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도시 쓰레기 집하시설 자동크린넷 설치, LH와 주민 갈등 커져

인근 주민들, “주민편의시설이라면서 웬 도둑공사?”

지역내일 2012-07-23


* 크린넷 건설 공사장 옆에 주민들이 걸어놓은 크린넷 설치 반대 펼침막. 오른쪽 뒤로 보이는 곳이 크린넷 공사현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하는 아산신도시 쓰레기 집하시설인 자동크린넷 설치가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H가 시행하는 아산신도시 자동크린넷 사업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태영건설이 시공하며 대지면적 2087㎡에 연면적 2105㎡(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지난 4월 착공했다. 인근 주민들이 배출한 쓰레기를 관로를 통해 진공으로 빨아들여 자동크린넷 집하장으로 모아놓고 모은 쓰레기를 다시 차량을 이용해 소각장에 보내는 시설이다.
그러나 해당시설 인근 배방지구 3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아산신도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건설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악취와 소음 발생이 우려되는 혐오시설물을 주민들 의견을 묻기는커녕 알리지도 않고 강행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10일 오전 10시부터 아산시청 앞에서 “크린넷이 들어설 부지는 입주 당시 공원부지였으며 2009년 12월 갑자기 용도변경 후 사업이 추진됐고 이 과정에서 주민설명회조차 없었다”며 “LH는 무리한 공사를 ?전면 백지화’하고 아산시는 크린넷 건설에 관련된 모든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비대위는 “이 집하시설은 준공 후 유지보수 및 관리비용이 엄청나다”며 “다수 신도시에서 실패를 반복해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시설물”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 장인수 대표는 “2006년 3단지 분양과정에서 크린넷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가 2007년 타 단지 분양 시부터 크린넷 설치를 설명했다”며 “이는 LH가 혐오시설임을 인지하고 계획적으로 거리상 가장 가까운 3단지 주민에게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편의시설이라면서 왜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도둑공사를 하느냐”며 “우리가 물어볼 때까지 LH는 무슨 시설인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린넷이 설치되는 지역인 매곡리 주민 역시 “우리가 사용할 시설도 아닌데 우리지역에 혐오시설을 설치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LH 측은 그동안 전국 여러 신도시에 크린넷 시스템 도입을 강행하다 악취 및 소음발생 등에 대한 민원발생과, 운영비 과다 등을 포함한 지자체와의 인수인계 관련 마찰 등을 자주 빚어왔다.
폐기물 관련법규 적용도 애매하다. 생활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현행법과 시행규칙 상 처리시설만 법적용 대상이고 배출시설은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크린넷 시설이 처리시설과 배출시설 중 어떤 것에 포함되는 지 명확한 법제가 없는 상태다.
LH 아산직할사업단 건설사업부 전호성 과장은 “아산신도시에 설치하는 크린넷 시스템은 타 신도시와 다른 최신 시스템”이라며 “크린넷을 잘 활용하는 아파트 현장견학 실시와 주민들의 인식을 전환할 홍보전단지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재정 부장대우는 “3단지 분양시 크린넷 설치를 미리 공지하지 못한 점은 잘못”이라며 “운영비가 더 들어가는 단점은 있지만 우려하는 악취 소음 및 고장의 확률은 적다”고 말했다.
아산시청 신도시지원과 김준현 담당자는 “3단지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반대를 하고 있지만 다른 단지 주민들은 빨리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다”며 “운영비 부담은 있지만 관리부분도 최종적으로는 시가 이관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대위 장인수 대표는 “지난 15일 매곡리 대표와 인근 단지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합 비대위를 구성해 LH와 시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며 “각 단지에서 크린넷 설치 반대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주민 과반수가 크린넷 설치 반대에 동의하면 복기왕시장도 백지화 시킨다고 말했고 LH 아산직할사업단 오세진 단장도 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며 크린넷 설치를 전면 무효화 할 것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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