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의존은 특성상 재발이 매우 흔한 질환이다. 상당 기간 동안 성실하게 단주를 해왔다 해도 허망하게 한 잔 술로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죽하면 회복의 과정에서 재발은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고까지 할까.
음주 갈망을 강렬하게 촉발시켜 끝내 단주에 실패하게 하는 요인들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단주를 일거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가장 위협적인 방아쇠는 무엇인가?
자신의 내면을 잘 감찰하여 그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요인들을 미리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에는 가능한 그러한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도록 예방하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상황에 닥치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할 지를 미리 연습해 두어야 한다. 재활 치료 중에서나 또 실생활 중에, 대처 기술을 미리 훈련하고 숙달시켜 몸에 습관처럼 익숙하게 배게 하여야 안심이다.
참을 수 없는 화는 재발의 가장 흔한 요인이 된다. 그밖에도 외로움과 우울, 불안, 공허감, 무료 등 무언가 불유쾌한 감정은 바로 갈망으로 이어지기 쉽다. 불면도 비교적 흔한 이유라서, 어떻게든 수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술이나 음주 장면을 보면 부쩍 갈망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드라마나 영상뿐 아니라 가게에 진열된 술병이나 식당에서 남들이 음주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운 수가 있다. 함께 사는 배우자가 음주하고 술 냄새를 피우면 단주를 계속 이어가기가 참 어렵다.
모든 종류의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가장 흔한 재발 요인이다. 금전적 압박이나 직업적 스트레스,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대표적이다. 조금이라도 돈이 있으면 술밖에 다른 생각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필요 이상으로 많은 돈을 지니고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익숙하고 안전한 공간을 벗어나면 긴장으로 바로 술 생각이 나기 쉽다. 휴가나 기분 전환을 위하여 외지로 여행을 떠나는 것조차 단주 초기에는 모름지기 삼가 해야 할 일이다.
한밤중에 혼자 깨어 있다거나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뉘엿뉘엿 해질 무렵, 한가한 휴일 등 하나하나 짚어보면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음주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음주 갈망이 덮쳐올 때, 알코올의존자에게 음주 방아쇠가 아닌 것은 없다. 그래서 평소에 알자회 같은 단주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것도 정기적으로 규칙적으로 나가야 한다. 필요를 느끼고 그 때서야 나가면 너무 늦다.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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