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지연 한방치료로 사춘기 진행 억제해야 … 초경 빠르면 최종 키도 작아져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한 뼘 쯤 키가 큰 초등학교 3학년 딸 덕분에 늘 뿌듯하던 주부 안 지희(40? 서초구 잠원동)씨. 하지만 얼마 전 크다고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슴에 멍울이 잡히고 간혹 아프다고 하는 딸의 얘길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초경이 시작된 것. 안 씨 모녀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조기 사춘기, 광범위하게 늘고 있어 문제
성조숙증은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현상을 말한다. 불과 5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문제는 초경이 빨라져 성장판이 그만큼 빨리 닫히게 되면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아의 경우 키가 150㎝ 이상일 때 초경을 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의 최종 키가 160㎝ 정도까지 가능하다. 150cm 미만일 때 초경을 한다면 상대적으로 최종 키는 더 작아질 수 밖에 없는데, 초경이 1년 앞당겨졌다고 가정했을 때 손해 보는 키는 약 5~6㎝정도다.
최근에는 전형적인 성조숙증 보다는 1년 정도 빠른 ‘조기 사춘기’ 증후가 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양과잉이나 비만,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수면부족, 정신적인 자극 등이 주된 원인이다.
하이키한의원의 박승만 원장은 “최종 키가 160㎝ 이상이 되려면 최소한 140㎝ 정도 키가 자란 상태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고 그로부터 2년 정도 후에 초경을 해야 어느 정도 가능하다”며 “이보다 진행상태가 빠르다면 그 원인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형에 따라 맞춤 처방해야 여성호르몬 억제 효과 더 좋아
그렇다면 초경을 늦추는 방법은 없을까. 하이키한의원 연구진은 그간의 임상연구 결과 한방으로 여성호르몬의 진행을 억제해 초경을 지연하는 치료법을 찾았다.
대표적인 한의학적인 약물 치료 원리가 바로 감비조경(減肥調經) 요법과 청열조경(淸熱調經) 요법이다. 예전에는 비만이 성조숙증의 주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마른아이들에서의 성조숙증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경우엔 치료법이 달라야 하는데 마른 아이들의 성조숙증을 청열조경요법으로 치료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쉽게 말해 뚱뚱한 경우엔 율무와 인진쑥 처럼 콜레스테롤과 지방분해를 돕는 효과의 약재를 위주로 처방하면 살이 빠지면서 동시에 여성호르몬도 낮아지게 되고, 마른 아이들에서는 열을 풀어주는 지모와 같은 약재를 이용해 머리 부위의 열을 가라앉혀 호르몬 교란을 바로잡는다.
하이키한의원에서는 2008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성조숙증 여아 721명을 비만 그룹과 마른 그룹으로 나눠 치료한 결과 여성호르몬의 진행을 늦추고 키는 연 평균 7.2㎝이상 자라는 효과를 얻은 바 있다.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한약도 비만도에 따라 다르게 처방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성조숙증의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
부작용 걱정 없는 초경지연 한방 치료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성조숙증으로 고민하고 갈등을 겪는다. 초경을 늦추는 한약은 천연 한약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부작용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박 원장은 “지난 15년간 성장기 아이들의 한방치료를 해 오면서 치료 전 후 반드시 비교 검증을 하는데 단 한 차례도 간 기능에 문제를 유발한 적이 없다”며 “2006년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 학술대회를 통해 급성 독성 실험에서도 안전선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Tip. 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음식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성호르몬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달걀 메추리알 알탕 날치알 명란젓 등을 피해야 한다. 바지락 굴 전복 대합과 같은 조개류와 새우 꽃게 바닷가재 오징어 문어 등의 해산물, 순대 내장탕 생선의 이리와 고니 등 내장류도 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음식. 초콜릿 사골 마요네즈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의 조짐이 있다면 초유 DHA EPA 오메가3 홍삼 복분자 블루베리 석류 장어즙 양파즙 등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소플라본 함량이 높은 콩 종류 음식 역시 조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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