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산업 최일선에 있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데다 국내 성장 전망도 잿빛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경제가 저성장 수렁에 빠지는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돼 기업들은 일단 살아남기 위한 묘수를 찾느라 분주하다.
투자 축소 또는 연기를 검토하는가 하면 생산량을 미리 줄이는 방법으로 수요 위축에 대비하고 있다. 유사 시에 쓸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한편 유가, 환율 등의 움직임에 따른 시나리오별 경영도 전개하고 있다.
◇ 삼성도 ''시나리오 경영'' =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에 들어갔다.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자금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고자 유동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대내외의 단기적이고 급박한 상황 변화에 맞춰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시나리오 경영''에 들어갔다.이는 환율, 유가 등 기업경영에 미치는 주요 지표의 변동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경영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축소 등을 아직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에 세웠던 반도체 15조원, 디스플레이 패널 6조6천억원 등 25조원 투자계획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다각도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 위축..현금확보 총력 = 삼성전자와 달리 많은 기업은 투자를 줄이거나 늦추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상장사들의 상반기 신규시설투자금액을 파악한 결과 작년 상반기보다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전사 차원에서 재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 수집과 대응 전략 수립에 힘을 쏟는 한편 제품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유럽지역의 매출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회사 매각, 상장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 확보에 나섰다.
상반기에 SK텔레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 포스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목단강제지 등을 매각하고 포스코특수강은 상장할 방침이다.
◇ 감산·질적 경영·사업 다각화 등 대책 모색 = 일부 철강업체들은 수요 부진에 대응하려고 감산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조선업 불황으로 후판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지난달 10일 연산 100만t 규모의 포항 1후판공장을 폐쇄했다.
이 조치로 올해 후판 생산량이 30만-40만t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한 관계자는 "주요 수요 산업인 조선업의 불황으로 공급과잉이 심해지고 있고 이것이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확산할 것에 대비해 시장별로 차별화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위기상황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조선·중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현재 국내 조선업체들에 남은 일감인 수주잔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나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나마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유지에도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 주식 320만3천420주를 7천464억원에 처분한 것도 이런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은 7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주력 사업군인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등 환율과 유가 변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계열사들과 환대책위원회를 열어 환리스크 관리와 원유 도입선 다변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에도 SK그룹은 작년에 인수한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SK하이닉스의 청주 제3공장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12라인 준공식을 했다.지난달 20일에는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인 LAMD사 인수해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력을 강화했다.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정유업계 내수시장의 수익성 저하 현상이 지속하자 영업현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풍부한 영업 실무 경험을 쌓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내수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 ''설상가상'' 유통업계 = 영업 규제까지 더해져 혹독한 시기를 보내는 유통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 계열사가 구체적인 체질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주요 프로젝트 검토 시 정확한 투자심사분석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금 유동성 확보 방안 역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도 소비가 줄어든데다 각종 규제책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어 외부 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부지매입 등 신규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며 "하반기 2∼3개의 신규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지만 신규 채용 규모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건설업계 "리스크 피하자" = 건설업계는 이익 극대화보다 위험부담 최소화에방점을 찍은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들도 내부적으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신규 수주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실정이다.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면서 "향후 2~3년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판단해 장기화할 소지가 있는 리스크는 안지 말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경비를 한 푼이라도 절감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기본이다.GS건설은 연초 부서별 올해 예산을 작년보다 30~50% 긴축하도록 했고 6월부터는 영업과 홍보 담당자들이 이용했던 ''콜택시'' 서비스도 중단했다.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때도 사태가 터지기 6개월 전부터 현금을 비축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는데 요새 상황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의 실상을 전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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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경제가 저성장 수렁에 빠지는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돼 기업들은 일단 살아남기 위한 묘수를 찾느라 분주하다.
투자 축소 또는 연기를 검토하는가 하면 생산량을 미리 줄이는 방법으로 수요 위축에 대비하고 있다. 유사 시에 쓸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한편 유가, 환율 등의 움직임에 따른 시나리오별 경영도 전개하고 있다.
◇ 삼성도 ''시나리오 경영'' =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에 들어갔다.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자금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고자 유동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대내외의 단기적이고 급박한 상황 변화에 맞춰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시나리오 경영''에 들어갔다.이는 환율, 유가 등 기업경영에 미치는 주요 지표의 변동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경영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축소 등을 아직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에 세웠던 반도체 15조원, 디스플레이 패널 6조6천억원 등 25조원 투자계획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다각도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 위축..현금확보 총력 = 삼성전자와 달리 많은 기업은 투자를 줄이거나 늦추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상장사들의 상반기 신규시설투자금액을 파악한 결과 작년 상반기보다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전사 차원에서 재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 수집과 대응 전략 수립에 힘을 쏟는 한편 제품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유럽지역의 매출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회사 매각, 상장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 확보에 나섰다.
상반기에 SK텔레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 포스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목단강제지 등을 매각하고 포스코특수강은 상장할 방침이다.
◇ 감산·질적 경영·사업 다각화 등 대책 모색 = 일부 철강업체들은 수요 부진에 대응하려고 감산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조선업 불황으로 후판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지난달 10일 연산 100만t 규모의 포항 1후판공장을 폐쇄했다.
이 조치로 올해 후판 생산량이 30만-40만t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한 관계자는 "주요 수요 산업인 조선업의 불황으로 공급과잉이 심해지고 있고 이것이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확산할 것에 대비해 시장별로 차별화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위기상황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조선·중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현재 국내 조선업체들에 남은 일감인 수주잔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나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나마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유지에도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 주식 320만3천420주를 7천464억원에 처분한 것도 이런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은 7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주력 사업군인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등 환율과 유가 변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계열사들과 환대책위원회를 열어 환리스크 관리와 원유 도입선 다변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에도 SK그룹은 작년에 인수한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SK하이닉스의 청주 제3공장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12라인 준공식을 했다.지난달 20일에는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인 LAMD사 인수해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력을 강화했다.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정유업계 내수시장의 수익성 저하 현상이 지속하자 영업현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풍부한 영업 실무 경험을 쌓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내수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 ''설상가상'' 유통업계 = 영업 규제까지 더해져 혹독한 시기를 보내는 유통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 계열사가 구체적인 체질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주요 프로젝트 검토 시 정확한 투자심사분석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금 유동성 확보 방안 역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도 소비가 줄어든데다 각종 규제책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어 외부 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부지매입 등 신규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며 "하반기 2∼3개의 신규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지만 신규 채용 규모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건설업계 "리스크 피하자" = 건설업계는 이익 극대화보다 위험부담 최소화에방점을 찍은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들도 내부적으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신규 수주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실정이다.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면서 "향후 2~3년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판단해 장기화할 소지가 있는 리스크는 안지 말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경비를 한 푼이라도 절감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기본이다.GS건설은 연초 부서별 올해 예산을 작년보다 30~50% 긴축하도록 했고 6월부터는 영업과 홍보 담당자들이 이용했던 ''콜택시'' 서비스도 중단했다.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때도 사태가 터지기 6개월 전부터 현금을 비축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는데 요새 상황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의 실상을 전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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