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샘] 배명고 채용석 지구과학 교사

늘 입시자료와 씨름하는 진학지도 베테랑 교사

지역내일 2012-06-26

 지구과학 교과전담 교실 안에 들어서자 대학별 입시요강, 진학서적 등이 빼곡하다. 온갖 자료 더미와 씨름하며 ‘알기 쉽고 보기 편한’ 2013학년도 진학 자료집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채용석 교사를 만났다.
 꽁지머리 첫인상이 강렬한 채 교사. 교직 경력 23년차인 그는 배명고 진로진학교사면서 서울진학지도지원단 학부모지원팀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개발팀 전문위원 겸 대입상담센터 대표강사를 맡고 있다.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진학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교사다. 

‘제자 공부 농사’ 돕기 위해 진학 자료와 씨름
 그가 ‘진학’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건 6년 전. 고3 담임을 맡아 진학 업무를 총괄하면서 부터다. ‘기왕 하는 거 열심히 하자’며 마음을 다잡고 온갖 입시요강을 모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각종 교원 연수와 입시설명회 쫓아다니며 강의 주요 내용과 핵심을 꼼꼼하게 정리하며 입시의 맥을 잡아나갔다.
 대학별로 3000여 개나 되는 입시전형. 가짓수가 많은데다 해마다 바뀌기 때문에 일선 교사, 수험생, 학부모 모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그는 서울과 수도권 소재 대학별 입시요강을 한데 보아 전형 일정과 방법, 지난해와 달라진 점 등을 한눈에 보기 쉽게 표로 정리했다.
 진학 지도에 꼭 필요하지만 자료를 완성하려면 많은 시간,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대다수 교사들이 꺼리는 ‘노가다’ 수작업을 자청하고 나섰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작업이니까 한 거죠. 일단 시작하고 나니 당연히 해야 하는 작업이 되었구요.”라고 담담히 말하는 그는 “교정 작업을 여러 번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만들기 까다로운데다 대학마다 일 년에도 여러 차례 입시요강을 바꾸기 때문에 늘 자료 수정의 연속이죠.” 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공들여 만든 진학자료 모두 공개
 공들여 완성한 진학 자료는 동료 교사는 물론 다른 학교 교사, 입시 관계자, 진학 관련 온라인 카페에 기꺼이 공개한다. “진학 정보는 ‘give and take''다. 진학 담당교사들 사이에 불문율이죠. 특히 성적 자료는 학교마다 민감하기 때문에 공유를 잘 안 해요. 다행히 몇 년 전부터 배명고를 비롯 휘문, 영동일고 등 강남 송파 강동권 8개 학교끼리 자체 모의고사를 치른 뒤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료가 풍부해졌어요.”
 ‘더불어 함께 사는 삶’ 가진 것을 여럿이 나누며 사는 게 그의 인생관이다. 3년 전까지 ‘생명의 전화’에서 전화와 사이버 상담 자원봉사를 하며 궁지에 내몰린 위기의 학생들을 보듬어 주기도 했다. 몇 년 전 고3 담임을 맡은 학생 가운데 자살 직전의 학생을 잘 다독여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가정폭력, 왕따에 시달리며 자라 자존감이 바닥인데다 대인관계가 아주 서툰 아이였어요. 매주 1~2차례 불러 온갖 이야기 들어주면서 치료도 병행했죠. 고비를 잘 넘겨 무사히 대학에 들어갔어요.”
 요즘엔 곧 수험생 대열에 합류할 고2 학생들이 그를 자주 찾아온다. 미국 시민권이 있는데 미군이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묻는 학생부터 별별 고민거리를 안고 찾아와 해법을 묻는다. 그가 가진 지식과 정보로 해결이 안 될 경우에는 대학 입학사정관들, 교수 등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총동원해 자문을 구하고 자료를 모아서 ‘정성껏’ 학생과 상담한다.

진학지도 핵심은 ‘아이에 대한 관심’
“내 경험상 진학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입니다. 평소 그 아이의 적성, 특징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어야 ‘성적 맞춰 대학 가는 실수’를 피하죠. 대학교수들마다 강의 시간에 잠자는 대학생 때문에 골치라고 하소연합니다. 전공이 맘에 안 드니까 딴 짓 하다 결국 반수를 택합니다. 인생 낭비죠.”라고 말하는 채 교사.
 진학전문가인 그에게 전국 각지의 학교에서 ‘강의 러브콜’을 보내온다. 그의 강의는 진학률 추이와 변화 트렌드, 입시 분석 자료 등을 수치화하고 도표화해 복잡한 입시를 한결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준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수능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어요. 상위권 대학의 논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달로 탈락하는 비율이 50%가 넘어요. 고대 학교장 추천 전형에서 25%가 수능 점수 미달로 불합격했어요. 수시든 정시든 수능시험은 중요합니다.” 강의 때마다 입시전략, 맞춤식 공부법 뿐 아니라 10년, 20년 뒤 사회 변화상도 관심 가지라는 조언을 꼭 덧붙인다.
  “고대를 준비하던 학생이었는데 어이없게도 원서 마감 시간이 오후 5시인데 6시로 착각해 지원조차 못한 경우가 있었어요. 아이들은 공부만 죽어라 하다 보니 어수룩한 구석들이 많아요.” 이런 틈을 메워주고 12년 공부 농사의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채 교사. 오늘도 그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학 자료와 씨름 중이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