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꿈’ 고등학교 가서 꿈을 접는 이유

교육칼럼-가나학원

지역내일 2012-07-19 (수정 2012-07-19 오전 10:57:48)

 한번쯤 과학자나 발명가의 꿈을 가져보지 않은 아이는 없다. 다양한 과학캠프에 참가하고 영재원에 발탁되면 아이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실험기자재를 손으로 만지고 간단한 동물해부도 직접 해본다. 아이들에겐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과학은 놀이의 연속이다. 수학은 몰라도 과학은 정말 자신 있어 한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에 올라가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행평가를 치르면서 아이는 교과서와 참고서만 붙잡고 씨름을 한다. 선택지에서 하나만 골랐으면 좋겠는데 ‘모두 고르시오’란다.
몇 개를 골라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면 정말 황당하다. 사실 주관식 서술형시험 보다 ‘모두 고르시오’의 객관식이 더 어렵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엄마는 시험문제는 안보고 점수만 보고 석차만 따진다. 이쯤 되면 “나는 과학자를 꿈꾼 적이 없다. 그냥 어떻게든 대학 나와서 돈이나 벌겠다”고 포기하고 만다.
 과학자를 꿈꾸던 우리 아이, 고등학교 가서는 그 꿈을 접는다.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수룩함이 낳은 결과이다. 개정7차 교육과정에 따른 과학교과는 매우 어려워 졌다. 초등학교 때처럼 손으로 만지고 경험하는 과정만으로는 고등과학의 전 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실험과학도 있지만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되는 이론과학도 엄연히 학교 교과의 일부이다. 특수 상대성, 일반 상대성 이론이 물리1 교과서의 한가운데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팽창하고 길이가 수축한다고 한다. 초중학교 때의 학습방법으로는 이를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




 과학, 선행학습 본질 이해해야




 과천 국립과학관에 가보면 테슬라 코일이 있고 윌슨의 안개상자도 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한 시간 팽창에 관한 볼거리도 있다. 과학을 꿈꾸는 자녀의 부모라면 아이에게 적절한 자극을 줘야한다.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 과학을 선행학습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 방과 후 학습으로도 가능하다면 공교육의 영역에서 해결해 줘야 한다. 공교육의 영역에서 할 수 없는 부분만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중학교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100점을 목표로 하는 과외학습은 선행수업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해결토록 해야 한다. 요즈음은 참고서도 좋고 학교수업도 훌륭하다. 그것을 학원에서 대신하면 안 된다. 물론, 학습 부적응 학생은 예외다.
 중학교 내신 성적관리가 가능한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선행수업의 기회를 줘야 한다. 과학고나 영재학교를 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고등학고에서 이과 상위 20%에 안에 드는 학생들은 과학과 영재학교 코스로 어느 정도 훈련된 아이들이다.
수학 과학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시작하는 과목이 아니다. 고등학교에서 수학과학을 시작한 학생에게 선행수업은 정말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존재다. 모든 과정을 선행할 수 없다면 꼭 필요한 부분만이라도 선행 학습하여 다가올 고난에 대처해야한다. 모든 학생이 모든 과정을 선행학습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부 학생들만 부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념중심 유의미학습과 정성적 평가로




미로찾기식의 시행착오 문제 풀이식 학습방법은 지양해야 한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사물을 통찰하는 개념적 유의미 학습방법을 지향해야 한다. 시행착오 학습방법은 정량적 학습 평가가 따른다. 어떤 문제의 배경개념과 풀이과정을 제대로 이해했는가가 아닌, 몇 개의 문제를 풀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는 새벽 2시까지 빽빽이 숙제를 하면서 지치고 시들어 간다. 공부가 지겹고 웬수로 변해갈 수밖에 없다. 
 개념중심의 유의미 학습은 개념의 중심에 이르는 시간의 여백과 기다림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념중심의 유의미 학습이론은 이미 수학과 과학과목에서 학술적으로 이견이 없는 교수학습이론으로 잘 알려져 있다.
 허접한 많은 문제가 아니라 적당한 좋은 문제를 골라 신중하게 탐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머리가 맑아야 가능한 일이다. 자신을 학대하고 신체적 성장을 방해하면서까지 밤늦도록 매일 공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과학은 그냥 아무나 마구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가르칠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언어로 학습 당사자의 학습 수준에 맞는 학습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과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부모님께 다음 두 가지를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첫째, 우리 아이가 가끔이 아니라 매일 밤늦도록 책과 씨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학교에서는 엉망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둘째, 몇 문제 풀었는지의 정량적 평가를 하지 말고,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를 했는지, 풀지 못했는지의 정성적 평가를 바란다.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김동일원장
가나과학전문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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