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수학교실(11)
“숫자감각과 사고(생각하는)계산(1)”
“연산이냐? 사고력이냐?” 초등 수학교육의 해묵은 논쟁 중의 하나인데, 백날 싸워봐야 소용없다. 둘 다 꼭 필요하다. 이 논쟁은 애초에 연산과 사고력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전자계산기나 주판처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연산이 아니고, 사고력이라고 해서 연산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하며 계산한다.
예1) 올림이는 가지고 있던 용돈의 2할로 로봇 장난감을 사고 남은 돈의 21.5%로 수학 문제집을 샀습니다. 수학문제집을 사고 남은 돈이 15700원일 때, 민수가 처음에 가지고 있던 용돈은 얼마였습니까?(초5)
계산1)
계산2) ①
②
계산1)부터 짚어보자. 선행학습을 많이 하다보니 방정식이 익숙한 모양인데, 식은 근사해도 을 한 이후에 다시 의 계산을 해야한다. 우리 아이가 “시험시간이 부족해요.” “계산에서 자꾸 실수를 해요.”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출제자는 이런 복잡한 계산을 원한 것이 아니다.(그냥 눈으로 복잡하겠거니 생각지 마시고 직접 계산을 해보시라. 아이들이 왜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지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계산2)가 맞는 방법인데, 여기에 사고계산을 가미해보자. 먼저 ② 을 살펴보면, 0.8은 4/5, 즉 5개 중 4개를 뜻하는 것이므로, 4개가 20000이면 5개는 25000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문제에서 학생이 실제로 계산해야 할 것은 ① 에서 하나밖에 없다. (사실 ① 에서 21.5와 43, 57이 한 눈에 보인 학생이라면 10000원일 때 2150원, 20000원일 때 4300원을 이용해서 바로 20000원임을 알 수도 있다.)
사고계산의 전제조건은 출제의도에 맞는 풀이이다. 짜증나는 숫자계산을 해야하는 문제를 자주 접하게 된다면 수학이 짜증난다고 하기 전에 풀이방법부터 적당한지 확인해볼 일이다.
예2)
계산1) 0지우기 약분을 통하여 의 계산을 한다.(이 과정은 필산이다.)
계산2) 45와 60을 한번에 약분하여 으로 만들고, 임을 이용하여 라는 답을 낸다.(이 과정은 암산이다.)
간단한 계산이지만 숫자감각이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확연히 갈라지는 지점이다. 숫자감각이 있는 학생들은 구구단에 등장하지 않는 숫자의 약수와 배수, 소수에 대한 감각이 확실히 좋다. 계산2)는 15의 배수에 익숙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음의 숫자들에 주목하기 바란다.
12의 배수 : 36, 48, 60, 72. 84, 96
13의 배수 : 39, 52, 65, 78, 91
14의 배수 : 42, 56, 84, 98
15의 배수 : 45, 60, 75, 90
17의 배수 : 34, 51, 68, 85
의 배수 : 0.2, 0.4, 0.6, 0.8
의 배수 : 0.25, 0.5, 0.75
의 배수 : 0.125, 0.25, 0.375, 0.5, 0.625, 0.75, 0.875
무궁무진한 숫자들이 있는 것이 아니다. 위의 숫자들이면 충분하다. 수학문제를 출제할 때, 출제자는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이 나오지 않도록 하면서도 또, 너무 간단해서 답이 뻔히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당한 숫자를 사용하게 된다. 위의 숫자 정도만 정리해서 화장실 변기 옆에 붙여두자. 계산만 많이 한다고 저절로 숫자감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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