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생생 체험기-용인 대자연농원 팜파티

지역내일 2012-07-21 (수정 2012-07-22 오전 12:36:51)

자연과 어우러진 소박한 농장 파티, 긴 여운으로 남다






비가 내렸지만 문제될 것 없었다.

지역 농부들과 도심 소비자가 만나 어우러진 팜 파티는 우중의 날씨조차 자연의 배경으로 스며들게 했다.
흙에서 방금 캐낸 싱싱한 푸성귀와 느림의 건강함을 맛보는 장아찌, 오색 나물들이 한데 섞인 맛난 먹을거리와 토피어리 체험. 여기에 분위기 있는 달달한 음악회까지… 농장 파티는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소박하고 정겨운 추억을 한 아름 안겨 주었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한 우중캠프 체험을 덤으로 남겨준 파티. 그 속엔 자연에 순응하며 땀으로 빚어낸 착한 농산물과 마음씨 넉넉한 이웃 농부들의 사람 냄새가 담뿍 묻어 있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 PM 3:30  용인대자연농원 도착, 장미넝쿨 아래 텐트 치다 



정확히 25분. 집에서 농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약 7천 평 규모의 용인대자연농원.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젊은 농부 김민기 대표의 살뜰한 안내를 받으며 농장 안쪽 장미터널에 캠핑 장비를 풀었다.
농장 파티에 초대된 선착순 10가구에 한해 무료 캠핑의 기회도 있던 터. 때를 놓치지 않고 냉큼 신청해 하루 캠핑을 겸한 방문이었다.
이날은 비가 오락가락 하는 관계로 캠핑가족은 리포터 가족 외 1가구. 오붓하게 나란히 텐트를 지어 놓고 다시 농장 파티 장소로 향했다.
오늘 행사는 용인 처인구와 기흥구 일대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주축이 돼 마련한 농장 파티. 얼핏 생소한 감이 있지만 해남이나 여타 농촌 지역에선 활발하게 진행되는 일이란다. 농촌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의 만남, 그리고 어우러짐 파티. 기획부터 신선하고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의 특성을 잘 접목한 시도인 것 같아 반가웠다.
농장 한편에 마련된 장터에서는 상추와 오이를 비롯해 유정란, 꿀, 된장, 오미자청 등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이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저렴한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었다. 도심에서 찾아온 70여명의 소비자들도 저렴한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면서 즐거워하는 눈치. 게다가 1만원인 파티 초대권 안에 포함된 5천원 농산물 구입권은 쿠폰으로 사용할 수 있어 다들 넉넉한 장 꾸러미를 챙겼다.



# PM 5:00 밭에서 갓 나온 싱싱한 샐러드와 오색 나물이 어우러진 슬로푸드
직거래 장터와 자유로운 농장 산책에 이어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먹을거리. 아이들도 내심 기대를 하고 있던 농장 밥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었다.
집에서 만들라면 손 사레부터 쳤을 슬로푸드 음식들이 뷔페식 상차림으로 세팅돼 있었고 충분히 먹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인심으로 채워져 있었다. 
방금 흙에서 뽑아 올라온 싱싱한 쌈 채소는 올리브오일 소스와 곁들여 훌륭한 전채 요리가 되었고 도라지와 고사리를 비롯한 오색 나물과 오이, 머위대 등 짭조름한 장아찌가 입맛을 한없이 달궈주었다. 냉면 그릇에 온갖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는 맛은 임금님 수라상도 부럽지 않을 충족감을 주었다. 나물을 안 좋아하는 아이들도 한 그릇씩 비벼 뚝딱. 후식으론 멜론과 수박화채, 그리고 맥반석에 구운 유정란과 걸쭉한 막걸리까지. 배를 두드려 가면서도 연신 손길을 멈출 수 없게 만든 맛난 식사타임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포만감에 기분이 좋아질 무렵 이어진 토피어리 체험 시간. 처인구 남사면에 위치한 ‘아이비랜드’ 장말관 대표의 진행으로 양손 안에 쏙 들어가는 귀여운 톱밥 토피어리도 하나씩 만들 어 보았다.







