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초등학교 옆 동아APT 상가에 위치한 ‘선이고운미술’. 길혜림(33) 원장을 찾아간 날은 때마침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쿡 아트’ 수업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 고사리 같은 손에 알록달록 가방 하나와 함께, 무언가 소중한 것이 담긴 듯 은박도시락을 들고 귀가하는 아이들의 미소가 해맑다.
“그동안 진행한 ‘북 아트’ 컨셉이 소풍이었거든요. 가방은 소풍을 주제로 아이들이 직접 꾸미고 시도 적어 자신만의 책을 만든 것이고요, 오늘은 소풍에 필요한 도시락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았어요.” 길 원장의 설명을 들으니 얼른 집에 가서 자기가 직접 만든 책과 도시락을 엄마 아빠에게 내보이며 으쓱해할 아이들의 모습이 쉽게 떠오른다.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북 아트와 쿡 아트. 정형화된 미술교육보다는 창의적인 생각의 표현을 중요시하기에 매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입장에서 즐거운 미술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두꺼운 종이 박스에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점토로 각자 신고 온 신발도 만들고, 우리 동네를 표현한 공동작업 등 미술의 방법과 재료 또한 아이들의 생각만큼이나 다양성과 재미를 추구한다. “하늘이 꼭 파랄 필요는 없잖아요. 어떤 날은 회색, 오렌지색도 되죠. ‘왜 하늘이 이런 색이니?’ 하면서 아이들의 그림을 고치려 하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 안타깝죠.” 아이들의 자연스런 감정표출을 어른들은 그대로 지켜봐야한다는 그녀의 조언이다.
“수학, 영어, 과학처럼 공식과 단어를 외우며 정해진 어떤 것을 학습하는 과정과 달리, 미술은 한마디로 답이 없는 분야죠. 각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집중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실질적으로는 그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하죠. 결국 그 생각이 훗날 아이가 입시를 준비하고 더 깊은 배움의 세계를 누리는 데 있어 놀라운 폭발력을 발휘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도 그녀는 책을 소재로, 음식을 소재로,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고민하며 아이들에게 지루함 없이 매번 새로운 미술 세계를 경험케 해주고자 노력한다. 매끄럽게 잘 그린 그림 한 장보다는 즐거운 미술이 가진 힘의 중요성을 확신하기에.
문의 251-3751 / www.sunart.or.kr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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