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줄여야 산다’

지역내일 2012-07-23
큰집·추가 분담금 싫다 … 전국에 걸쳐 소형 위주 설계변경 잇따라

부동산 경기침체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2인 이하 가구 증가로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재개발 아파트에 '다운사이징' 바람이 거세다. 최근 착공을 앞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대형 아파트를 줄이고 중소형 구성을 늘리는 설계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남을 것을 우려한 조합이 사업속도를 늦추더라도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 13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4월 성동구청으로부터 1897가구를 짓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조합은 관리처분인가를 1년 뒤 다시 받기로 했다. 현재 아파트 설계안보다 중소형 아파트를 늘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아파트는 용적률 10%를 올려받아 208%를 적용해 1983가구로 늘리게 됐다. 85㎡미만의 중소형 아파트는 1763가구에서 1896가구로 늘리고 대형은 134가구에서 97가구로 줄였다.

조합 관계자는 "다소 지연되지만 사업성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은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60㎡ 이하 면적이 전체 20.4%에 불과했지만 올 5월 건축심의를 다시 받아 60㎡를 29.3%로 대폭 늘렸다. 반대로 32.98%(1076가구)였던 85㎡ 초과 물량은 13.1%인 479가구로 대폭 줄였다. 이 지역 조합은 오는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다시 받기로 했다.

최근까지 수십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인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 사직 1구역은 사업시행인가 당시에 중대형 55%, 중소형 45%의 879가구를 짓기로 했으나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다시 거쳐 중대형 12%, 중소형 88%의 1074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부산 대연2구역 역시 중대형 아파트 비율을 36.5%에서 23%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이같은 변화는 실수요자들이 중대형 아파트를 외면하면서 시작됐다. 3.3㎡ 분양가를 중소형 아파트보다 싸게 공급해도 실수요자들이 중소형만 찾자 아예 설계변경을 한 것이다.

김승원 서울시 재생지원추진반장(공공관리과장)은 "뉴타운·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말지 실태조사를 시작했다"며 "최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줄어들고 있으며, 추진하더라도 대형 대신 중소형 규모로 줄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종로구 돈의문1구역도시주거환경정비조합도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일부 대형 평수의 주택을 중소형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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