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 미술치료로 제자 마음 보듬는 덕산고 유진이 교사

“수능 때까지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점수를 올리자. 잘 놀고 잘 먹고 아프지 않기!”

지역내일 2012-07-26

지난 17일 오후 6시 30분 덕산고등학교 ‘도담도담 나를 찾는 심리여행반’.
6명의 학생들이 모여 자신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나무에 붙이느라고 열심이다. 지금,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는 1학기 계발활동의 마지막 시간을 마무리하며. 
그 곁에는 따뜻한 눈빛으로 학생들을 바라봐주는 유진이 교사가 있었다.


삶의 위기에서 찾은 새로운 돌파구  
“학생들이 비뚤어진 행동을 보이면 무섭게 대했지요. 그래야 바르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랜 시간을 견디다보니 힘이 너무 빠졌고, 아이들과의 갈등을 이겨낼 방법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7년 간 담임만 맡았던 유 교사에게 그 시절은 암담했다. 좋은 추억도 있었지만 힘들었던 시간도 늘어났다. 첫 임용 때의 생기발랄하던 의욕은 사라졌고, 무엇을 위해 교사 일을 하는 지도 모호해졌다. 
“분노와 증오의 마음이 커지면서 몸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요즘 말로 해서 완전 멘붕 상태였죠. 내 삶의 위기라고 생각을 했을 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아요.”
잠시 여행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그 때 그녀에게 다가온 것이 미술치료. 미술 표현을 통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심신의 건강을 자연스럽게 찾도록 도와주는 활동이었다.


학생 문제 보듬어줄 공간 마련 
2009년, 유 교사는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미술치료 과정을 수료한다. 해보니 아이들에게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었다. 자신의 문제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신이 확 들었어요. 제 문제를 확인하며 아이들을 향해 화를 내며 비난했던 행동들이 스쳐갔지요. 하지만 이젠 화가 안 나요. 저 애들이 나한테 저러는 걸까, 본인의 문제인데, 그건 당연한 현상이지. 이렇게 하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미술치료는 재미가 있었고 하는 동안 그녀를 즐겁게 했다. 의미도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는 2010년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예술치료학과 미술치료 전공자의 길로 들어선다.
그 시기 유 교사는 당시 덕산고등학교 교장의 지원으로 ‘도담도담 나를 찾는 심리여행반’을 마련한다. 학생들의 문제를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문을 연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 스트레스와 정서 결핍에 시달려요. 사회의 요구와 바라는 것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메마르고 거칠어진 겁니다. 교사로서 그들을 이해해야죠.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교사들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주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청소년 시기는 마음의 문제를 외부로 표출할 도구가 필요해요. 미술매체를 통해 아이들이 불안한 감정을 건강하게 내놓고 자신을 객관화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평소 말을 하지 않고 무기력했던 학생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표현이 자연스러워졌고 행동의 변화도 나타났다. 그녀는 이런 현상을 “놀라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심리치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반 학생들의 태도가 조심스러워졌다면서 웃었다.
올해 대학원을 졸업하는 그녀의 논문 주제는 ‘우울한 청소년들을 위한 집단미술치료의 사례 연구’다. 이 논문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였던 학생들이 어떻게 마음을 열고 변화해가는 지에 대한 소중한 사례가 들어있다.
현재 유 교사는 덕산고등학교 멘토 멘티 반에 관심이 많다. 2학기가 되면 제자들에게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미술치료를 접목해보고 싶어서다.  
“교사 일과 미술치료를 함께 하는 건 힘들어요. 하지만 이 공부를 하면서 저와 주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타인에게 받는 스트레스에서 저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심리공부는 제 공부입니다. 평생을 공부해야죠.”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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