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비르칼레카는 인도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영상을 결합한 작품으로 만나는 한국 첫 개인전이다.
그의 작품의 내러티브는 인도인의 삶이나 이주 노동자, 그들 자녀의 실종과 같은 작가가 자라온 인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인도라는 지역성과 글로벌리즘, 인공과 자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현실과 기호화된 환상 등 대조적인 세계를 넘나드는 마술적 리얼리즘을 주조로 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랑비르의 미디어 작품은 대형 캔버스의 회화 위에 영상을 투사하는 작업이다. 회화는 무게와 촉감 등의 물리적 특성을 가진 이미지로서 안료의 특성으로 인해 색채가 중첩될수록 깊고 어두운 색조를 띄는 특성이 있다. 반면 영상은 빛으로 이루어진 이미지의 연속체로서 공간성을 가지지만, 만지거나 보유할 수 없으며 섞일수록 더욱 밝아지는 정반대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대비되는 두 매체들을 혼재하면서 하나의 매체가 가지는 고유한 속성을 증폭하거나, 때로는 겹치고 결합하여,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재창조한다. 또한 회화가 가진 정지된 시간과 영상이 상영되는 연속성의 시간이 한 작품 안에 공존하게 되면서 현실 초월적이고 환상적인 시공간을 창조한다.
최신작 <FOREST, 2009-2012>는 혼돈과 갈등의 시기 속에 피어나는 ‘재생’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담겨있다. 들판을 덮은 꽃무리 아래로 검게 탄 땅이 드러나고 그 위에 한 남자가 스스로의 몸에 속죄의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남자가 일어나 발걸음을 떼자 그의 모습이 만화 영화 속 캐릭터로 바뀐다. 들판의 나무들은 세밀하게 그려져 분주하게 숲을 지나는 그와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보이지만 이내 그들은 나무 위로 겹쳐져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된다.
들판에는 책장이 생겨나게 되는데 책장은 지식을, 책장 앞의 앉아 있는 사자는 지식의 수호신을 상징한다. 하지만 혼돈과 갈등이 시작되면서 도서관이 불타고 사자는 파괴의 힘에 밀려 떠나게 된다. 그는 불에 휩싸인 도서관에서 책을 구해내고 책으로 공부를 한다. 지식의 힘을 쌓이면서 그 자리에는 새로운 도시가 생겨나게 되며 관객들은 새로이 솟아오르는 도시로 돌아오는 아기 사자를 보게 된다.
랑비르의 작품은 그가 창조한 제3의 시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하며 관객들은 수용의 과정을 통해 확장된 시청각적 경험과 극대화된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또한 영상에 담긴 인도 사회의 문제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함께 고찰하고 나아가 우리가 사는 주변에 대한 폭넓은 인식 확대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일정 : 7월 3일(화)~8월 19일(일)
장소 : 천안 아리리오갤러리
문의 : 천안 아리리오갤러리 55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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