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오전에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감정코칭’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
물고기가 사는 곳에 사람이 산다는 백년어서원. 양분이 되는 알찬 강좌,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오전 11시~오후9시까지, 매주 일요일은 쉰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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