PM 8:00 색소폰과 함께, 농부 김광석의 부활? 달달했던 저녁 음악회 

각자가 만든 토피어리를 품에 안고 광활한(?) 농장을 산책하는 여유로운 시간. 농장 여기저기에 떨어진 살구를 주워 옷으로 대충 문질러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동안 어느덧 8시가 되었고 뿔뿔이 흩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모이자 좌항리 이장님의 멋진 색소폰 연주로 저녁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다소 올드한 느낌의 연주였지만 이장님의 세련된(?) 무대 매너에 힘입어 분위기는 점차 달아올랐다. 도시민들도 색소폰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박수와 합창으로 하나로 어우러진 무대가 만들어졌다.
바통을 이어 한국농업대학교 3학년이자 이동면 덕성리에서 소를 키우고 있다는 이혜석씨가 등장하자 음악회는 순식간에 라이브 콘서트 장이 되었다.
수준 높은 기타 연주와 김광석도 울고 갈 가창실력에 사람들은 이내 어이가 없어진 모양.
“뭐야, 농부가 아니라 가수잖아. 소는 누가 키울지 걱정 말고 오디션 프로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야?”
애초 1시간으로 잡은 음악회는 2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가족들의 경연대회와 꼬마 아이들의 장기자랑까지 이어져 여름밤을 달달하게 채워 주었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음악회는 마무리 되었고 도시에서 온 사람들은 하나둘 집으로 귀가. 리포터 가족은 다시 농장의 장미터널로 돌아와 준비해간 그릴에 소시지와 고기를 구우며 가족캠핑의 낭만을 이어갔다.
이른 저녁을 먹은 탓인지 아이들은 넉넉히 준비해간 고기를 순식간에 해치웠고 와인과 함께 한 여름밤의 여흥은 그렇게 깊어갔다.
밤새 쏟아진 빗소리에 아랑곳없이 다음날 아이들은 푹 잠들어 개운한 얼굴로 일어났고 리포터 가족은 따끈한 라면으로 속을 풀어준 후 농장에서 운영하는 ‘나무’카페에 들러 핫초코와 라떼를 마시며 우중의 여유를 한껏 부렸다.
이날 가족과 함께 했던 1박 2일 농장 파티의 여운은 오롯이 가족 앨범에 남겨졌다.

용인 착한 농부들이 만든 아홉 색깔 농산물(9CF)을 아시나요?  



용인시에서 생산된 9가지 로컬 농산물 9Color Farm (9CF).
올 3월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E-비지니스 교육을 받은 농부들의 모여 만든 생산자 연합 결성체다. 처인구 포곡읍에서 친환경 오미자를 생산하는 ‘새달농원’의 장정근 회장을 비롯해 친환경 유정란, 쌈채 농장, 버섯, 천연벌꿀 등 용인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주류를 이룬다. 젊은 농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야심찬 공동체는 정직하게 농사지어 만든 농산물을 도시 소비자에게 온라인과 직거래장터를 통해 유통마진을 줄인 착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9CF 농부들은 현재 수지구 관내 아파트 부녀회장들과 접촉을 통해 직거래 장터를 모색 중에 있다. 용인 도심에서 불과 30분 내외의 거리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산된 농산물.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순환구조를 만든다. 이처럼 지역에서 나온 먹거리를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운동은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개념. 우리나라에서도 건강한 순환에 동참하려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9CF의 장정근 회장은 “한 달에 한 번씩 9명의 농부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직거래 장터 개척 등을 의논하고 있다”며 “앞으로 최종 20농가를 모아 꾸러미 농산물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는 “도시 소비자와 지역 농가들이 만날 수 있는 농장 파티를 정기적으로 열어 지역 농산물도 알리고 도시 소비자에게 농촌에서의 여유와 쉼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용인 팜 파티 문의 010-7274-9000

Choice Tip: 아홉 색깔 농부들의 농장 이야기 

* 대자연농원

배와 복숭아, 매실 등을 키우는 과수원이자 아이들의 체험농장으로 운영된다. 대학에서 원예과를 졸업한 농장기기 김민기(31)씨가 3대째 아기자기하게 농장을 꾸려가는 곳. 약 7천평의 농장엔 다양한 체험과 먹을거리, 볼거리 등이 있다. 
(처인구 원삼면 좌항이 324-6 / 010-8972-1724)




* 믿음 농장
쑥갓, 돗나물, 시금치, 파파야 등 젊은 농부 조명동씨가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생산하며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다. (처인구 포곡읍 둔전리 266 / 010-3445-5563) 




* 새달농원
새콤달콤한 친환경 오미자와 오미자청을 생산하는 농장. 장정근 이화숙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오미자로 믿을 수 있고 안전한 건강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 
(처인구 포곡읍 신원리 586 / 010-7274-9000) 

 
* 알찬유정란농장
젊은 농부 박진용씨가 운영하는 친환경 유정란 농장. 무항생제 사료를 먹은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건강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처인구 원삼면 목신리 103 / 010-8652-9625 / 전국 택배 가능)


* 천금채농장
김영일 대표가 14년 노하우로 운영하는 농장으로 싱싱한 상추 및 쌈 채소를 전문으로 한다. (처인구 포곡읍 영문리 342 / 010-2350-6255)


* 한솔농장
쫄깃쫄깃한 식감이 예술인 느타리버섯을 전문으로 생산하며 17년간 하우스 농사를 지어온 김경자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처인구 모현면 일산리 342 / 010-5210-6135)


* 효종당
전통 한옥 농가에서 천연벌꿀을 생산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한옥 체험과 숙박이 가능하다. (기흥구 동백동 66-1 / 011-717-6106)


* 분재사랑곳
분재 전문가인 심근도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명자분재 등 다양한 소품분재를 만날 수 있다. (기흥구 보정동 1019-178 / 010-4354-1248)


* 아이비랜드
공기정화 1위 식물인 아이비를 재배하고 있으며 다양한 토피어리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처인구 남사면 방아리 251-6 / 010-8302-2814)


* 지산전통옹기
임종선 대표가 우리 고유의 전통 항아리인 숨 쉬는 옹기를 만드는 곳으로 발효음식을 담굴 때 유용하다. (처인구 남사면 봉명리 368-3 / 011-540-8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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