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원 박사의 심리상담 칼럼 3.
완곡어법에서 유머가 갖는 힘
1981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Ronald Wilson Reagan) 대통령이 한 정신병자의 저격으로 가슴에 총격을 당했을 때의 일이다. 영부인 낸시 여사가 회복실에 들어오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보 미안하오. 총알이 날아왔을 때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었소.”레이건 대통령은 이 총격 사건 이후 지지율이 85퍼센트로 치솟았다. 위 일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유머가 지닌 힘은 매우 크다.
화자는 우스운 행동 또는 이야기를 통해 청자에게 유머의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는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화자의 호감도를 높여 서로의 경계심을 푸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또 커뮤니케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사회적 매력도 증가시킨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유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우선 유머는 화두와 연관될수록 그 효과가 올라간다. 이는 유머가 화두와 연결될 경우 청자가 유머를 이해하고 웃은 뒤에 다시 화두로 돌아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고, 그런 노력의 경제성은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화자가 자기 자신을 공격 대상으로 하여 스스로를 낮추는 형태, 즉 자기 폄하적 유머가 화자에 대한 호감도를 올린다. 물론 필요 이상의 자기 폄하는 신뢰도를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되지만, ‘자신을 낮출 때는 단 웃음, 높일 때는 쓴 웃음을 자아낸다’는 말을 기억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를 기분 좋게 함과 동시에 스스로의 겸손한 이미지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밖에 필요 이상의 수식어를 붙이지 말고 간단하게 말하는 것이 그 효과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고, 타인의 외모나 신체적 결점, 혹은 실수를 소재로 삼아 듣는 이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말을 지양하는 것이 때로 발생하는 유머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청자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자체가 화자 스스로의 마음에 여유가 충분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유머를 발휘함에 있어 공감대 형성은 중요한 조건이다. 독서를 비롯,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역 발상과 연상하는 습관, 비교와 비유에의 익숙함, 꾸준한 실험과 시행 및 평가, 그리고 예의와 자연스러움을 갖추는 노력도 유머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기 위한 훈련에 속한다.
아기들은 아장아장 걷다가 넘어지면 부모의 반응을 봅니다. 아기들은 부모가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면 울기 시작하고, 부모가 웃으면 넘어진 것이 해롭지 않다고 생각해 울지 않습니다. 아직 언어를 체득하지 못한 아기들과도 웃음으로는 ‘소통’이 가능한 것입니다.
(쏘울최면심리연구원의 서해원 박사는 피심리 상담자 뿐 아니라 주변인, 특히 부모의 역할이 심리문제 해결에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해원 박사
쏘울최면심리연구원 일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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