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수학교실(6)
“그렇게 가르치시면 안되는데...(2)”
원리는 어디로 갔나요?
흔히들 학교 내신 대비는 원리보다는, 공식이나 패턴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개념과 원리, 사고력 등을 이야기하는 수능조차도 공식이나 패턴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더 많다. 수학실력을 평가함에 있어 공식이나 패턴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식이나 패턴을 “외워서 공부할 것인가?” 아니면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공식에 의존하지 않는 개념과 원리 응용 문제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는 별도로 생각하고도 말이다.
위 풀이는 단위분수 ''1/4'' 을 이용한 풀이이다. ''1/4'' 이 3개니까 ''3/4'' 인 것이다. 간단하게 약분해서 풀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복잡하게 푸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4학년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별개로 약분을 이용해 이 문제를 쉽게 풀어버린다. 집에서 엄마한테 배운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순간이다. 단위분수와 막대기를 이용한 계산이 무언가 느리고, 답답하고, 불편하고, 수학실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면, 다음의 예제를 풀어보기 바란다.
예2) 올림이가 가지고 있는 사탕의''2/4'' 와 피아가 가지고 있는 사탕의 ''1/4'' 이 서로 같습니다. 올림이가 가지고 있는 사탕의 개수는 피아가 가지고 있는 사탕의 개수의 몇 분의 몇 입니까?(초4)
풀이1)은 누가 봐도 반칙이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에게 3년 선행을 해서 방정식을 사용하라는 것인데, 이제 막 수학 맛 좀 보려는 학생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싶다. 4학년이 분수 계산을 할 때,
풀이2)처럼 단위분수와 막대기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학년은 분수를 처음 배우고 “분수의 양적 개념”을 익히는 단계이다. “분수의 양적 개념”을 무시하고, 약분부터 배운 학생은 분수를 추상적인 숫자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이는 학생의 사고의 폭을 크게 제한하게 된다. 수학이 재미없어지는 것은 덤으로 따라온다.
예3) 다음 두 도형의 넓이가 같을 때, □ 안에 알맞은 수는? (초5)
풀이1)은 5학년 학생에게 가르칠만한 식이 아니다. 집에서 ‘엄마표 수학’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학부모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선행개념을 쓰지 않으면 설명이 곤란한 문제가 나온다면, 일단 정답지를 살펴보면서 그 학년에 맞는 풀이과정을 확인하고, 그래도 지도가 어렵다면 차라리 그 문제만큼은 지도를 포기하시는 것이 옳다. 경우의 수를 가르친다고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순열과 조합을 가르친 아버지도 보았다. “우리 애는 똑똑하니까 이 정도는 해도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원리 중심으로 가르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다음 시간에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방정식을 가르치고 이를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올림피아드 일산캠퍼스
이구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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