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수 금천구청장의 말복 선물
한달에 한차례 직원들에 편지글
"아직 이른 오전인데도 벌써 30도를 웃돕니다. 이 후텁지근한 사무실에서 종일 일할 직원 여러분을 생각하니 안쓰럽고 또 미안합니다. 삼복더위에 지친 여러분께 수박 한통 보냅니다. 더위에 고생하는 당신에게 박'수박'수를 보내며…."
서울 금천구에서 말복인 7일 때아닌 수박잔치가 벌어졌다. 차성수 구청장이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전력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절약에 앞장서고 있는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부서별로 1~2통씩 보낸 것이다.
차 구청장은 "(더위가 절정에 이른) 이런 날 무엇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낸다"며 "넉넉하지 않더라도 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바란다"는 편지를 동봉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전력위기니 대규모정전사태(블랙아웃)니 말만 들어도 아찔한 일 앞에서 공공기관이 에너지절약 운동에 앞장서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공무원들 솔선수범을 독려했다.
차 구청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는 벌써 11번째다. 첫 편지는 민선5기 1주년이 되는 지난해 7월 1일 띄웠다. 그는 "요즘 젊은 연인들은 만난지 백일만 돼도 기념을 한다는데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365일 속만 끓였다"며 "아이처럼 끊임없이 쏟아내는 질문을 묵묵히 한결같은 모습으로 받아줘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에도 한달에 한번 꼴로 편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과 직원들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인사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하고 공동주택 재건축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직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6개월 뒤에는 허리둘레를 3인치 줄이겠다고 약속도 했다. 여러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직원들에 대한 감사, 유럽 연수에서 느낀 감상을 전했고 본인의 무뚝뚝한 표정을 예로 들며 주민들에 대한 웃음을 권하기도 했다.
구청장 편지를 받은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답장을 보내거나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달고도 쓴 반응을 전했다. 그러나 '외로운 짝사랑의 설움'을 털어놓은 구청장의 고백이 내부 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구의 한 관계자는 "더위에 정신이 멍해질 지경이었지만 짧은 편지와 수박에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한달에 한차례 직원들에 편지글
"아직 이른 오전인데도 벌써 30도를 웃돕니다. 이 후텁지근한 사무실에서 종일 일할 직원 여러분을 생각하니 안쓰럽고 또 미안합니다. 삼복더위에 지친 여러분께 수박 한통 보냅니다. 더위에 고생하는 당신에게 박'수박'수를 보내며…."
서울 금천구에서 말복인 7일 때아닌 수박잔치가 벌어졌다. 차성수 구청장이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전력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절약에 앞장서고 있는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부서별로 1~2통씩 보낸 것이다.
차 구청장은 "(더위가 절정에 이른) 이런 날 무엇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낸다"며 "넉넉하지 않더라도 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바란다"는 편지를 동봉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전력위기니 대규모정전사태(블랙아웃)니 말만 들어도 아찔한 일 앞에서 공공기관이 에너지절약 운동에 앞장서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공무원들 솔선수범을 독려했다.
차 구청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는 벌써 11번째다. 첫 편지는 민선5기 1주년이 되는 지난해 7월 1일 띄웠다. 그는 "요즘 젊은 연인들은 만난지 백일만 돼도 기념을 한다는데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365일 속만 끓였다"며 "아이처럼 끊임없이 쏟아내는 질문을 묵묵히 한결같은 모습으로 받아줘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에도 한달에 한번 꼴로 편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과 직원들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인사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하고 공동주택 재건축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직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6개월 뒤에는 허리둘레를 3인치 줄이겠다고 약속도 했다. 여러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직원들에 대한 감사, 유럽 연수에서 느낀 감상을 전했고 본인의 무뚝뚝한 표정을 예로 들며 주민들에 대한 웃음을 권하기도 했다.
구청장 편지를 받은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답장을 보내거나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달고도 쓴 반응을 전했다. 그러나 '외로운 짝사랑의 설움'을 털어놓은 구청장의 고백이 내부 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구의 한 관계자는 "더위에 정신이 멍해질 지경이었지만 짧은 편지와 수박에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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