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늪에 빠져버린 대한민국

지역내일 2012-08-07 (수정 2012-08-07 오후 11:58:14)

스마트폰 때문에 못살아~~~
스마트폰의 늪에 빠져버린 대한민국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명에 가까운 이 시대에 주변을 돌아보면 손에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아침에 눈을 떠서 뉴스나  SNS검색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하는 삶을 살아가는 지금 스마트폰은 과연 삶을 스마트하게 해 주는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문제다.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에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음악을 들려주고 친구들의 안부를 알려주고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주고 필요한 정보도 찾아준다. 하지만 정작 주변의 진짜 사람들을 멀게하고 있다.




가족보다 스마트폰, 가족의 고생도 나몰라라~




회사원 김해찬(43·용호동)씨는 스마트폰 폐해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가족 사랑과 배려 해체의 주범이 스마트폰인 것 같아요. 초등 5년, 3년생 아들 데리고 각종 체험학습을 해야 한다며 장거리를 마다 않고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에요. 아내가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해주면 좋으련만 세명이 모두 집으로 돌아오는 한 두시간 내내 차 안에서 말 한마디 않고 게임이나 카톡 등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있어요. 서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오면 졸음도 안 오고 덜 피곤하고 좋을텐데 말이에요.”
여행지에서도 아이들은 그 곳의 풍경 감상에는 심드렁한 것 같고 쉴새없이 울려대는 카톡 메시지 수신음에 안테나가 꽂혀 있단다. 아이들은 당장 확인하지 않으면 무슨 큰 일 날 것처럼 핸드폰 분리 불안 장애 증상을 보인다고.
 




스마트폰이랑 각자 밥 먹어




중·고등학생 아들과 딸을 둔 주부 이진숙(47·좌동)씨는 아들 생일이라 식당에 예약을 했다. 풍경이 좋은 룸으로 잡고 옷도 근사하게 차려입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기 전 아이들은 물론 남편까지 모두 각자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더란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외식한 게 얼마만인데···.
“요즘은 가족들이 모여 앉아 대화할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그게 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자리에서 남편과 아이들 스마트폰을 다 이씨의 가방 속에 넣고 “여기 있는 동안은 스마트폰 없이 식사하자”고 선언했다. 다들 불만이 가득했지만 그날은 그렇게 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날 우리가족은 스마트폰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아이들이 그런 건 더 잘 알잖아요. 중학생 딸이 신이 나서 가르쳐주더군요. 참 아이러니하죠?”         




스마트폰은 생활에 편리함을 주지만 스마트폰의 노예로 만들기도 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인터넷 중독률 7.7%보다 높았다. 중독자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8.2시간이다. 공부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아이들은 뇌 발달이 불균형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팟이 사람 잡네




“아이에게 사준 것 중 가장 후회하는 물건이에요.” 초등학교 6학년,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정미(광안동·41) 씨의 최대 숙제는 큰 딸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팟이다. 스마트폰 대신으로 선물했는데 전화 기능만 없다뿐이지 웬만한 기능은 다 있어 아주 골칫거리라는데.
“집에 공유기가 있어요. 와이파이가 되는 최적을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죠.” 전화 때문에 공유기를 없애지 못하는 상황이라 난감할 따름이라는 최씨.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몇 달 전부터 너무나 피곤해하는 딸을 보면서 학원을 줄여야하나 고민했단다.
“그런데 느낌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학원 숙제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니고. 설마하면서 아이 방을 몰래 들여다봤죠. 세상에나!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아이팟을 하고 있는 거예요.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애는 사색이 되고 저는 머리 뚜껑이 열리고...제대로 딱 걸린 뒤 한 달간 잠들기 전에 팟을 거실에 놔두기로 합의 봤죠.” 한 달 동안의 제재 후에도 팟에 대한 아이의 사랑은 더 깊어만 간다는데. 고가의 기기지만 가끔은 영영 잃어버렸으면 바랄 때도 있다며 한숨만 쉰다.




한 문장 잘못 썼더니 비난 글 쏟아져




얼마 전 드디어 스마트폰을 장만한 주부 한정아(40·재송동)씨. 남들 다 한다는 카카오스토리를 시작했다. 주변 아줌마들과 예전 친구까지 만나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별 생각 없이 쓴 한 문장 때문에 일주일 넘게 우울했다고 한다.
“평소 친구들이랑 그냥 하던 말이었는데 그게 글로 돌기 시작하니 무섭더군요. 원색적인 비난의 글들을 읽고 정말 힘들었어요.”
별로 친하지도 않던 주변 아줌마들까지 다들 한 마디 하더란다. 한씨는 한동안 우울해 대인관계조차 기피했다.
숲 속의 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햇볕을 잘 받고 자라듯 인간에게도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한씨. 필요이상 여러 사람과 대화하는 지금의 생활을 접고 쉽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다. 문영의 이기! 잘 쓰면 편리하지만 반드시 그것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SNS는 무서워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한 직장인 채은영(27. 재송동)씨는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계정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사진도 올리고 늘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을 올리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가 왜 내 사생활을 이렇게 올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친구의 친구 일상까지 들여다 볼 수 있더라구요. 그럼 누군가가 또 제 일상을 들여다보겠죠?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섬뜩해졌어요” 라며 그 이후로는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씩 자신을 어떻게 찾았는지 연락이 뜸하던 동창에게서 친구요청이 온다고 하며 너무 적나라하게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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