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초등학교 교사 독서토론모임 ‘함정’

지역내일 2012-07-19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해집니다
임진초등학교 교사 독서토론모임 ‘함정’


아이들에게 독서교육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는 것, 교사는 물론 부모들도 모르는 이가 없을 터. 전문가들은 무조건 책을 더 많이 읽으라고 독려하고 독후감을 쓰게 하기 보다는, 교사나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독서교육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론은 분명해도 실천은 어려운 법. 파주시 문산에 위치한 임진초등학교(교장 황덕순) 교사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 “독서를 통한 자기 계발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아이들에게 먼저 본을 보이는 교사상”을 실천해보기로 의기투합했다.
임진초등학교 교사 독서토론 모임 ‘함정(함께 정상으로 오르는 독서 모임)’이 바로 그것.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7시에 교무실에 모여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 1시간 20여 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수업과 방과 후 업무에 쫓기던 교사들에게 이제는 그 어느 시간보다 값지고 보람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교사들이 먼저 본을 보이면 아이들은 저절로 책을 읽게 돼
임진초등학교는 올 초 황덕순 교장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황 교장은 오랫동안 전국적으로 유명한 ‘나비독서모임’ 활동을 하면서 독서를 통한 자기 계발과 독서를 통한 교육효과에 확신을 갖고 있던 터.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황 교장은 우선 교사들의 자기 계발을 위해 리더 초청 8시간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권혁문 교무주임은 “이 시간을 통해 현실을 점점하고 각자 품었던 꿈과 계획들은 돌아보게 됐다. 그러면서 서로 개선되어야 하는 점들을 공감하게 됐다고 할까, 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던 일상에 자극제가 됐다. 특히 3 Binder 프로그램 연수를 통한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함정’의 시작은 리더초청 강연이 계기가 됐다. 모임에서는 교육을 포함한 사회과학, 인문학, 자기계발, 글쓰기·독서법, 삶의 지침서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선정하여 서로의 생각과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하고 있다.


-다른 교사들의 깊고 다양한 생각도 공유할 수 있어 교육의 질 높여
처음 13명의 교사가 참여했던 함정은 교직원까지 가세해 현재 17명이 함께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매 주 각자 돌아가면서 책을 한 권 씩 선정해 읽는 방식으로 진행해온 모임은 어느 새 17권의 책을 함께 읽었다.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 최인철의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토니 험프리스의 ‘가족의 심리학’ 등 인문서부터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박완서의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 등 문학서와 조벽의 ‘나는 대한민국 교사다’, 존 가트맨/최성애/조벽의 ‘내 아이들 위한 감정 코칭’ 등 교육서까지 다양한 책들을 읽고 토론했다.
권혁문 교사는 “17명의 교사들이 각자 한 권씩 책을 선정해 읽으니 혼자서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만나게 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개성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른 교사들이 각자 책을 선정하다보니 때론 “이런 책이 있었나” 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용이 정말 좋은 책을 알게 되는 기쁨도 크다고. 한 권의 책을 읽었지만 17명 각자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을 나누다보면 미처 그 책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점을 다시 깨우치게 돼 17권의 책을 읽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함정’의 매력에 푹 빠진 새내기 양은지 교사는 “지난 3월 첫 발령을 받아 이 학교에 왔을 때 독서 모임이 새로 창단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저 없이 가입했다”며 “처음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 매주 1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다른 선생님들의 깊고 다양한 생각도 공유할 수 있어 교직 적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진 행복한 학교
황덕순 교장은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독서교육 독서교육 하지만 억지로 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 부모도 교사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현실이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 형식에만 치중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행복한 책읽기에 빠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교육의 질은 결국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 교사 스스로 먼저 책을 읽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임진초등학교는 ‘억지로’ 책을 읽는 것보다 ‘즐겁게’ 책을 읽도록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키높이 독서’. 링컨대통령이 1년에 1m93cm의 자기 키 높이만큼 책을 쌓아놓고 읽었다는 것에서 착안한 ‘키높이 독서’는 교사들의 ‘함정’ 독서토론모임과 함께 파주교육지원청과 인근 학교에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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