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무조건 약 먹자?

지역내일 2012-07-30

최근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 받으러 왔다며, 싼 가격대의 약이 많이 나왔다던데 한 번에 많이 처방받을 수 없느냐고 묻는 40대 중·후반 남성들이 종종 있다. 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한 후 약을 처방해주겠다고 하니 바빠서 검사받을 시간이 없다며 약만 넉넉히 처방해달란다. 약 복용보다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게 먼저라고 설득해 보지만 결국 진료실을 나가버린다.
이는 발기부전 증상이 없더라도 치료제를 먹으면 정력이 강화되리라는 그릇된 인식, 그냥 한두 번 먹는 건 괜찮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먹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발기부전 극복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 까닭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발기부전치료제를 대하는 남성들에게 세 가지만은 당부하고 싶다.


첫째, 발기부전이 의심되면 의사부터 찾자.
발기부전 환자를 모두 먹는 약으로 치료하는 건 아니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발기부전은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같은 생활습관병의 경고 사인이다. 발기부전이 생기면 이런 질환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발기부전 검진을 하다 당뇨 같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도 그래서다.


둘째, 환자가 아니라면 약에 관심조차 갖지 말자.
최근 복제약이 쏟아지면서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졌다. 치료제에 걸맞지 않은 이상야릇한 제품명으로 눈길을 끌거나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기용하는 등 제약사들의 도 넘은 마케팅 탓에 정상인 남성도 약에 대해 부쩍 궁금해 한다. 오죽하면 정부가 이들 복제약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확대 지정하는 조치를 취했겠는가.


셋째,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보지도 듣지도 말자.
약을 구하려고 병원에 오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의사가 위험성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품을 보증한다는 인터넷 광고만 보고 순진하게 처방전 없는 가짜 약을 복용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심하면 성기능 상실,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발기부전치료제가 반드시 의사 진단과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임에도 오남용을 걱정해야 하는 현 상황은 의사로서 매우 안타깝다. 약 종류가 늘어난 것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과도한 관심이 자칫 약 오남용으로 이어져 건강이 상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발기부전치료제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다.
 


파파스의원 김성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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