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고르기 힘드네] 청약절차 까다롭고, 투명성도 부족

지역내일 2012-07-19
시행사 이윤없어 분양가는 저렴 … 사업참여 업체 · 자금관리방안 · 절차 충분히 확인해야

중소기업 이사인 강 모씨는 최근 수도권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견본주택을 찾았다가 난해한 용어 때문에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그는 아파트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새집을 구할 계획이었다.

강씨는 "사업방식이 생소한데다가 각종 질문에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이 많아 의구심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아파트는 알려진 것과 달리 시공사와 계약을 마무리 하지 않았고, 부대 비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시장의 틈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사업방식이 기존 아파트 청약과정과 달라 실수요자들의 신중함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조합이 땅을 매입해 조합원들에게 우선 분양하고 나머지 남은 물량을 일반분양한다. 무주택자라면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 비해 초기 부담이 적은 편이다. 또 사업초기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공동구매이기 때문에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개 지방산업단지 주변 노동자나 노동조합이 모여 지역주택조합을 결성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반적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500가구를 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대단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도 눈에 띈다. 올 하반기 입주할 현대엠코의 서울 상도동 '상도 엠코타운 센트럴파크'와 최근 한화건설이 분양한 천안 차암동의 '천안 꿈에그린 스마일시티'가 대표적이다.

◆추진위, 조합여부부터 확인 =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해당지역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추진위가 먼저 설립돼야 한다. 최소 인원으로 추진위를 만든 뒤 조합을 결성해야 한다. 이 때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체 조합아파트 가구수의 50% 이상을 조합원으로 모아야 한다. 대개 일반인들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에는 조합원으로 참여하거나 일반분양으로 청약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이러한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말썽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한화건설이 최근="" 분양한="" 자역주택="" '천안="" 한화꿈에그린="" 스마일시티'="" 견본주택="" 내부모습.="" 이="" 아파트는="" 초기에="" 추진위가="" 800명이="" 넘는="" 조합원을="" 모집한="" 뒤="" 나머지="" 물량을="" 시공사가="" 일반분양했다.="" 금융권이=""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조합원이="" 목표에="" 미달할="" 경우="" 조합비를="" 조합원에게="" 100%="" 환불하는="" 약정도="" 맺어=""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는="" 투명성이="" 담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한화건설="" 제공="">

추진위 단계인 사업은 '조합원 모집'을 할 수 있지만 '일반분양'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는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홍보한 뒤 조합원을 모집한다. 조합원과 일반분양은 엄격히 다르다. 조합원의 경우 일반분양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우선 분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업무추진비' 또는 조합비를 조합에 내야 한다. 일종의 계약금이다. 일부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낸 업무추진비를 분양가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일부는 조합운영비로 쓰고 분양가는 조합원에게 다시 받는다. 자칫 이중부담이 될 수 있다.

◆자금 관리 투명해야 = 강씨가 방문했던 사업지는 신탁회사가 자금관리를 담당키로 한 좋은 예다. 일반적으로 제2금융권이나 증권 및 보험회사, 부동산신탁 등이 자금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충청권에서 조합원을 모집하는 한 지역주택조합은 견본주택까지 지었지만 자금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방문객들에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 추진위나 조합 간부가 업무추진비를 빼 돌리거나 추진위를 해산해도 피해자는 보상받을 길이 막연하다. 실수요자라면 추진위인지, 조합인지를 확인한 뒤 업무추진비의 유무 및 규모, 자금관리 방안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시공사가 변경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애초 상도 엠코타운 센트럴파크 시공사도 현대엠코가 아닌 다른 건설사였다. 조합과 시공사의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자 현대엠코가 인수해 사업을 진행한 경우다. 추진위가 조합원을 제대로 모으지 않거나 내부 분쟁이 생길 경우에는 초기 견본주택에 걸려있던 시공사가 아닌 다른 시공사가 아파트를 짓게 된다.

송의현 인성홀딩스 이사는 "지역주택조합은 시행사가 없어 주택가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사업과정이 투명하지 않은 곳이 많은데다가 법적으로 피해를 방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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