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밖, 그곳에서 누리는 특별한 맛과 여유

자연과 벗 삼은 식사, 임금님 수랏상도 부럽지 않아

지역내일 2012-06-25

밤나무와 참나무로 둘러싸인 숲 한가운데 잔잔히 흐르는 음악, 테이블 옆 작은 연못에선 물레방아 모형이 돌아가고, 선선히 부딪쳐오는 바람에 30도를 훨씬 웃도는 기온은 바깥세상의 일일 뿐이고, 다람쥐와 청설모가 한 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곳, 동구밖. 야외정경만 본다면 카페가 딱 어울리는 휴식 같은 공간이지만 정작 ‘동구밖’은 음식점이다.


노원구에서 자동차로 10분이면 도착하는 남양주시 별내면 순화궁길에 위치한 ‘동구밖’, 다람쥐 쳇 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잠깐의 휴식과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동구 밖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자연을 품은 야외석, 식사하며 마음의 여유와 휴식 찾아


‘동구밖’은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는 본관, 통나무집 별관 그리고 야외석으로 이뤄져있다. 통나무집 별관은 연회석으로 한번에 70~8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노래방 시설이 갖춰져 있다. 회갑연이나 단체회식 등 별도의 공간에서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600여 평 규모의 야외석에는 테이블이 10여 개 이상 배치돼 있다. 야외석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울창한 삼림 속 나무들이 선사하는 신선한 공기와 그늘로 인해 여름이 저만치 물러서 있는 듯하다. 더불어 마음의 여유가 찾아들며 긴장을 내려놓게 된다. 단골손님 중에는 ‘쉬러 왔다’고 미리 말하고 약간 구석진 자신의 지정석에 앉아 식사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이렇듯 자연을 벗 삼아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인지 손님들은 ‘잘 먹고 잘 쉬었다 갑니다’ ‘푹 쉬었다 갑니다’ 라는 말들을 자주 건넨다. 지난해 겨울 ‘동구밖’을 알게 돼 음식맛과 자연이 주는 휴식같은 즐거움에 매주 주말마다 김포에서 온다는 가족, 송파구에 살면서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찾는다는 가족, 8년째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는 강남의 부부동반 모임 등 지리적으로 먼 거리라 해도 한 번 이곳을 찾은 이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진다.


없던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밥도둑, 고등어구이와 간장게장정식


‘동구밖’의 대표메뉴라며 주인장이 정성껏 마련해 상위에 올린 고등어구이와 간장게장정식. 노릇노릇 잘 구워져 상에 올라온 고등어구이, 먹기 좋게 다듬어 접시에 담긴 간장게장의 신선하고 속이 꽉 차 보이는 알과 살을 보니 절로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이외에도 돌솥밥, 청국장찌개, 13여 가지의 밑반찬들을 보니 임금님 수랏상이 부럽지 않은 느낌이다.


먼저 고등어구이를 젓가락으로 한 점 떼어 먹으니, 어라? 비리지 않으면서 쫀득쫀득 찰지고 부드러운 맛에 다시 손이 간다. 이번엔 밥도둑으로 소문난 간장게장으로 젓가락을 움직였다. 적당한 간으로 짜지 않으면서, 비린 맛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뒷맛이 고소한 게 단골들 이외에도 블로그를 보고 많이들 찾아온다는 주인장의 말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주인장은 알이 꽉 찬 서산암꽃게를 구입해 간장에 대추 감초 등 5가지의 한방약재와 매실을 넣어 끓인 후 식혀서 꽃게를 담궈 하루 반에서 사흘 동안의 숙성기간을 거쳐 손님상에 내놓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비린맛과 짠맛이 나지 않기 위해서는 특히 숙성기간의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한다.


정식에 함께 나온 청국장찌개는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전혀 안 나고,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게 평소 즐겨하지 않은 음식임에도 연신 손이 간다. 이곳의 청국장은 경주 불국사 인근에 사시는 주인장의 장모님께서 직접 콩을 재배해 그녀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청국장을 띄워 만들기에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천연조미료와 직접 시골애서 재배해 만든 각종 양념류로 웰빙 추구


‘동구밖’에서는 모든 음식에 설탕 대신 매실을 넣는다. 천연 방부제라 불리며 단맛과 신맛이 나는 매실을 전북 무주의 지인으로부터 택배로 받아 일년치 분량을 한 번에 담가 두고, 간장게장의 간장을 끓일 때를 비롯해 밑반찬까지 모두 매실을 넣고 있다.


시중에서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 가정에서도 어쩌다 한 번 구입하게 되는 파프리카 또한 반찬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간장게장을 비롯해 가지볶음 송이버섯볶음 등 밑반찬에는 색색의 파프리카가 들어가기에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을 더한다.


또한 수락산 약수로 열무김치 백김치 알타리무김치 등 각종 김치를 담그는데, 국물김치의 경우 톡 쏘고 개운한 게 맛이 깔끔하다. 주인장은 “수락산 약수로 담그기에 김치가 무르지 않고, 수돗물로 담근 김치와는 확연히 맛에서 차이가 난다”고 전한다.


‘동구밖’에서는 된장 청국장을 비롯해 직접 짠 참기름 들기름을 시골 처가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청국장의 경우 손님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인해 2년 전부터 별도 판매하고 있다.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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