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라남도 영암의 한 고등학교에서 백일해가 집단 발병했다. 백일동안 기침을 계속한다고 해서 백일해로 불리는 이 질병은 영유아들만 걸리는 줄 알고있었지만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발생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백일해가 집단 발병한 이 학교의 경우 전교생 280여명 가운데 기침과 인후통을 앓은 적이 있는 학생이 무려 200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와 인접한 중학교에서도 70여명의 학생이 비슷한 증상을 보여 정부와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가족 내 발병하면 전염될 확률 80%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그람 음성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병에 걸리면 ‘흡’하는 소리와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 14일 이상의 특징적인 기침을 하는데 일단 가족 내에 발병하면 전염될 확률이 80%에 달하는 고 전염성 병이다.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아 1세 미만의 영아사망률이 가장 높다. 현재는 예방접종으로 발생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고, 소아청소년과 성인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은 아니지만 영아와 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질환이다.
병의 원인으로는 백일해의 원인균인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으로 인간이 유일한 숙주이다.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전파되거나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온 비말(침이나 분비물)을 통해 호흡기 전파가 이루어진다. 잠복기는 3∼12일이며 6∼8주에 걸쳐 3단계에 걸쳐 증상이 나타난다. 1단계 카타르기는 가장 전염성이 강한 시기로 1∼2주간 지속되며 콧물, 결막염, 눈물, 기침, 낮은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 2단계 경해기는 기침 시작 후 약 2주 말이 될 때 시작하는데 발작성인 짧은 호기성 기침이 계속되다가 끝에 길게 숨을 들이쉴 때 ‘흡’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해소 발작 중에는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충혈 되며 기침 끝에 구토가 동반되고 끈끈한 점액성 가래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약2∼4주 또는 그 이상 지속되며 무호흡, 청색증, 비출혈, 경막하 출혈 및 하안검 부종 등을 볼 수 있다. 마지막 3단계 회복기에 들어서면 기침의 정도와 구토가 점차 감소하며 약1∼2주간 지속된다.
백일해 진단은 특징적인 기침 유형, 백일해 환자와 접촉한 병력, 말초혈액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비인두에서 얻은 균 배양 검사로 이루어진다. 치료방법은 3개월 미만의 영아나 소아는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하며 특수 치료로 에리스로마이신을 잠복기나 발병 14일 내에 몸무게에 따라 다르게 복용하면 임상 경과를 완화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백일해 환자는 기본적인 격리와 비말격리를 해야 한다. 즉, 적절한 치료 시작 후 5일까지 또는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아이의 경우라면 증상 시작 후 3주까지 격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합병증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합병증은 나이가 어릴수록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6개월 미만의 영아의 경우 기관지 폐렴, 무기폐(폐에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 기관지 확장증, 폐기종, 이미 있었던 결핵의 악화, 중이염 등이 있을 수 있다. 경해기에 저산소증이나 두 개 내 출혈로 인한 경련, 속발성 뇌염, 비출혈, 각혈, 경막하 출혈,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으며 설사, 구토, 설하 궤양, 탈항, 탈출성 치핵(내치핵이 항문 밖으로 심하게 탈출하여 항문 내로 되돌아가지 않는 상태) 및 탈장 등이 올 수 있다. 이차세균성 폐렴이 합병증으로 가장 흔하며 저산소증과 연관된 경련, 뇌증 등이 영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초등 고학년 때 추가접종 해야 면역력 생겨
모든 소아는 예방 접종 일정에 따라 예방 접종을 실시한다. 백일해 예방접종은 영유아(0∼6세), 시기에 기초접종 3회(2, 4, 6개월)와 추가접종 2회(12∼15개월, 만4∼6세), 청소년기인 만11∼12세에 추가 1회 접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유아(0∼2세)의 예방접종률이 86%에 달하지만 만4세가 넘으면 추가접종에 다소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안양시 보건소의 관계자는“백일해가 의심되는 환자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치료 후에도 당분간 격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격리 시 기침으로 나오는 파편물에 의해 다른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말 격리를 해야 하고 항상 청결을 유지하며 평소에도 손 씻기 등 감염예방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백일해(DTaP)는 반드시 영유아 및 취학기에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하며,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들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초등학교 고학년 때 추가접종을 해야 면역력이 생긴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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