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리드논술리드수능 김현수 원장
베트남 전에 참전해서 포로가 된 스톡데일은 지속적 고문과 가혹한 환경을 견뎌내는 생활을 8년이나 한 끝에 극적으로 생환하였다. 많은 동료들이 수감생활중에 목숨을 잃었는데 스톡데일은 어떻게 그 긴 시간을 견뎌냈을까?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수용소 생활을 견디지 못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스톡데일은 의외의 대답을 한다.
“그야 물론 낙관주의자이지요”
우리의 상식을 배반하는 대답이다. 그의 이어지는 설명을 들으면 납득이 간다.
“낙관주의자들은 말합니다.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이 수용소를 나갈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지나지요. 그러면 또 미래를 낙관합니다. 부활절까지는 나갈 거야. 그리고 또 부활절이 맥없이 지나가지요. 또 추수감사절을 기대하고 기대는 무너지고 다시 크리스마스가 옵니다. 그러다가 상심해서 죽지요”
스톡데일을 인터뷰한 기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결국에는 성공하리라는 믿음과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는 자세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스톡데일처럼 말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때까지 못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6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많은 수험생이 패닉, 아노미,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흔히 요즘 유행하는 말로 ‘맨붕(맨탈붕괴)’ 상태에 빠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등급을 받고 당황해하는 학생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이는 매년 발생하는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비관주의와 그래도 다음엔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낙관주의. 부모님들은 비관주의에 빠진 학생을 위로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런데 낙관주의가 더 위험하다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지 못 하기도 한다. 지금 시험 결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시험은 9월 모의고사이고 더 중요한 것은 11월 8일에 보는 수능이다. 그런데 지금 어떤 특정한 심리적 태도에 매몰되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작년에 자신의 장점이 낙관주의적 태도라고 자랑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9월 모의고사 결과가 어처구니없이 나오자 그 낙관주의도 맥없이 무너지고 성적도 무너져갔다. 반면 6월 모의고사 결과는 탐탁치 않았지만 자신의 성적을 비관하지도 낙관하지도 않던 무던한 여학생 한가람고 김윤정이란 학생은 묵묵히 공부하고 스스로의 약점을 보완하더니 수능 당일 최초로 언수외 등급 1, 1, 1을 만들어냈고 논술 실력도 꾸준히 가다듬어 연세대 사학과에 합격했다. 이 학생의 원래 목표 대학은 성균관대였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든 것이다.
나는 지금 생애 최초로 원형탈모증을 경험하고 있다. 부천 최고의 학원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스트레스가 되어 머리에 500원짜리 크기의 구멍이 생긴 것이다. 심리가 육체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리얼하게 체험하고 있다. 심리적 태도는 분명히 육체에 영향을 미치고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6월 모의고사가 끝난 지금 학생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스톡데일과 같은 냉정한 자세다. 비관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낙관으로 스스로의 경계를 무너뜨려서도 안 된다. 그래서 수험생들은 지금 필요한 자세 세 가지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세 가지 자세 중 첫째는 평상심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방금 말한 것이다. 마지막은 앞의 두 가지다. 이 세 가지(?)가 힘들다면 한 가지라도 마음에 새길 일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